<해피엔딩>, 배우도 구제할 수 없는 시작
, 배우도 구제할 수 없는 시작" /> 1회 JTBC 밤 8시 45분
첫회만으로 많은 것을 짐작케 하는 드라마가 있다. 연신 허리의 통증을 호소하며 우연히 병원 검진을 받는 김두수(최민수)의 상황과 이라는 제목은 일종의 심증마저 갖게 하는 조합이다. 게다가 엄마의 인생을 대물림한 큰딸과 농담처럼 애정을 드러내는 오래된 친구, 김두수의 열혈 기자정신을 발휘하기에는 마냥 정의롭지 못한 직장 등의 설정은 주인공이 엔딩에 이르기까지의 과정마저 빤히 본 듯한 기시감을 유발한다. 물론 모든 드라마가 시청자와 두뇌 게임을 펼치며 반전을 꾀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등장하는 인물들마다 드라마에서의 쓰임이 고스란히 파악되는 의 첫 회가 긴장을 유발하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심지어 그 주제마저 새롭지 않은 것이라면 기대감은 더욱 사그라들 수밖에 없다.

결말이 예상되는 드라마의 승부수라면 섬세하고 고유한 과정의 결에 있을 것이다. 40대의 부부관계나 동창 커뮤니티에 대해 비교적 현실감 있는 묘사를 보여준 의 관전 포인트 역시 특유의 감수성에 있다. 과장된 카리스마를 지우고 ‘지친 가장’이라는 캐릭터에 걸 맞는 모습을 보여주는 최민수와 대조적인 두 여자의 모습을 각각 연기하는 심혜진, 이승연의 캐스팅은 그런 점에서 드라마의 원동력이 될 지점이다. 때때로 배우의 매력은 예상 가능한 이야기에도 특별함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녀세대의 캐릭터는 단순하고 묘사는 기능적이다. 심지어 요란함과 유쾌함을 혼동하는 듯한 인상마저 준다. 세대의 화합을 바라는 구성이지만 결국에는 특정 세대만을 위한 위로를 구하게 될 첫걸음이다. 그나마라도 제대로 보여줘야 최소한의 해피엔딩에 도달하겠지만 말이다.

글. 윤희성 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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