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MUSIC의 역할, 음악소비의 방식을 새롭게 만드는 것”
“MBC MUSIC의 역할, 음악소비의 방식을 새롭게 만드는 것”
지난 1일, MBC MUSIC 채널이 개국했다. 엠블랙부터 테이, 스윗소로우, 백지영, 정훈희 등 전 세대를 아우르는 40여 명의 가수가 40분 동안 다양한 세대의 노래를 논스톱으로 노래를 부른 개국 특집 프로그램 와 함께였다. 이 프로그램의 음악 프로듀서를 맡았던 윤상은 지난달 1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00년 이후 대중음악계가 아이돌 중심으로 이뤄지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30년 이상 활동해 오신 분들에 대한 거리감이 있었는데, 중간 세대인 내가 분위기를 풀어 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고, 남태정 센터장은 “음악에 관한 모든 것을 소화하는 프로그램들을 만들어 다양한 음악의 맛을 보여주는 채널이 되고자 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는 상징적”이라고 밝혔다. 이미 Mnet과 SBS MTV라는 오래된 음악채널들이 존재하고 음악 산업 자체는 위기로 평가받는 지금, 어째서 MBC MUSIC은 ‘음악의 다양성’을 외치며 새롭게 뛰어든 것일까.

MBC MUSIC은 MBC GAME을 폐지하기로 하면서 좀 더 넓은 범위의 수용자를 끌어안을 수 있는 채널의 필요성 때문에 탄생했다. 김태성 제작팀장은 “전 세대가 달고 사는 것이 음악이다. 10대, 20대, 30대가 즐겨듣는 음악, 40대가 좋아했던 음악, 노인들이 지금 좋아하는 음악 등 다양한 음악들을 다룰 수 있는 채널을 만들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 MBC 대학가요제 >와 ,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 등 음악 관련 프로그램들을 다수 제작하며 노하우를 획득해 온 자신감도 더해졌다. ‘나가수’의 자문위원들을 불러 모아 뒷이야기를 들었던 지난 15일 방송 가 그 예중 하나다. 오는 4월에는 MBC 라디오 와 함께 런던에서 해외 아티스트를 조명하는 6부작 TV 다큐멘터리 가 예정돼 있다. 김태성 제작팀장은 “특히 MBC가 라디오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많은 음악적 소스들이 있기에, 이를 활용해 더욱 전문적인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성인가요나 올드팝을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도 기획 중”
“MBC MUSIC의 역할, 음악소비의 방식을 새롭게 만드는 것”
“MBC MUSIC의 역할, 음악소비의 방식을 새롭게 만드는 것”
이런 ‘원 소스 멀티 유스’ 제작 방식은 기존 음악채널의 약 4분의 1 수준인 제작인원과 제작비를 극복하기 위한 방편 중 하나다. “보통 일주일 편성을 위해서는 15~18개의 프로그램이 필요”하지만, 개국 2주차를 맞은 MBC MUSIC에는 7개만이 편성돼 있다. Mnet 와 같은 킬러콘텐츠에 대해서는 “아직 그 정도로 큰 파급력을 가질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내진 못하고 있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그러나 규모는 크지 않아도 그 속에서 최대한 다양한 포맷을 선보이려는 노력은 꾸준히 하고 있다. 현재 라디오를 TV로 고스란히 옮겨 온 듯한 와 일종의 음악 다큐멘터리인 , 가수들이 토크와 노래, 대결까지 선보이는 버라이어티쇼 등이 방송 중이다. 오는 24일에는 박신혜의 출연이 확정된 음악 제작 리얼리티 이 첫 방송 될 예정이다. 한편 “10대와 20대에 한정된” Mnet이나 SBS MTV와 달리, 성인가요나 올드팝을 중심으로 높은 연령대까지 수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기획 중이다. 다양성을 강조하겠다는 방침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지점이다.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음악프로그램의 시청률은 원래 낮은 편이고, 그래서 수익을 내지 않으면 채널의 존속 자체를 위협할 수도 있다는 본질적인 문제가 존재한다. 이에 대해 김태성 제작팀장은 “음악을 소비하는 방식들을 새롭게 만들어나가는 것이 MBC MUSIC 같은 음악사업자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에서 선보인 40분 분량 음원의 수익사업에 대해 음원사업자 측에서 관심을 보였던 것처럼, 콘텐츠를 통한 수익모델을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수익 창출 그 자체가 채널의 목적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음악 산업 자체가 붐업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것. 과연 MBC MUSIC은 현재의 판도를 바꿀 새로운 가능성을 발굴할 수 있을까. 진정한 ‘음악의 시대’가 올 것인지, 지금부터 지켜봐야 할 듯하다.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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