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킥3>, 평범한 오늘이 주는 힘
, 평범한 오늘이 주는 힘" /> 46회 MBC 월-금 오후 7시 45분
(이하 )의 세계를 지배하는 것이 돈의 문제가 되리라는 것은 2011년을 “돈의 해”로 규정한 1회부터 예고되었다. 이 시트콤이 불편했다면 돈이 야기하는 속물성과 폭력성을 숨기지 않고 드러냈기 때문이기도 하고, 캐릭터들 역시 그 일상의 고충을 뛰어넘을 만큼 특별한 존재가 아닌 탓도 있었다. 일찍이 상실의 아픔과 인생의 고달픔을 깨달은 인물들은 그다지 나아질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매일을 살아간다. 인물들의 직업이나 개인적 상황이 다양해 비교적 다양한 에피소드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지난 시즌들에 비해 내상의 가족처럼 원래의 상황에서 떨어져 나온 인물들이 많은 탓에 캐릭터가 완성되는 시간은 길 수 밖에 없었고, 그 캐릭터들도 새롭고 독특하기보다는 일상적인 것이었다.

그래서 은 오히려 도드라진 특징이 없는 에피소드에서 이 시즌만의 장점을 드러낸다. “만나면 오직 싸울 줄 밖에 몰랐던” 종석과 수정 남매가 지석의 지갑에서 돈을 빼돌리며 일종의 휴전 상태에 이를 때, 저 멀리 미래에서 이적은 이들이 “진화해가고 있다”고 표현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똑같을 것만 같던 관계도 변화하고, 소소한 일상에서도 기적은 일어난다. 그 기적은 누군가에게 말하면 “누구나 아는 덴마크 코끼리” 정도의 것일지 몰라도, 함께 주문을 외우고 마음이 하나가 된 순간을 경험한 이들에게는 분명 특별한 일일 것이다. 언제나 돈이 필요하고, 주문까지 외우며 바라는 소원이 겨우 버스가 빨리 오는 것이라고 해도, 이런 일상을 사는 우리에게 역습의 길이 요원해 보인다 해도 말이다. 인물들이 거의 현실과 동일한 오늘을 살아가는 는 매일의 시간을 쌓아가며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 특별한 날이 아니라 평범한 오늘 벌어진 작지만 특별한 일들에서 재미를 찾게 되는 것도 그중 하나다. 그 변화가 진화가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지켜볼 만하다 느끼게 하는 것도 이 시리즈의 힘일 것이다.

글. 윤이나(TV평론가)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