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면에서 이 작품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윤시윤이라는 배우가 어떤 성장을 했는지도 궁금하다.
윤시윤 : 나를 가장 성장시킨 획기적인 변화가 있다면 나의 연약함을 인정하게 됐다는 거다. 전에는 나의 약함을 두려워했다. 타이틀롤을 맡았으니 내가 책임져야 한다고, 망하지 않아야 한다고, 선배들에게 누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잘못된 생각이었다. 나의 약함을 인정하고 힘들면 같이 나누는 게 옳다는 걸 알았다. 그렇게 변해간 것 같다. 종방연에서 눈물을 보인 것도 그래서다. 제작발표회 때만 해도 내 말이 혼자 메아리치는 기분이었다. 모든 언론사 질문의 핵심은 이거였다. 양대 방송사에서 엄청나게 큰 작품이 나오고 있는 거 아세요? 어떻게 이길 거예요? 그 때 나는 ‘탁구라는 아이는 절대 지지 않을 매력이 있으니 주목해달라’고 했는데 그게 공허한 울림이었다. 그런데 이번 종방연 때 그 때 생각이 오버랩되는 거다. 나는 그렇게 우리 작품의 연기자가 많은 줄 몰랐다. 제작발표회 땐 혼자 자신감 없게 혼자 ‘믿어주십시오’ 했는데 이 엄청난 사람들이 날 도와주고 끌어줘서 그 신화를 이룬 거 아닌가. 그래서 그 때 질문했던 분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저 혼자를 보셨겠지만 이제 끝나니까 이들이 있다는 게 보이시죠’라고. 비록 가 성공했지만 누구도 나를 시청률 50%의 주인공 값을 할 거라 생각하진 않을 거다. 나는 아직 위험부담이 있는 배우다. 하지만 그만큼 약하기 때문에 나를 받쳐주는 캐릭터들이 살 수 있는 것 같다. 다른 사람과 같이 갈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그래서 그 약함이 좋다.
“멋진 연기에 집착하는 건 예의가 아니다”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고 하지만 사실 전광렬, 전인화 같은 선배들과 격정적인 대립과 갈등을 벌이는 연기를 신인급 배우가 어떻게 견디나 싶었다.
윤시윤 : 나는 되게 긍정적이고 생각이 없다. 처음에 대본 리딩을 할 때 감독님이랑 작가 선생님이 놀란 게, 내가 그 두 분 사이에 앉아서 연기를 한 거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그렇게 한 건데 처음에는 얘가 겁이 없구나, 했다더라. 하지만 난 그냥 선배님들에게 압박감을 느끼는 것 없이 그냥 배우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 두 선배의 반응은 어땠나.
윤시윤 : 전광렬 선생님은 ‘아, 얘 진짜 열심히 하는구나’ 싶었다더라. 그날 리딩하고 나서 목이 쉬었다. 그래서 선생님께서 ‘네가 열심히 하려는 건 알겠는데, 네게 필요한 건 힘을 빼는 거’라고 말씀해주셨다. 전인화 선생님 역시 마찬가지다. 서인숙이라는 캐릭터와 탁구는 너무 대립하지 않나. 연기할 때는 내게 ‘천하에 비루하고 못돼먹은 자식아’ 이러다가 컷 하면 ‘오, 잘했어, 잘했어’ 이래주셨다. 그러니 긴장할 게 없지. 너무 잘해주시니까.
이런 경험이 다음 작품에서 어떤 도움을 줄까.
윤시윤 : 앞서 말한 것처럼 약점을 사랑하는 마음인 거다. 나 자신을 스스로 인정하고 이제는 더욱더 팀플레이를 보여드릴 자신이 있다. 나 혼자 안 되는 걸 아니까.
스타 파워가 강해져도 그 태도를 유지할 것 같다.
윤시윤 : 그럼. 제일 똑똑한 사람은 자기가 무식한 걸 아는 사람이라 하지 않나. 물론 나도 강한 사람이 되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나의 약함을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활용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거다. 나는 그다지 사람들을 많이 챙겨주는 성격도 아니고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는 사람도 아니다. 한 가지 있다면 거짓말 안 하고 진심으로 도와달라고 하는 거. 그 때 다들 내 진심을 알고 도와주는 건데 건방져지면 안 되지. 내가 대단해서 내게 와주는 게 아니라 내 마음을 사랑해주는 건데 내 마음이 변하면 되겠나.
