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앓] 승윤이 때문에 저녁 약속도 못 잡겠어요
쌈디만한 부산남자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MBC (이하 )에서 강승윤이 ‘안수정 Song’을 부르는 순간, 아차 싶었습니다. 수정이를 빤히 쳐다보며 실실 웃으면서 노래를 불러주는데, ‘니가 웃으면 이빨이 크리스탈처럼 빛나’는 사람은 수정이가 아니라 승윤인 거 있죠? 분명 Mnet 에서도 노래를 잘 불렀던 것 같은데 왜 여태껏 이 아이가 제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걸까요? 제 취향이 변한 걸까요, 아니면 강승윤이 달라진 걸까요? 요즘 제가 를 보는 이유는 다 강승윤, 금마 때문이에요. (이태원동에서 박 모양)
[Dr.앓] 승윤이 때문에 저녁 약속도 못 잡겠어요
에서 강승윤이 “혹시 거↗지세요?”라고 할 때부터 눈치 챘습니다. 이 녀석 때문에 이제 누나들 저녁 약속도 마음대로 못 잡겠구나. 의 강승윤은 강승윤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노래만 하던 강승윤에서 노래도 하고 사투리도 쓰고 재주도 많고 애교는 더 많은 강승윤으로 말입니다. 엑스트라 출연을 위해 서울말 좀 배웠다고 정체성의 혼란을 느꼈다면서 술 먹고 주정 하는 거 보셨어요? “나는 서울 사람도 아니고 갱상도 사람도 아이다. 난 누꼬?” 그렇게 실컷 신세한탄을 하더니 이종석한테 폭 안길 때는 정말이지 양 손 양 발 모두 하이킥을 날릴 정도로 귀여워 죽겠습니다. 7살 차이나는 김그림에게 누나라는 호칭 대신 그냥 이름을 불렀던 시절엔 사실 자신감이 하늘을 찔렀죠. 오디션 지원 동기를 적는 란에 “난 스타가 되기 위해 태어났으니까”라고 쓰질 않나, 매번 아슬아슬하게 살아남아 ‘곱등이’라는 별명이 생겼는데도 주눅 들기는커녕 “계속 살아남는 거예요, 기생충같이”라고 말하면서 오히려 그것을 캐릭터로 이용할 줄도 알았죠. 그런데 왜 그 때는 환자분이 안 빠졌냐고요? 재수 없지 않을 만큼 자신감 넘치는 모습은 부산 남자의 전형적인 특징이니까 크게 의식을 안 하신 거죠.
[Dr.앓] 승윤이 때문에 저녁 약속도 못 잡겠어요
그러나 에서 말도 잘 듣고 말도 많은 넉살 좋은 펫으로 변신하자 환자분의 뇌가 깨어난 겁니다. 에서 보여준 자신감을 그대로 갖고 오면서도 거기에 능청스러운 매력까지 더해졌거든요. 일이 없어 심심한 안내상과 하우스 콘서트를 하고, 집안일로 고생하는 윤유선의 충견이 되고, 이종석의 바가지 긁는 마누라가 되기도 하고. 또래 남자들에게선 찾아볼 수 없는 매력이 있는 것 같더니 동시에 영락없이 그 또래 같은 모습이 공존하고 있어요. 느닷없이 “곰탕이… 진짜 곰으로 만든 거였어요?”라고 물어볼 땐 터프한 남자의 모습은 어디가고 세상물정 모르는 고등학생이 떡하니 앉아있는 것 같다니까요. 무엇보다 환자분이 강승윤 때문에 를 보는 이유는 아마 그가 감정을 숨기지 않는 유일한 사람이기 때문일 거예요. 다른 인물들은 자기감정을 숨기거나 혹은 에둘러서 표현하는데 강승윤만은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안수정 Song’이 마음에 안 든다는 소리를 들으면 바로 ‘김지원 Song’으로 바꾸고 그랬잖아요. 그러니까 환자분이나 강승윤이 달라졌다기보다는 강승윤의 매력이 에서 폭발했다고 보시면 돼요. 이젠 웬만큼 볼 거 다 봤고, 남은 건 앨범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강승윤은 팬 미팅에서 “그룹으로 (데뷔)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했지만 우리 환자분들이 원하는 건 오직 강승윤의 목소리가 담긴 앨범 아니겠습니까? 제가 진짜 남 일 같지 않아서 처음으로 이렇게 구체적인 처방전을 만들어 봤습니다. 솔로든 그룹이든 강승윤의 진짜 앨범이 나올 때까지 가상 앨범 [까리한 곱등이 Vol. 1]으로 만족하십시오. 분명히 본능적으로 빠져드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