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회 MBC MUSIC 월-수 밤 12시
‘6현에 숨겨진 이야기’. 장기하의 무덤덤한 목소리로 시작한 (이하 )는 처음부터 큰 기대를 주지 않는다. 그저 30분의 짧은 시간 동안 기타라는 악기 하나를 ‘스캔’하는 이유가 “몰라도 살아가는 데 지장은 없지만 알아 두면 충분히 재밌을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서라는 것만 강조할 뿐이다. 그렇게 시작한 프로그램은 오른손잡이용 기타를 왼손으로 쳤던 지미 헨드릭스의 퍼포먼스, 세계적으로 유명한 악기 회사로부터 기타를 헌정 받은 신중현, 신승훈 등 기타를 둘러싼 다양한 음악 이야기와 빠른 내레이션으로 채워졌다. 빅뱅의 지드래곤이 ‘Tonight’ 무대에서 보여준 기타 부수기 퍼포먼스는 더 후 멤버인 피트 타운센드로 시작됐다는 일화를 설명하고 백두산 김도균의 인터뷰를 얹는 등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구성은 새롭기는커녕 오히려 단순하다.

하지만 화려하지 않다 해서 핵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기타라는 키워드는 다양한 퍼포먼스의 역사를 지나 어느새 뮤지션 자체를 보여줄 수 있는 거울로 해석된다. 글랜 한사드의 구멍 난 기타는 오랜 시간 그가 쌓아 온 음악을 말해주고 오아시스 노엘의 기타는 가난했던 자신에게 기타를 빌려줬던 조니 마와의 인간적인 에피소드도 들려준다. 기타로 인생을 바꾼 김태원을 소개하며 “기타는 늘 실험하고 연구해야 합니다”라는 존경의 말로 마무리하는 순간 는 그저 잡다한 상식을 나열하는 정보성 프로그램에서 벗어난다. 에피소드를 재현하며 귀여운 애니메이션을 활용하고 김도균의 이야기에 국악 소리로 유머러스한 상황을 증폭시키는 등의 세세한 노력까지, 이 프로그램은 짧은 시간동안 음악에 대한 애정을 확실히 전달한다. 그래서 후반부에 소개된 “목숨 같은 나의 기타를 헐값에 팔아버렸지”라는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 곡 ‘알앤비’의 가사는 더욱 아련하게 전달될 수 있었다. 짧고 가볍지만 이야기와 음악, 그리고 음악에 대한 사랑이 있다. 정말 잠들기 전 스캔하며 챙겨볼만한 프로그램이다.

글. 한여울 기자 six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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