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회 SBS 저녁 8시 55분
어쩌면 이리도 유순한 드라마가 다 있을까. 지헌(정겨운)과 연우(김소연)는 사랑의 밀어를 내뱉어 놓고는 되레 자기가 민망해 얼굴을 붉히고, 상봉(정석원)은 “죽이고 싶을 만큼” 미운 지헌의 국가대표 선발전에 기어이 휠체어를 끌고 등장한다. 하지만 SBS 의 따뜻함이 단순히 끝내 착하고 순박한 사람들이 떼를 지어 등장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는 늘 그려오던 꿈이 박살 난 후에도 삶이 계속된다는 걸 알고, 넘어진 이들이 다시 일어나는 과정을 조용히 응원할 줄 알 만큼 사려 깊다. 그래서 도욱(엄태웅)은 상봉과 함께 존스 홉킨스 이야기를 하고, “언젠가는 자네도 유도장에 한 번쯤은 가보게 될 것”이라 위로한다. “스포츠 메디컬 장르지만, 결국은 사람의 이야기를 하겠다”던 약속을 내내 지켜준 제작진은 어떤 결말을 준비했을까. 인디필름 오후 5시 20분
연변의 소년소녀는 두만강과 같은 푸르름을 약속한다. “푸르름은 낭만이야. 푸르름은 광대무변이지. 그것은 숙원의 약속이고. 그것은 옥 같은 고백이야.” 그러나 철이(남철)는 한국으로 간 엄마가 부쳐 온 돈으로 오토바이와 휴대폰을 사며 아이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숙이(김예리)는 철이가 함께 했던 약속을 잊어가는 것만 같아 안타깝다. 연변의 고등학생들도 오토바이가 주는 속도의 쾌감을 선망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지키고 싶은 가치와 자본주의적 가치의 유입 속에서 흔들리는 연변의 청춘을 그린 는 조선족 작가 량춘식과 김남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77분이라는 그리 길지 않은 러닝타임 동안, 흔들리고 방황하고 좌절하다가도 다시 일어나 바다를 향해 달리는 강처럼 푸른 청춘을 만나 보자. ‘이스라엘 2편. 당신의 아이는 존중받고 있습니까?’ EBS 저녁 8시
한국인의 교육열에 대해서 말할 때면 꼭 “세계에서 제일 교육열이 높은 게 유태인과 한국인”이라고, 그래서 “유태인과 한국인은 세계 어디를 가도 성공한다”는 이야기가 뒤따라 나오곤 한다. 그럴 때마다 그 뜨거운 교육열 안에 부모가 아닌 학생 스스로의 의지는 얼마나 반영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EBS 이 찾아간 이스라엘의 교육현장에서는 자신들의 힘의 원천이 ‘존중’에서 나온다고 답한다. 아버지들은 어린 자녀와 함께 율법에 대해 공부하고 토론하고, 역사와 전통에 대해 대화한다. 민족의 정체성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강압이 아니라, 서로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한 토론과 대화를 통해 이어져 간다. 믿음과 존중, 토론과 대화라는 교육 기조를 이야기하면 당신도 왼쪽이냐 따져 묻는 이들에게 이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글. 이승한 fourteen@
어쩌면 이리도 유순한 드라마가 다 있을까. 지헌(정겨운)과 연우(김소연)는 사랑의 밀어를 내뱉어 놓고는 되레 자기가 민망해 얼굴을 붉히고, 상봉(정석원)은 “죽이고 싶을 만큼” 미운 지헌의 국가대표 선발전에 기어이 휠체어를 끌고 등장한다. 하지만 SBS 의 따뜻함이 단순히 끝내 착하고 순박한 사람들이 떼를 지어 등장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는 늘 그려오던 꿈이 박살 난 후에도 삶이 계속된다는 걸 알고, 넘어진 이들이 다시 일어나는 과정을 조용히 응원할 줄 알 만큼 사려 깊다. 그래서 도욱(엄태웅)은 상봉과 함께 존스 홉킨스 이야기를 하고, “언젠가는 자네도 유도장에 한 번쯤은 가보게 될 것”이라 위로한다. “스포츠 메디컬 장르지만, 결국은 사람의 이야기를 하겠다”던 약속을 내내 지켜준 제작진은 어떤 결말을 준비했을까. 인디필름 오후 5시 20분
연변의 소년소녀는 두만강과 같은 푸르름을 약속한다. “푸르름은 낭만이야. 푸르름은 광대무변이지. 그것은 숙원의 약속이고. 그것은 옥 같은 고백이야.” 그러나 철이(남철)는 한국으로 간 엄마가 부쳐 온 돈으로 오토바이와 휴대폰을 사며 아이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숙이(김예리)는 철이가 함께 했던 약속을 잊어가는 것만 같아 안타깝다. 연변의 고등학생들도 오토바이가 주는 속도의 쾌감을 선망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지키고 싶은 가치와 자본주의적 가치의 유입 속에서 흔들리는 연변의 청춘을 그린 는 조선족 작가 량춘식과 김남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77분이라는 그리 길지 않은 러닝타임 동안, 흔들리고 방황하고 좌절하다가도 다시 일어나 바다를 향해 달리는 강처럼 푸른 청춘을 만나 보자. ‘이스라엘 2편. 당신의 아이는 존중받고 있습니까?’ EBS 저녁 8시
한국인의 교육열에 대해서 말할 때면 꼭 “세계에서 제일 교육열이 높은 게 유태인과 한국인”이라고, 그래서 “유태인과 한국인은 세계 어디를 가도 성공한다”는 이야기가 뒤따라 나오곤 한다. 그럴 때마다 그 뜨거운 교육열 안에 부모가 아닌 학생 스스로의 의지는 얼마나 반영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EBS 이 찾아간 이스라엘의 교육현장에서는 자신들의 힘의 원천이 ‘존중’에서 나온다고 답한다. 아버지들은 어린 자녀와 함께 율법에 대해 공부하고 토론하고, 역사와 전통에 대해 대화한다. 민족의 정체성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강압이 아니라, 서로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한 토론과 대화를 통해 이어져 간다. 믿음과 존중, 토론과 대화라는 교육 기조를 이야기하면 당신도 왼쪽이냐 따져 묻는 이들에게 이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글. 이승한 fou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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