하지만 간혹 스타급 주인공의 매력으로 끌고 가는 작품들도 있다.
윤시윤 : 작품은 하모니라고 생각한다. 사실 아직 잘 모르지만 선배 연기자들의 모습이 답이라 보고 얘기하는 거다. 모든 것이 조화가 이뤄져야 한다. 어떨 때는 내 것을 내리는 작업도 필요하다. 물론 내가 돋보여서 ‘오 괜찮은데?’ 이러면서 시청률을 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드라마가 끝났는데 주인공만 생각난다면, 영화를 보고 나서 이거 윤시윤 영화네, 하면 그건 최악이다. 그건 연예인이지 배우가 아니다. 나는 윤시윤으로서 그 캐릭터를 하는 게 아니지 않나. 내가 몸짱이 되거나 해서 탁구를 더 세련되게 보여줄 수도 있었겠지. 그런데 그건 탁구가 아니지 않나. 주위 사람들과 하모니를 이루는 게 탁구지. 우리 작품에서 그렇게 기라성 같은 선배들 중 자기가 돋보이려고 하는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이한위 선배님도 실제로는 굉장히 멋진 분이지만 작품에서는 그냥 재밌게만 나오지 않나. 그런 걸 배워야지. 나보다 훨씬 노력하고도 아직 차비 없어서 걸어 다니면서 대학로에서 연극하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데, 멋있는 연기에 집착하면 그분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세상 재미없는 건 내가 다 하고 사는 것 같다” 참 겉멋 들지 않는 사람이다.
윤시윤 : 두 작품밖에 안 했는데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멘토가 있었는지 모른다. 연기자로서 이러이러하게 살아가야 한다고 알려주는 분들이 많다. 바람 넣고 그런 사람이 없다.
그건 그만큼 스스로 평범한 삶을 사랑해야 가능할 거 같다.
윤시윤 : 그냥 정말 평범하게 지낸다. 정말 재미없는 사람이다. 주변 사람 만나서 얘기하는 거 좋아하고. 지금도 많은 사랑을 받아 행복한 게 아니라 이걸 통해 주변 사람도 행복하고 즐겁게 놀 수 있어 좋은 거다. 얼마나 좋나. 넓고 편한 차 타고 다니면서 스케줄 이야기도 하고 내 일에 대해 이야기할 수도 있고. 자기개발서 같은 거 보면 큰 꿈을 가지라고 하는데 난 정말 그릇이 작은 것 같다. 열심히 일하고 한 시간이라도 친구랑 맥주 한 잔 하는 게 좋다. 그리고 그걸 지키기 위해서 노력하는 거지.
그래서 팬들에 대해서도 유독 고마워하는 것 같다. 팬카페에 직접 글도 올리고.
윤시윤 : 너무 죄송하다. 요즘 너무 바빠서 그걸 못했다. 끝나고 나서 글도 써드리고 그래야 했는데 그걸 못했다. 릴레이 인터뷰가 다 끝나야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평범한 삶이라고 했지만 누구나 글 쓰는 걸 좋아하는 건 아니다.
윤시윤 : 세상 재미없는 건 내가 다 하고 사는 것 같다. 정말 그렇다. 스포츠도 하는 것보다는 구경하는 거 좋아하고.
야구 좋아한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윤시윤 : 야구는 정말 광이다. 야구를 좋아하면 무조건 내 편이고 내 사람이다. 그 정도다. 1년에 최악으로 우울증 올 때가 야구 끝나는 날, 한국시리즈 결승전하는 날이다. 정말 공허해진다. 어떻게 살지? 정말 진심으로 그런 생각이 든다. 그러다 4월이 되면 숨이 탁 트이는 기분이고.
야구의 어떤 점이 그렇게 좋나.
윤시윤 : 야구는 수비의 게임이다. 그래서 좋다. 야구는 수비의 비중이 훨씬 크다. 90 대 10 비중으로. 그런데 공격은 타고나도 수비는 정말 훈련으로 이뤄진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좋은 수비를 보여주는 사람에게 더 정이 가고 애착이 간다.
본인도 노력파인가.
윤시윤 : 노력파이고 싶다. 아직 그러진 못하지만 노력파가 될 거다.
