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net 에서 허각 씨가 ‘하늘을 달리다’를 부르는 걸 보고, 무조건 우승하게 될 거라고 확신했어요. 그냥, 다른 말이 필요 없어요. 굉장히 잘하더라고요. MBC 에서 부른 ‘나를 잊지 말아요’도 그렇고, 허각 씨가 부르는 노래에는 감성이 살아있는 것 같아요. 여성 보컬 중에는 백지영 씨가 있다면, 남성 보컬 중에는 허각 씨가 있다는 느낌이랄까요. 그때 팬이 된 이후 시상식장에서 한번 만나서 인사하고, 요즘은 가끔 문자를 주고받는 사이가 됐어요.” 극 중 독고진(차승원)의 테마송으로 삽입되어 허각 특유의 애절한 보컬로 많은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던 노래다.

“MBC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에서 김연우 씨가 부른 ‘나와 같다면’을 정말 좋아해요. 차 안에서 온종일 이 노래만 들은 적도 있을 정도예요. 개인적으로, 김연우 씨는 노래를 엄청나게 잘하는 가수라고 생각해요. 특히 시원하게 내지르는 고음에서 매력을 느껴요. 가사를 듣지 않고 음만 들어도 아주 좋은 노래죠.” ‘런닝맨’을 통해 지금까지 쌓아온 이미지를 단번에 깨버린 주상욱처럼, 김연우 역시 ‘나는 가수다’에서 파격적인 변신을 보여주었다. 그는 ‘나와 같다면’을 통해 그동안 고수해온 담담한 창법뿐 아니라 소위 ‘지르는’ 창법도 무리 없이 구사할 수 있는 가수임을 증명했다. 우리에겐 김장훈이 부른 버전으로 익숙한 곡이지만, 사실 원곡은 1995년 박상태가 부른 버전이다.

“‘런닝맨’에 출연했을 때, ‘너랑 나’를 직접 들어보고 더 좋아하게 됐어요. 자다가 아침에 (김)성수 형이 깨워서 문밖으로 나왔는데, 아이유가 이 노래를 부르고 있었어요. 당연히 깜짝 놀랐죠. 목이 풀리지 않았을 것 같은 이른 시간인데도 굉장히 잘 부르더라고요.” ‘좋은 날’에 이어 ‘너랑 나’를 통해 아이유의 목소리가 실어 나르는 십 대 소녀의 감성은 마냥 풋풋하거나 귀엽지만은 않다. 오히려 쉽게 닿을 수 없는 걸 알기에 조금은 슬프고, 무거운 느낌이 든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보다는 ‘어른 아이’에 가까운 느낌. 그건 SBS 나 알랭 드 보통의 소설을 좋아한다는 아이유가 그동안 키워온 감성과 연결된 것일 수도 있겠다.

“임재범 씨가 부른 ‘비상’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예요. 노래방 18번이기도 하고요. 군대에서도 수백 번 들었죠.” 임재범의 두 번째 앨범 < Desire To Fly >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곡이라면 ‘사랑보다 깊은 상처’를 꼽을 수 있겠지만, 주상욱에게 특별한 노래는 ‘비상’이다. 지난해 3월 KBS 에서 힘들 때마다 불렀던 노래로 소개한 바 있고, 일본 공식 팬클럽 창단식에서도 이 노래를 부르며 팬들과 첫인사를 나누었다. ‘그토록 오랫동안 움츠렸던 날개 / 하늘로 더 넓게 펼쳐 보이며 날고 싶어’ 등의 가사는 배우가 된 후에도 한동안 자리를 잡지 못하고 방황했지만 결국에는 당당히 이름을 알린 주상욱의 이야기와 맞닿아 있기도 하다.

“이 노래 역시 군대의 추억 속에 있는 곡이예요. 사실 처음에는 자의가 아니라 타의로 들었어요. 이등병 때 고참 선배들이 ‘야 이등병 군바리, 너 이 노래 아냐? 요즘 밖에서 유행하는 노래야’ 하면서 들려주셨는데, 정말 좋더라고요. 그런데 음이 높아서 제가 직접 부르는 건 좀 어려워요. 하하. 듣는 것만 좋아하죠.” 주상욱이 마지막으로 추천한 곡은 부활의 ‘Never Ending Story’다. 부활 탈퇴 이후 약 10년 만에 돌아온 이승철이 불렀던 노래로, 당시 작곡에 몰두하느라 가족에겐 소홀했던 김태원 때문에 캐나다로 떠났던 그의 아내가 곡 발표 후 일주일 만에 돌아왔다는 이야기 또한 많이 알려져 있다.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
사진. 채기원 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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