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열은 어디에나 있다. 게임 에 있고, 만화에 있고, 이수근의 노래에도 있다. 또한 그는 카라의 ‘Rock you’에 열광했고, 성시경과 설전을 벌인다. 유희열의 소속사 안테나 뮤직에는 루시드 폴, 정재형, 페퍼톤스, 박새별 등이 있고, 그는 김장훈과 함께 윤종신이 진행하는 MBC 에 출연했다. 그는 아이돌-90년대-인디-발라드에 모두 걸쳐있고, 유명한 싱어 송 라이터이자 네티즌의 유희의 대상이다. KBS 과 KBS 라디오 의 영향력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유희열은 단지 음악만 소개하지 않는다. 그는 김장훈과 함께 윤종신의 온갖 비사를 말하며 놀리는 와중에 그의 음악적 특징들을 슬쩍 짚어줬다. 그는 음악 프로그램 진행자이면서도 MBC 의 ‘라디오 스타’의 MC처럼 행동하기도 한다. 뮤지션의 특징에서 캐릭터를 잡아내고, 이를 바탕으로 ‘예능’을 하면서 음악 이야기를 함께한다. 김동률을 초대하면 그의 창법과 가사를 놀리면서 그의 음악을 캐릭터화하는 식이다.
그러나 유희열이 대중음악 산업의 모든 곳에서 존재감을 발휘하는 건 그가 음악을 재밌게 풀어내서만은 아니다. 그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인디 뮤지션을 소개할 때는 방정맞을 만큼 그들의 사생활이나 음악과 돈의 관계에 대해 언급한다. 반면 아이돌에 대해 언급할 때는 태양의 ‘나만 바라봐’를 디테일하게 설명하며 찬사를 보내거나, 보아의 보컬이 가진 매력을 설명하며 그들을 음악적으로 인정한다.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유희열은 음악의 완성도와 음악 외적인 재미를 함께 끌고 간다.
아이돌-90년대-인디-발라드를 관통하는 유희열 그의 태도는 장르는 가리지 않지만, 특정한 취향의 음악팬들에게 주파수가 맞춰져 있다. 아이돌을 좋아하되 그들의 음악적인 완성도에도 관심을 가지고, 인디 뮤지션을 좋아하되 캐릭터적인 부분에도 흥미를 가지며 팬 활동도 하는 음악팬들. 유희열은 1990년대에 스타성과 음악성을 고루 갖춘 뮤지션들에게 열광하던 팬들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어떤 시장을 결집시키는 아이콘이다. 유희열이 같은 시간대의 라디오 DJ 정엽에게 “전쟁이다”라고 문자를 보낸 건 단순한 장난이다. 하지만 음악과 예능을, 인디와 아이돌을 동시에 오가는 유희열이기 때문에 언론의 관심을 모으고, 정엽은 유희열과의 관계를 통해 나름의 캐릭터를 갖는다. 루시드 폴과 정엽과 아이유는 모두 다른 음악을 하지만, 유희열을 통해 대중에게는 같은 취향의 카테고리로 소비될 수 있는 셈이다.
유희열의 이런 활동방식은 몇 가지 흥미로운 현상을 일으켰다. 안테나 뮤직의 는 소속 뮤지션들이 스스로 ‘노래를 못 부른다’는 것을 꾸준히 알리면서 열린 공연이었다. 심사위원은 이적과 김동률이었다. 음악이 캐릭터를 만들고, 캐릭터가 모여 대중에게 상품이 된다. 는 전회 전석 매진됐다. 루시드 폴의 의 음반 판매량은 2만 5천장 정도고, 안테나 뮤직의 수익은 음반과 공연이 50:50 비율이다. 또한 MBC 에 정재형, 장기하, 이적, 루시드 폴이 출연할 수 있었던 건 장르에 상관없이 ‘괴짜 뮤지션’이라 포장할 수 있는 캐릭터가 조금이나마 퍼져 나갔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것이 당장 유의미한 결과로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유희열을 비롯한 어떤 뮤지션들은 그래도 대중에게 접근할 최소한의 기반과 생활을 가능케 할 팬 층을 조금이나마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음악의 생존가능성을 높이고 싶다면 물론, 모든 뮤지션들이 유희열 같을 수는 없다. 그는 1990년대부터 인기 뮤지션이었고, 여전히 대중의 인지도와 음악적 신뢰를 함께 가졌으며, 토크 능력까지 있다. 이런 사람이 또 나오기는 쉽지 않다. 또한 그는 한 시장의 취향을 결집시키고, 그 재미를 많은 사람에게 알릴 수는 있어도 혼자 시장의 취향 자체를 바꿀 수는 없다.