“대내외에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앞으로 준혁이나 탁구처럼 자신과 닮은 캐릭터가 아닌 영웅이나 악역을 연기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윤시윤 : 노력일 수도 있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건 배역을 사랑하는 마음인 것 같다. 사람들에게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전하려면 그 캐릭터에 가까워져야 한다. 천재적 연기자라면 그걸 완벽하게 창조할 수 있겠지만 나는 그러지 못하니까 연애하듯 그 캐릭터를 좋아하고 빨리 연기하고 싶다고 생각하면 닮아가게 될 거다. 관심이 그 사람에게만 쏠리니까. 자꾸 그 캐릭터의 특징만 생각하고 마음을 헤아리다보면 그 사람이 되어가겠지.
그럼 질문을 바꾸겠다. 어떤 캐릭터든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나.
윤시윤 : 그런데, 그건 기간의 문제인 것 같다. 사랑이 오래 걸리는 캐릭터가 있을 거다. 사람도 금방 사랑에 빠지게 될 때가 있고 1, 2년 보다가 사랑하게 될 때가 있지 않나.
그런데 이 작업은 한정된 시간 안에 그걸 마쳐야 하니까.
윤시윤 : 그 짧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게 대선배들의 스킬인 것 같은데 나는 아직 그런 게 없다. 좀 더 길게 봐야지.
중심을 지키고 평범함을 사랑하며 좋은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건 알겠다. 그럼에도 이루고 싶은 게 있진 않나? 스타가 된다는 것 말고도.
윤시윤 : 있다. 너무 커서 오히려 사람들이 욕할 수도 있는데 이건 진심이다. 희망의 키워드가 되고 싶다. 유명한 봉사단체 같은 곳의 홍보대사가 될 수도 있고, 대내외에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한 에너지를 가지고 연기를 해서 그 연기에 사람들이 신뢰를 가질 수 있는 그런 사람. 광고주들이 혹하는 사람보다 이 친구가 한 마디 해주면 사람들이 희망을 얻고 좋은 일에 동참할 거 같은 사람. 정말 큰 꿈이다. 꼭 그렇게 되고 싶다.
글. 위근우 eight@
사진. 이진혁 eleven@
편집. 이지혜 seven@
윤시윤 : 나를 가장 성장시킨 획기적인 변화가 있다면 나의 연약함을 인정하게 됐다는 거다. 전에는 나의 약함을 두려워했다. 타이틀롤을 맡았으니 내가 책임져야 한다고, 망하지 않아야 한다고, 선배들에게 누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잘못된 생각이었다. 나의 약함을 인정하고 힘들면 같이 나누는 게 옳다는 걸 알았다. 그렇게 변해간 것 같다. 종방연에서 눈물을 보인 것도 그래서다. 제작발표회 때만 해도 내 말이 혼자 메아리치는 기분이었다. 모든 언론사 질문의 핵심은 이거였다. 양대 방송사에서 엄청나게 큰 작품이 나오고 있는 거 아세요? 어떻게 이길 거예요? 그 때 나는 ‘탁구라는 아이는 절대 지지 않을 매력이 있으니 주목해달라’고 했는데 그게 공허한 울림이었다. 그런데 이번 종방연 때 그 때 생각이 오버랩되는 거다. 나는 그렇게 우리 작품의 연기자가 많은 줄 몰랐다. 제작발표회 땐 혼자 자신감 없게 혼자 ‘믿어주십시오’ 했는데 이 엄청난 사람들이 날 도와주고 끌어줘서 그 신화를 이룬 거 아닌가. 그래서 그 때 질문했던 분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저 혼자를 보셨겠지만 이제 끝나니까 이들이 있다는 게 보이시죠’라고. 비록 가 성공했지만 누구도 나를 시청률 50%의 주인공 값을 할 거라 생각하진 않을 거다. 나는 아직 위험부담이 있는 배우다. 하지만 그만큼 약하기 때문에 나를 받쳐주는 캐릭터들이 살 수 있는 것 같다. 다른 사람과 같이 갈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그래서 그 약함이 좋다.
“멋진 연기에 집착하는 건 예의가 아니다”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고 하지만 사실 전광렬, 전인화 같은 선배들과 격정적인 대립과 갈등을 벌이는 연기를 신인급 배우가 어떻게 견디나 싶었다.
