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예술무대>, 고집쟁이의 부활
, 고집쟁이의 부활" /> 수 MBC 에브리원 밤 10시
지난 몇 년간 라이브 음악 프로그램들은 토크의 비중이 늘고 화려해지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대중을 상대로 하는 프로그램이 대중성을 갖추는 것이 그릇된 일은 아니지만, 때로는 대중성과 음악성의 안배가 위태로워 보이기도 했다. 그래서 MBC 에브리원을 통해 가 예전 모습 그대로 돌아온 것은 참 반가운 일이다. 는 아르누보 풍의 로고와 어두침침한 푸른 톤의 화면을 그대로 재현해내며 변치 않은 모습을 과시했다. 심지어 MC 이루마와 바비킴이 말재간이 절망적으로 없는 사람들이라는 점까지 오리지널의 MC 김광민과 이현우를 보는 듯 했다. 유키 구라모토가 바비킴보다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장면이나, 크리스탈 케이를 모셔놓고 누가 관객들에게 통역해줄 것인가를 두고 MC들끼리 헤매는 모습마저 반가운 것은 그 때문이다. 애당초 별 가망 없는 토크보다 이루마와 유키 구라모토가 피아노 한 대를 두고 자리를 옮겨 가며 즉흥 협연을 펼치는 장면을 담아내는 데 총력을 다 하는 모습은 가 토크 욕심 없이 음악에만 방점을 찍은 쇼라는 것을 증명하는 순간이었다. 돌이켜 보면 는 MBC 시절에도 개편 철마다 일-토-금-수요일로 옮겨 다녀야 했고, 그때마다 시청률의 논리를 4%의 마니아 층으로 방어하며 버텼다. 그래서 의 귀환은 곧 폐지될 MBC 를 만드는 이들에게 작은 위안이 될지도 모르겠다. 좋은 프로그램은 아무리 시청률이 낮아도 그리워하는 이들이 있는 한 언제고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선례가 되었기 때문이다. 13년을 버텼고 5년의 쉼표 끝에 다시 새 역사를 써내려 갈 고집스러운 음악 프로그램의 귀환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글. 이승한 fou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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