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P의 방용국, 힘찬, 종업, 영재, 대현, 젤로.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금발 머리의 여섯 청년이 스튜디오로 들어온다. 그리고는 짧고 굵은 인사 후, 곧바로 사진촬영을 위해 대열을 맞추고 포즈를 잡는다. 힘이 잔뜩 들어간 눈빛과 짙은 아이라인, 한껏 구긴 표정과 페인트가 어지럽게 흩뿌려진 힙합 의상까지, ‘Warrior 태양 아래 너를 맡겨봐 내 가슴에 불을 지펴봐’라고 노래하던 데뷔곡 ‘Warrior’의 무대처럼 여전히 거칠고 센 이미지다. 하지만 이 모든 건, 이를테면 일종의 무장이다. 매니저와 스타일리스트가 귓속말로 “인터뷰 끝나면 고기 먹는다”는 소식을 들려주자마자 이들의 얼굴은 누구나 알아챌 정도로 급격히 환해진다. 사나운 전사들은 사라지고, 먹을 것 하나에 환호하는 순박한 청년들만이 남는 순간. 이로써 B.A.P, 완전히 무장해제다.

“천성이 착한 친구들”



무장해제된 B.A.P는 무대 위의 사나운 전사라기보다는 순박한 청년들에 가까웠다.
무대 위에선 하나의 군단처럼 보이던 이들이지만, 무장을 걷어내면 힘찬의 말처럼 “천성이 착한 친구들”일 뿐이다.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했던 방용국은 “무서워서 다가가기 힘든” 첫인상만큼 말수가 적지만, 낮은 목소리로 느리게 한참 이야기하다 말이 꼬이면 “제가 무슨 소리를 하는 거죠?”라 스스로 민망해 하는 성격의 소유자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MTV 리얼리티 프로그램 < Ta-Dah! It`s B.A.P >의 1, 2회에서 오버를 했던 건, 다른 친구들의 캐릭터가 잡히지 않아서 뭔가를 해서라도 살려야 했기 때문”이라는 책임감을 지닌 리더이기도 하다. 그와 동갑인 힘찬은 멤버들이 자신을 놀리는 ‘힘찬몰이’에 대해 “(정해진) 타임이 있지는 않아!”라 당황하다가도 “원래 성격이 쾌활한 편이라 괜찮아요”라며 웃는 순둥이다. 막내 젤로가 바나나우유를 마시다 흘렸을 때도 얼른 휴지를 뽑아 닦아주는 멤버 또한 힘찬이다. 그런가 하면 “하루의 자유시간이 주어진다면, 연습을 하겠습니다”라 너스레를 떠는 영재와 “평소 연습을 안 하는 사람들이나 그렇게 얘기하는 겁니다. 저는 바다를 보러 갈 거예요. 알겠나?”라 받아치는 대현은 쿵짝이 잘 맞는 짝패다. 뽀얀 얼굴로 오물오물 간식을 먹다 차례가 돌아오면 더듬더듬 말을 이어가는 젤로, “낯 가리는” 성격 때문에 말없이 주로 싱긋 웃기만 하는 종업은 장난스러운 서로의 진짜 모습을 공유하고 있는 막내들이다.

맨 얼굴만으로 매력적인 청년들



크게 어긋나는 곳 없이 잘 들어맞기 때문인지, B.A.P는 같은 피를 타고 난 의좋은 형제들처럼 보이기도 한다. 부산 출신인 대현의 사투리 시범에 다 같이 “와하하하하하!!” 웃으며 한 마디씩 흉내를 내고, 숙소에서 각자 맡은 역할에 대해 입을 모아 “불만이 없다”고 말하는 이 한결같은 순진함과 유순함이라니. 아직은 이들이 그리는 “지구정복”보다 그들 자신에 관한 이야기에 귀를 더 쫑긋 세우고 싶은 건 그 때문일 것이다. 세상에는 품고 있는 야망의 온도를 굳이 재보지 않아도 그 맨 얼굴만으로 매력적인 청년들도 존재하기 마련이다. “누군가를 따라하는 것 말고요, 진짜 자기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젤로) 다행히, B.A.P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는 것 같다.

* 더 자세한 이야기와 다양한 사진은 월간지 < Kstar >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