윤시윤 : 나는 되게 긍정적이고 생각이 없다. 처음에 대본 리딩을 할 때 감독님이랑 작가 선생님이 놀란 게, 내가 그 두 분 사이에 앉아서 연기를 한 거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그렇게 한 건데 처음에는 얘가 겁이 없구나, 했다더라. 하지만 난 그냥 선배님들에게 압박감을 느끼는 것 없이 그냥 배우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 두 선배의 반응은 어땠나.
윤시윤 : 전광렬 선생님은 ‘아, 얘 진짜 열심히 하는구나’ 싶었다더라. 그날 리딩하고 나서 목이 쉬었다. 그래서 선생님께서 ‘네가 열심히 하려는 건 알겠는데, 네게 필요한 건 힘을 빼는 거’라고 말씀해주셨다. 전인화 선생님 역시 마찬가지다. 서인숙이라는 캐릭터와 탁구는 너무 대립하지 않나. 연기할 때는 내게 ‘천하에 비루하고 못돼먹은 자식아’ 이러다가 컷 하면 ‘오, 잘했어, 잘했어’ 이래주셨다. 그러니 긴장할 게 없지. 너무 잘해주시니까.
이런 경험이 다음 작품에서 어떤 도움을 줄까.
윤시윤 : 앞서 말한 것처럼 약점을 사랑하는 마음인 거다. 나 자신을 스스로 인정하고 이제는 더욱더 팀플레이를 보여드릴 자신이 있다. 나 혼자 안 되는 걸 아니까.
스타 파워가 강해져도 그 태도를 유지할 것 같다.
윤시윤 : 그럼. 제일 똑똑한 사람은 자기가 무식한 걸 아는 사람이라 하지 않나. 물론 나도 강한 사람이 되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나의 약함을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활용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거다. 나는 그다지 사람들을 많이 챙겨주는 성격도 아니고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는 사람도 아니다. 한 가지 있다면 거짓말 안 하고 진심으로 도와달라고 하는 거. 그 때 다들 내 진심을 알고 도와주는 건데 건방져지면 안 되지. 내가 대단해서 내게 와주는 게 아니라 내 마음을 사랑해주는 건데 내 마음이 변하면 되겠나.
하지만 간혹 스타급 주인공의 매력으로 끌고 가는 작품들도 있다.
윤시윤 : 작품은 하모니라고 생각한다. 사실 아직 잘 모르지만 선배 연기자들의 모습이 답이라 보고 얘기하는 거다. 모든 것이 조화가 이뤄져야 한다. 어떨 때는 내 것을 내리는 작업도 필요하다. 물론 내가 돋보여서 ‘오 괜찮은데?’ 이러면서 시청률을 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드라마가 끝났는데 주인공만 생각난다면, 영화를 보고 나서 이거 윤시윤 영화네, 하면 그건 최악이다. 그건 연예인이지 배우가 아니다. 나는 윤시윤으로서 그 캐릭터를 하는 게 아니지 않나. 내가 몸짱이 되거나 해서 탁구를 더 세련되게 보여줄 수도 있었겠지. 그런데 그건 탁구가 아니지 않나. 주위 사람들과 하모니를 이루는 게 탁구지. 우리 작품에서 그렇게 기라성 같은 선배들 중 자기가 돋보이려고 하는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이한위 선배님도 실제로는 굉장히 멋진 분이지만 작품에서는 그냥 재밌게만 나오지 않나. 그런 걸 배워야지. 나보다 훨씬 노력하고도 아직 차비 없어서 걸어 다니면서 대학로에서 연극하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데, 멋있는 연기에 집착하면 그분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세상 재미없는 건 내가 다 하고 사는 것 같다” 참 겉멋 들지 않는 사람이다.
윤시윤 : 두 작품밖에 안 했는데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멘토가 있었는지 모른다. 연기자로서 이러이러하게 살아가야 한다고 알려주는 분들이 많다. 바람 넣고 그런 사람이 없다.
그건 그만큼 스스로 평범한 삶을 사랑해야 가능할 거 같다.
