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자매 세계의 한계" /> 마지막회 SBS 밤 9시 55분
(이하 )의 엔딩에는 몇 가지 경우의 수가 있었을까. 대웅(이승기)과 미호(신민아)가 서로의 사랑이 환상이 아님을 확인하는 지난한 과정을 지나가야만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면, 그 다음부터는 결국 선택의 문제다. 초인간적인 능력을 지니고 있는 구미호가 주인공인 이상, 는 인간세계의 논리와 개연성에 구애받지 않는다. 미호의 경우와 동주선생(노민우)의 경우가 다른 것처럼, 가 창조해 낸 세계의 룰 또한 명확하게 정해져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이르러서도 선택의 범위는 무한하다. 홍자매의 선택은 구미호 전설의 근원이 되는 삼신할미를 등장 시켜 이야기의 끝맺음에 설득력을 갖게 하는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예상되는 모든 엔딩은 차례로 등장한다. 기어코 마지막 날이 되어 미호가 대웅이만 남겨두고 사라지는 순간, 대웅이 미호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차에 치이는 순간, 그리고 처음 만났을 때와 같은 구도로 대웅이 미호를 다시 만나는 순간. 그렇게 인간과 인간이 아닌 종(種)이 만나 사랑을 나누게 되는 이야기 중 유일하게 “잘 되는 이야기”로 남기 위하여, 의 엔딩은 몇 번이고 반복된다. 하지만 의 해피엔딩에 동의를 한다고 해도, 그건 ‘환상이 아닌 진짜 사랑’을 보여준 대웅과 미호가 “사라지지 않고 행복하게 잘 살고” 있기를 바라는 데서 오는 감정적인 동의일 뿐, 의 ‘무엇이든 가능한 세계’에 동의한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홍자매는 를 통해 현실의 장벽을 뛰어넘어 패러디와 판타지를 오가며 로맨스를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지만, 현실 속에 발붙인 ‘홍자매의 세계’를 만드는 데에는 한계에 부딪혔다. 원하는 바로 그 순간 비가 내리지 않는 세계에서도 서로 너무나도 ‘다른’ 너와 나, 인간과 괴물의 사랑은 ‘진짜’일까.
글. 윤이나(TV평론가)
(이하 )의 엔딩에는 몇 가지 경우의 수가 있었을까. 대웅(이승기)과 미호(신민아)가 서로의 사랑이 환상이 아님을 확인하는 지난한 과정을 지나가야만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면, 그 다음부터는 결국 선택의 문제다. 초인간적인 능력을 지니고 있는 구미호가 주인공인 이상, 는 인간세계의 논리와 개연성에 구애받지 않는다. 미호의 경우와 동주선생(노민우)의 경우가 다른 것처럼, 가 창조해 낸 세계의 룰 또한 명확하게 정해져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이르러서도 선택의 범위는 무한하다. 홍자매의 선택은 구미호 전설의 근원이 되는 삼신할미를 등장 시켜 이야기의 끝맺음에 설득력을 갖게 하는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예상되는 모든 엔딩은 차례로 등장한다. 기어코 마지막 날이 되어 미호가 대웅이만 남겨두고 사라지는 순간, 대웅이 미호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차에 치이는 순간, 그리고 처음 만났을 때와 같은 구도로 대웅이 미호를 다시 만나는 순간. 그렇게 인간과 인간이 아닌 종(種)이 만나 사랑을 나누게 되는 이야기 중 유일하게 “잘 되는 이야기”로 남기 위하여, 의 엔딩은 몇 번이고 반복된다. 하지만 의 해피엔딩에 동의를 한다고 해도, 그건 ‘환상이 아닌 진짜 사랑’을 보여준 대웅과 미호가 “사라지지 않고 행복하게 잘 살고” 있기를 바라는 데서 오는 감정적인 동의일 뿐, 의 ‘무엇이든 가능한 세계’에 동의한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홍자매는 를 통해 현실의 장벽을 뛰어넘어 패러디와 판타지를 오가며 로맨스를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지만, 현실 속에 발붙인 ‘홍자매의 세계’를 만드는 데에는 한계에 부딪혔다. 원하는 바로 그 순간 비가 내리지 않는 세계에서도 서로 너무나도 ‘다른’ 너와 나, 인간과 괴물의 사랑은 ‘진짜’일까.
글. 윤이나(TV평론가)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