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촬영으로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믹키유천은 “요즘은 바쁜 게 너무 즐겁다”라고 말했다. 일본 공연에서 눈물을 보였던 영웅재중은 “여러분 앞에서 노래하고 멋진 모습 보여 드리는 게 저희 일이라 어떤 일이 있어도 참고 해야 하는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를 성공적으로 마친 시아준수는 “하루 한 번 커피숍에 꼭 가서 한 시간만이라도 여유를 즐기려고 한다”고 말했다. 10월 12일 고려대학교 화정 체육관에서 열린 ‘JYJ 월드와이드 쇼케이스 인 서울’ 무대에 선 이들은 자신들의 과거와 현재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들 세 사람은 지난해 7월 자신들이 소속된 그룹이었던 동방신기의 소속사 SM 엔터테인먼트에 전속계약 효력 부존재 확인 청구소송을 제기했고, 10월 중순 전 세계 동시 발매되는 앨범 < The Beginning(더 비기닝) >은 JYJ라는 새 이름으로 모인 그들이 내놓은 첫 번째 정식 결과물이다. 이날 팝 칼럼니스트 김태훈의 진행으로 이루어진 토크 타임에서 오간 대화를 가급적 생생하게 전한다.무대에 선 느낌이 어떤가요.
시아준수 : 정말 이렇게 무대에 선 게 오랜만인 것 같은데 여러분과 이렇게 한 공연장에서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드립니다.
영웅재중 : 와 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아마 오늘 들으실 곡들이 처음이라 생소하시겠지만 그래도 저희 목소리는 여러분 귀에 익숙할 테니까 열심히 준비한 노래들 마음껏 즐기고 들어주세요.
믹키유천 : 오늘 즐거운 시간 함께 만들어 가면 좋겠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거라 기분 좋고 앞으로는 자주자주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예전의 영웅재중을 와인에 비교한다면 요즘은 좀 양주에 가까운” 이란 월드와이드 앨범을 위해 더운 여름, 미국에서 힘들게 작업했는데 ‘과연 이 앨범이 나올 수 있을까’ 약간의 의구심이 들 때도 있었을 것 같아요. 막상 새 앨범을 손에 받아들었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시아준수 : 사실 오늘 오후 5시 반쯤 앨범을 제 손으로 처음 받았어요. 저희가 여러분과 소통할 수 있는 건 앨범이고 음악뿐이니까 그 매개체가 앞으로 계속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걱정도 많이 했는데 여러분의 사랑에 힘입어 결실을 맺지 않았나 생각해요. 앞으로 좋은 음악 들려 드리려 노력하고 열심히 확인하고 싶어요.
앨범을 받았을 때의 기분을 한 단어나 한 문장으로 설명하면?
시아준수 : 짱! (웃음)
그동안 한국과 일본에서 앨범 작업을 해 봤을 텐데 미국 LA에서의 작업은 어떤 점에서 달랐나요.
영웅재중 : 말이 너무 생소하더라구요. 일본어야 좀 오랜 시간 동안 활동해서 (웃음) 일본어로는 짜증 나면 “아 짜증나!”하고 얘기할 수 있을 정도는 되잖아요. 그런데 영어는 그 정도가 아니니까 답답한 부분들이 좀 있었어요.
이번 앨범에 ‘다크차일드’ 로드니 저킨스나 카니예 웨스트 같은 대단한 프로듀서가 참여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어떤 기분이었나요.
믹키유천 : 제가 예전에 미국에 살면서도 그분들 음악을 듣고 지냈는데 그분들하고 함께 작업한다고 생각하니 설렘이 굉장히 컸어요. 그리고 다크차일드의 프로듀싱 사무실에 가면 녹음실 스튜디오가 여럿 있는데, 저희가 녹음한 데가 예전에 마이클 잭슨이 사용했던 곳이래요. 그 자체로도 너무 영광이었죠.
세 사람이 각자 자작곡으로 개인 솔로곡을 넣었는데, 자신의 곡을 간단히 소개한다면.
믹키유천 : 제가 쓴 ‘I Love You’는 힙합에 조금 가까운 곡이에요. 처음 곡을 쓰기 전에 시간이 많이 부족했는데 프로듀서들의 스타일도 있으니까 앨범의 밸런스를 맞추려면 어떤 곡을 써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동양적인 느낌이 살짝 나는 슬픈 힙합곡을 만들었어요.
영웅재중 : 제 곡은 ‘Still in Love’에요. 보통 노래를 들으면 기본이 되는 메인 멜로디가 있고 코러스를 그 위에 쌓는다던가 하는데, 제 노래는 후렴구에 대여섯 개의 멜로디가 있어서 뚜렷한 멜로디가 없어요. 그런 식으로 약간 어지러운 (웃음) 곡이에요.