윤시윤 : 그냥 정말 평범하게 지낸다. 정말 재미없는 사람이다. 주변 사람 만나서 얘기하는 거 좋아하고. 지금도 많은 사랑을 받아 행복한 게 아니라 이걸 통해 주변 사람도 행복하고 즐겁게 놀 수 있어 좋은 거다. 얼마나 좋나. 넓고 편한 차 타고 다니면서 스케줄 이야기도 하고 내 일에 대해 이야기할 수도 있고. 자기개발서 같은 거 보면 큰 꿈을 가지라고 하는데 난 정말 그릇이 작은 것 같다. 열심히 일하고 한 시간이라도 친구랑 맥주 한 잔 하는 게 좋다. 그리고 그걸 지키기 위해서 노력하는 거지.
그래서 팬들에 대해서도 유독 고마워하는 것 같다. 팬카페에 직접 글도 올리고.
윤시윤 : 너무 죄송하다. 요즘 너무 바빠서 그걸 못했다. 끝나고 나서 글도 써드리고 그래야 했는데 그걸 못했다. 릴레이 인터뷰가 다 끝나야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평범한 삶이라고 했지만 누구나 글 쓰는 걸 좋아하는 건 아니다.
윤시윤 : 세상 재미없는 건 내가 다 하고 사는 것 같다. 정말 그렇다. 스포츠도 하는 것보다는 구경하는 거 좋아하고.
야구 좋아한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윤시윤 : 야구는 정말 광이다. 야구를 좋아하면 무조건 내 편이고 내 사람이다. 그 정도다. 1년에 최악으로 우울증 올 때가 야구 끝나는 날, 한국시리즈 결승전하는 날이다. 정말 공허해진다. 어떻게 살지? 정말 진심으로 그런 생각이 든다. 그러다 4월이 되면 숨이 탁 트이는 기분이고.
야구의 어떤 점이 그렇게 좋나.
윤시윤 : 야구는 수비의 게임이다. 그래서 좋다. 야구는 수비의 비중이 훨씬 크다. 90 대 10 비중으로. 그런데 공격은 타고나도 수비는 정말 훈련으로 이뤄진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좋은 수비를 보여주는 사람에게 더 정이 가고 애착이 간다.
본인도 노력파인가.
윤시윤 : 노력파이고 싶다. 아직 그러진 못하지만 노력파가 될 거다.
“대내외에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앞으로 준혁이나 탁구처럼 자신과 닮은 캐릭터가 아닌 영웅이나 악역을 연기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윤시윤 : 노력일 수도 있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건 배역을 사랑하는 마음인 것 같다. 사람들에게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전하려면 그 캐릭터에 가까워져야 한다. 천재적 연기자라면 그걸 완벽하게 창조할 수 있겠지만 나는 그러지 못하니까 연애하듯 그 캐릭터를 좋아하고 빨리 연기하고 싶다고 생각하면 닮아가게 될 거다. 관심이 그 사람에게만 쏠리니까. 자꾸 그 캐릭터의 특징만 생각하고 마음을 헤아리다보면 그 사람이 되어가겠지.
그럼 질문을 바꾸겠다. 어떤 캐릭터든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나.
윤시윤 : 그런데, 그건 기간의 문제인 것 같다. 사랑이 오래 걸리는 캐릭터가 있을 거다. 사람도 금방 사랑에 빠지게 될 때가 있고 1, 2년 보다가 사랑하게 될 때가 있지 않나.
그런데 이 작업은 한정된 시간 안에 그걸 마쳐야 하니까.
윤시윤 : 그 짧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게 대선배들의 스킬인 것 같은데 나는 아직 그런 게 없다. 좀 더 길게 봐야지.
중심을 지키고 평범함을 사랑하며 좋은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건 알겠다. 그럼에도 이루고 싶은 게 있진 않나? 스타가 된다는 것 말고도.
윤시윤 : 있다. 너무 커서 오히려 사람들이 욕할 수도 있는데 이건 진심이다. 희망의 키워드가 되고 싶다. 유명한 봉사단체 같은 곳의 홍보대사가 될 수도 있고, 대내외에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한 에너지를 가지고 연기를 해서 그 연기에 사람들이 신뢰를 가질 수 있는 그런 사람. 광고주들이 혹하는 사람보다 이 친구가 한 마디 해주면 사람들이 희망을 얻고 좋은 일에 동참할 거 같은 사람. 정말 큰 꿈이다. 꼭 그렇게 되고 싶다.
글. 위근우 eight@
사진. 이진혁 eleven@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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