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폭한 로맨스>, ‘난로’ 같은 로맨스만이 남았다
, ‘난로’ 같은 로맨스만이 남았다" /> 4회 수-목 KBS2 오후 9시 55분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에서 남녀 주인공이 얽히기 위해서는 반드시 오해와 착각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오해를 어떻게 만들어 가는가는 오해의 해소만큼이나 인물 간의 관계에 있어 중요한 문제다. 의 은재(이시영)가 일본까지 따라간 이유는 무열(이동욱)과 수영(황선희)이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고 오해했기 때문이다. 이 상황 자체는 오해로 인한 것이 맞다. 하지만 는 은재가 민폐로 보이거나 또 다른 오해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해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개연성 있게 만들어주었다. 은재는 상황을 오해할 만 했고, 무열은 그렇게까지 화를 낼 만 했다. 남자와 여자가, 그것도 로맨틱 코미디의 주인공들이 암바를 걸고 목을 조르며 팔이 빠지기 직전까지 격투를 벌이는 모습이 어색하지 않은 것은 단 3회 만에 확실히 자리를 잡은 캐릭터와 허투루 낭비하는 장면 없이 이야기를 전개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은재가 자신의 의심을 사실이라고 확신하기까지 많은 단서들을 모았던 것처럼, 박연선 작가는 단순한 로맨스 이상의 이야기를 위해 둘의 앞날과 변화를 위해 수많은 단서들을 던져 놓는다. 매 회마다 야구 용어로 붙여지는 소제목마저도 그 날의 이야기를 알려주는 단서다. 무열에게 위해를 가하려는 자는 누구이며, 무열의 과거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보는 이들로 하여금 고재효 기자(이희준)처럼 무열과 그를 둘러싼 이야기를 궁금해 하고, 또 파헤치고 싶도록 만들면서 는 로맨틱 코미디인 동시에 미스터리 드라마로 훌륭히 자기 궤도에 안착했다. 그리고 “야구하는 깡패”와 그의 안티팬 사이에 쌓인 오해와 그에 대한 반응으로 보여줄 수 있는 난폭함은 다 보여준 지금, 남은 것은 로맨스다. “같은 공간에 있는 것조차 싫”어했던 두 사람의 감정은 어떻게 변해갈까. 제목 그대로 ‘난로’ 같은 로맨스까지 담길 수 있다면, 이 드라마는 야구가 쉬어가는 길고 긴 겨울을 만의 스토브리그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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