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땅 내 사랑>, 촘촘한 에피소드가 필요한 때](https://img.hankyung.com/photo/202001/2010112602101764933_1.jpg)
은 김갑수(김원장), 박미선(박미선), 손가인(황금지) 그리고 조권(황옥엽)이 주축이 되는 시트콤이다. 어떤 작품에서든 뚜렷한 존재감을 남기는 김갑수가 극의 중심축을 담당하지만, 사실 그도 시트콤 출연은 처음인데다 박미선 역시 버라이어티 장르에 익숙한 예능인이며, 조권과 가인은 아이돌그룹 출신이다. 은 시트콤 장르에 익숙한 주인공 없이 출발했지만, 지난 3회분을 통해 개별적인 캐릭터 뿐 아니라 ‘개싸움’을 벌이는 금지-옥엽 남매, 사사건건 부딪히는 구두쇠 김원장-원칙주의자 알바생(윤승아)의 관계를 뚜렷하게 보여줬다. 이제 기초공사를 끝낸 캐릭터들을 가지고 본격적인 진도를 나갈 차례였지만, 어제 방송분에서는 캐릭터와 에피소드 모두 주춤했다. ‘똥원장’ 별명을 얻은 김원장은 직원들에게 학원 이미지 쇄신을 위한 아이디어를 요구했고, 직원들이 내놓은 아이디어는 새로운 에피소드로 가지치기할 재료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야기는 거기서 멈췄다. 그러다 보니 다음 장면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허공에 붕 뜬 대책회의가 되어버렸다. 또한, 과외비로 나이트클럽에 간 옥엽이 친구 두준(윤두준)에게 잘못을 전가했다가 결국 들통나는 에피소드는 충분히 예상 가능한 전개였다. 각 에피소드들이 급하게 혹은 밋밋하게 마무리되다보니, 인물들이 그 안에 충분히 녹아들지 못한 채 겉도는 모습을 보였다. 이제는 캐릭터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는 정교한 판, 다시 말해 촘촘한 에피소드가 필요한 때이다.
글. 이가온 thi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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