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계상의 “농담입니다” vs 이태선의 “뻥이롱”
윤계상의 “농담입니다” vs 이태선의 “뻥이롱”
윤계상의 “농담입니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 그러나 ‘계매너’라고 흉볼 수는 있다. MBC 의 윤계상은 “계상이 삼촌은 괴상하다”는 강승윤의 말처럼 괴상한 남자다. 여의도 보건소 분소의 자상한 의사선생님인 그는 르완다 의료봉사를 꿈 꿀만큼 이타적인 인물이지만 한편으로 타인의 심리적 고통과 정신적 충격에서 쾌감을 얻는 ‘과잉장난짜증유발증후군’ 환자이기도 하다. 여자와 같이 사진을 찍을 때 얼굴을 뒤로 빼는 무례한 행동은 기본, 빙판길에 넘어져 바지가 찢어진 이웃을 놀리거나 뻔뻔하게 자신의 자랑을 하는 등 그의 파렴치한 언행은 주변 사람들을 종종 놀라게 한다. 웃는 얼굴로 감당하기 힘든 직언을 할 때는 이 사람이 조선시대 충신으로 태어나서 왕에게 사약을 더블샷으로 휘핑 빼고 받아봐야 정신을 차리겠구나 싶을 지경이다. 그러나 그에게는 장난에 대한 비난을 원천봉쇄하는 원천기술 “농담입니다”가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혈압상승의 최고봉, 얄미움의 칸첸중가라 할 수 있다. 그러니 이 남자가 갑자기 “저 좋아해요?”라고 묻거나, 걸핏하면 기합을 넣어 준다고 “샬라뽕빠이하쿠나마타타폴레폴레얍!”이라고 외쳐도 당황하지 말자. 오해거나, 진심이니까 말이다. 뭐, 좋아한다고 고백한 사람이 혼자 허둥대게 내버려두지 않거나 기합 대신 보너스 수당이라도 챙겨주면 더 좋겠지만 말이다. 이건 농담 아닙니다!

이태선의 “뻥이롱”
괴상하진 않지만 이상하다. 건방진 게 아니라 미친 것뿐이라고 주장하는 밴드 고고스타의 이태선은 분명 평범한 사람은 아니다. Mnet < OK PUNK >의 밴드에 합류하기 전, 김옥빈과의 통화에서 그는 자신이 불법체류자 리 씨이며 주로 돌이나 칠순 잔치에서 ‘왜 하늘은’을 부른다고 주장했다. 물론, 이 모든 진술은 그의 말을 빌자면 “뻥이롱!”이다. 합주할 때는 단호한 뮤지션, 무대에서는 ‘춤신춤왕’, 인터뷰에서는 자뻑남, 패션에 대해서는 “몽마르트 펑크, 부르주아 펑크”를 자청하는 이태선에게 “뻥이롱”은 자양강장제나 다름없는 문장이다. 불운했지만 단단한 점을 찍었던 펑크밴드 럭스 출신으로 ‘천재 같은 바보’로 불리는 광란의 광대가 자신에 대해 “인기남이니까”라고 뻔뻔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뻥이롱”이 든든하게 뒤를 받쳐주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사실 그는 마음에 안 드는 옷을 입으면 하루 종일 일이 꼬이고, 특히 분홍색을 좋아하며, 아침에는 얼굴이 퉁퉁 붓는 게 속상한 소녀 마음의 소유자이며, “뻥이롱”이라는 세 글자에도 트로트 느낌의 코리안 그루브를 담아내는 예민한 음악가다. 그러니 특이하고 장난스러운 겉모습이 이 남자의 전부라고 속단하지 말자. 사실 그는 OK PUNK 멤버들 중에 가장 속 깊은 남자일 뿐 아니라, 이래봬도 KBS 와 역사를 함께 한 뮤지션 아닌가. 참, 이건 뻥이롱!

글. 윤희성 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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