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수록 애교만점>, 볼수록 아쉬운 시트콤의 기본
, 볼수록 아쉬운 시트콤의 기본" /> 마지막 회 월-금 MBC 저녁 7시 45분
1년 후. 마음대로 시간을 늘렸다 줄일 수 있는 드라마와 시트콤에서 시간의 흐름을 알리는 자막은 때로 마법처럼 느껴진다. 그 마법의 시간이 흘러가면 그간 벌여놓은 사건은 세월의 흐름에 묻히고, 등장인물들은 각각 브라운관 밖에서 상황과 감정을 정리하고 나서 돌아오는 것이다. 어김없이 ‘1년 후’라는 자막과 함께 시작한 (이하 )의 마지막 회도 마찬가지였다. 1년 후, 여진(최여진)이 돌아왔을 때 옥숙(송옥숙)의 가족들은 모두 아주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삶은 평화롭고 조용하게 흘러가고, 수정(크리스탈)에게 선호(이선호)가 그런 것처럼 감정은 추억 속에 묻혀버리거나 영광(김영광)의 마음처럼 그저 숨겨진 채로 남았다. 옥숙의 호들갑을 배경으로 공항에서 바뀐 가방 때문에 벌어지는 의 마지막 에피소드는, 그저 운명이라고 이름 하고픈 우연 앞에서 여진과 규한(이규한)을 다시 만나게 하기 위한 일종의 소동극일 뿐 작품 전체를 마무리하는 엔딩으로 보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서 의 결말은 한 에피소드가 그 다음 에피소드로 이어지며 만들어지는 시트콤의 큰 줄기 안에서의 결말이 아닌, 마무리를 위한 기계적인 해피엔딩처럼 다가온다. 전작인 만큼 여러 가지 의미로 회자 될 만 한 엔딩까지는 아니더라도, 한 작품의 마지막은 누가 누구와 이어졌는가에 그쳐서는 안 되지 않을까. 시트콤은 이어서보면 더욱 재미있지만, 단 한 편을 보았을 때도 재미있어야 하는 장르다. 이를 위해서 고정된 캐릭터의 매력과 이들 사이의 탄탄한 관계는 기본중의 기본이다. 캐릭터를 통한 웃음도 전해주지 못하고, 러브라인을 위한 등장인물들만 날이 갈수록 늘어가던 은, 시트콤이 본래의 기획의도를 잃어버렸을 때 만날 수 있는 가장 심심한 결말로 마무리 되었다. 후속작인 은 이 놓친 시트콤의 기본을 지키는 작품이 될 수 있을까.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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