그러나 유희열이 시장의 기호를 본능적으로 파악해서 수요자들이 관심 있는 방식으로 음악을 전달한 것은 중요하다. 아이돌과 유희열의 방식은 전혀 다르지만, 시장의 수요와 기호에 어울리는 방식으로 음악, 또는 뮤지션을 알렸다. 물론 가장 좋은 것은 음악만으로 인기를 얻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주 칼럼에서 거론했듯, 뮤지션에게 불리한 디지털 음원수익 분배율은 음원업체가 마음을 바꾸지 않는 한 개선되기 어렵다. 대중은 몇 천원을 내고 음악을 무제한으로 듣는다. 뮤지션들이 말 그대로 먹고 살려면 장기적으로는 계약의 개선을 노력 하는 한편, 당장은 대중의 호감을 얻고, 그것을 뚜렷한 시장으로 바꿔야 한다. 음악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전달하는 방법이 반드시 음악만일 필요는 없다. 지금 제작자들은 그걸 고민해야할 때다. 좋은 음악이든 나쁜 음악이든, ‘음악’의 생존가능성을 최소한이라도 높이고 싶다면.
글. 강명석 two@
그러나 유희열이 대중음악 산업의 모든 곳에서 존재감을 발휘하는 건 그가 음악을 재밌게 풀어내서만은 아니다. 그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인디 뮤지션을 소개할 때는 방정맞을 만큼 그들의 사생활이나 음악과 돈의 관계에 대해 언급한다. 반면 아이돌에 대해 언급할 때는 태양의 ‘나만 바라봐’를 디테일하게 설명하며 찬사를 보내거나, 보아의 보컬이 가진 매력을 설명하며 그들을 음악적으로 인정한다.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유희열은 음악의 완성도와 음악 외적인 재미를 함께 끌고 간다.
아이돌-90년대-인디-발라드를 관통하는 유희열 그의 태도는 장르는 가리지 않지만, 특정한 취향의 음악팬들에게 주파수가 맞춰져 있다. 아이돌을 좋아하되 그들의 음악적인 완성도에도 관심을 가지고, 인디 뮤지션을 좋아하되 캐릭터적인 부분에도 흥미를 가지며 팬 활동도 하는 음악팬들. 유희열은 1990년대에 스타성과 음악성을 고루 갖춘 뮤지션들에게 열광하던 팬들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어떤 시장을 결집시키는 아이콘이다. 유희열이 같은 시간대의 라디오 DJ 정엽에게 “전쟁이다”라고 문자를 보낸 건 단순한 장난이다. 하지만 음악과 예능을, 인디와 아이돌을 동시에 오가는 유희열이기 때문에 언론의 관심을 모으고, 정엽은 유희열과의 관계를 통해 나름의 캐릭터를 갖는다. 루시드 폴과 정엽과 아이유는 모두 다른 음악을 하지만, 유희열을 통해 대중에게는 같은 취향의 카테고리로 소비될 수 있는 셈이다.
유희열의 이런 활동방식은 몇 가지 흥미로운 현상을 일으켰다. 안테나 뮤직의 는 소속 뮤지션들이 스스로 ‘노래를 못 부른다’는 것을 꾸준히 알리면서 열린 공연이었다. 심사위원은 이적과 김동률이었다. 음악이 캐릭터를 만들고, 캐릭터가 모여 대중에게 상품이 된다. 는 전회 전석 매진됐다. 루시드 폴의 의 음반 판매량은 2만 5천장 정도고, 안테나 뮤직의 수익은 음반과 공연이 50:50 비율이다. 또한 MBC 에 정재형, 장기하, 이적, 루시드 폴이 출연할 수 있었던 건 장르에 상관없이 ‘괴짜 뮤지션’이라 포장할 수 있는 캐릭터가 조금이나마 퍼져 나갔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것이 당장 유의미한 결과로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유희열을 비롯한 어떤 뮤지션들은 그래도 대중에게 접근할 최소한의 기반과 생활을 가능케 할 팬 층을 조금이나마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음악의 생존가능성을 높이고 싶다면 물론, 모든 뮤지션들이 유희열 같을 수는 없다. 그는 1990년대부터 인기 뮤지션이었고, 여전히 대중의 인지도와 음악적 신뢰를 함께 가졌으며, 토크 능력까지 있다. 이런 사람이 또 나오기는 쉽지 않다. 또한 그는 한 시장의 취향을 결집시키고, 그 재미를 많은 사람에게 알릴 수는 있어도 혼자 시장의 취향 자체를 바꿀 수는 없다.
그러나 유희열이 시장의 기호를 본능적으로 파악해서 수요자들이 관심 있는 방식으로 음악을 전달한 것은 중요하다. 아이돌과 유희열의 방식은 전혀 다르지만, 시장의 수요와 기호에 어울리는 방식으로 음악, 또는 뮤지션을 알렸다. 물론 가장 좋은 것은 음악만으로 인기를 얻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주 칼럼에서 거론했듯, 뮤지션에게 불리한 디지털 음원수익 분배율은 음원업체가 마음을 바꾸지 않는 한 개선되기 어렵다. 대중은 몇 천원을 내고 음악을 무제한으로 듣는다. 뮤지션들이 말 그대로 먹고 살려면 장기적으로는 계약의 개선을 노력 하는 한편, 당장은 대중의 호감을 얻고, 그것을 뚜렷한 시장으로 바꿔야 한다. 음악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전달하는 방법이 반드시 음악만일 필요는 없다. 지금 제작자들은 그걸 고민해야할 때다. 좋은 음악이든 나쁜 음악이든, ‘음악’의 생존가능성을 최소한이라도 높이고 싶다면.
글. 강명석 tw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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