믹키유천 : 끝인가요? (웃음) 재중이 형의 곡은 재중이 형처럼 굉장히 독특한 자기만의 세계가 있어요 (웃음) 예전을 와인에 비교한다면 요즘은 좀 양주에 가까운? 비싸죠. 곡이 비싸졌어요. (웃음) 멜로디가 굉장히 인상적이에요.
시아준수 : 저도 앨범에 제가 만든 곡을 넣으면서 밸런스를 가장 생각했는데 힙합 프로듀서분들이 많이 참여하셔서 그런지 리드미컬한 곡들이 많이 수록돼서 제 곡 ‘I can Soar’는 앨범에서 가장 템포가 느린 R&B에 가까운 곡으로 만들었죠. 그리고 저희 곡의 안무를 마이클 잭슨, 재닛 잭슨,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메인 댄서이셨던 분과 같이 작업했는데 서로 즐기는 분위기로 해서 더 열심히 준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많이 사랑받고 싶고 사랑받기 위해서 많이 노력하겠습니다” 팬들이 전해준 질문입니다. 재중 씨가 지난번 도쿄돔에서 JYJ 콘서트가 끝나고 눈물을 흘렸다고 하던데요. 이유를 물어봐도 될까요?
영웅재중 : 아… 그 당시에 오사카에서 2회를 공연하고 도쿄에서도 2회를 했는데, 오사카 1회 때 첫 곡부터 울어버렸어요. 뭐, 오만 가지 생각이 들었겠죠.
시아준수 : 그럼 그 오만 가지 생각을 좀 알려주세요. (웃음)
영웅재중 : 그게 말로 못할 감정이 생길 때 사람이 표정으로 드러나잖아요. 전 눈물이 난 거였는데, 팬들이 울지 말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반대로 힘들다고 눈물 흘리지 말고 웃자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공연에서 참았던 게…(웃음) 사실은 그냥 과거도 아니고 앞으로도 아니고 그 당시에 좀 슬펐었어요. 그런데 저희가 여러분 앞에서 노래하고 멋진 모습 보여 드리는 게 당연하기 때문에 참고 해야 되는 부분들이 그때 감정으로 표출된 것 같아요.
세 사람이 최근 푹 빠져 있는 게 뭔지도 궁금한데요. 요즘은 어떤 것에 흥미를 느끼나요?
시아준수 : 중독돼 있다? 아, 중독까진 아닌데 하루에 꼭 하는 게 있어요. 이상한 건 아니지만, 커피를 마셔요. 하루에 한 번 커피를 마신다는 게 아니라, 하루 한 번 커피숍에 꼭 가요. 그래서 한 시간만이라도 여유를 즐기려고 해요. 그런 게 필요한 것 같아서. 그게 기분이 좋아요.
앨범 타이틀이 인 것처럼 지금까지 많은 시작을 해 왔는데, 이 앨범을 통해 또 다른 시작을 하는 데 대한 설렘과 각오를 말한다면.
믹키유천 : 그…..게 있잖아요. 진짜, 마이크를 들고 무대 위에 서서 기뻤어요. 여러분과 함께 있고 싶었고. 그동안 매번 앨범을 준비할 때마다 심혈을 기울이고 열심히 작업해왔지만 이번 앨범은 좀 남다른 것 같아요. 굉장히 뜻깊고 많은 추억과 생각과 고민이 들어가 있는 앨범이고, 여러분이 듣고 “아, 앞으로도 2집이 나오거나 다른 앨범이 나왔을 때 계속 이 사람들의 노래를 듣고 싶다”고 생각할 수 있게끔 더 잘하고 싶어요. 요즘은 바쁜 게 너무 즐겁습니다.
영웅재중 : 너무 감사합니다. 여러 가지 일이 굉장히 많았고 앞으로도 많을 것 같고, 어려운 일도 많을 것 같고, 그리고 또 노력한 만큼 웃을 일도 많을 것 같긴 한데 그냥 저는 몇 달 전이 되게 힘들었어요. 일이 없어가지고. (웃음)
믹키유천 : 일이 없는 게 아니라 할 시간이 없었죠.
영웅재중 : 그러니까, 무대 위에 빨리 올라가고 싶었어요. 무대 위에 있는 게 일인데 무대 아래 있으니까 그게 힘들었어요. 앞으로 저도 계속 더 바빠지고 싶고, 여러분 앞에서 얘기하고 뭔가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이나 토크 같은 여러 가지 것을 준비해서 많이 사랑받고 싶고 사랑받기 위해서 많이 노력하겠습니다. 이번 월드와이드 앨범이 그 각오의 시작인 것 같아요.
시아준수 : 앞에서 멤버들이 다 얘기했지만, 저희는 정말 여러분이 주신 큰 사랑에 보답하는 길은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는 일밖에 없는 거 같아요. 저도 그 가능성을 실현시킬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글. 최지은 five@
사진. 이진혁 eleven@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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