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종말이면 오늘이 무슨 의미일까.” 내일 지구가 종말을 맞는다면 오늘 꼭 저지르고 싶은 일이 있는지 대해 묻자 뮤지션 루시드 폴은 반문했다. 맞다. 누군가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했지만 오늘 이룬 무엇도 내일이면 사라지고 나 자신은 물론 그 기억을 공유할 모든 이들이 함께 세상과 작별할 것을 알고 있다면 어차피 오늘은 허무한 시간일 뿐이다. 그러나 모든 것의 끝을 앞두고 있을 때 우리에게는 ‘마지막 기회’라는 유일한 순간이 찾아온다. 내 삶이 어느 날 갑자기 끝나버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고 살 때는 미처 욕심내거나 엄두내지 못했던 일들이 지구 종말이라는 배수진 앞에서는 가능할지 모른다는 희망이다.글. 최지은 five@
그래서 에서는 트위터를 통해 던진 질문,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면 오늘 저지르고 싶은 일은?”에 대한 답변 중 일부를 모아 보았다. 그리고 궁금했던 몇몇 사람들에게는 직접 물었다. 마지막 순간을 앞두고 우리가 꿈꾸는 것은 조금씩 비슷할 수도, 서로 너무나 다를 수도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내일 지구가 종말을 맞는다는 보장이 없더라도 ‘지금’ 해볼 만한 일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평소보다 조금 더 많은 용기를 내고 조금만 더 여유를 갖자. 묻어두기엔 아까운 욕망을 찬찬히 들여다보자. 저지를 수 있는, 저질러도 되는 것들은 한 번 저질러보자. 지구 전체가 끝장나지 않더라도, 미처 예측하지 못한 어느 순간 삶이 끝나 버리면 나의 지구는 거기서 끝이니까.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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