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대물>│굿 이브닝, 프레지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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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억울한 죽음에 항의하다가 해고된 방송국 아나운서 서혜림(고현정)은 여당의 유력한 차기 대권 후보 강태산(차인표)의 제안을 받아 정계에 진출한다. 서혜림은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하도야(권상우)의 도움을 받아 대통령의 자리를 노리고, 대통령 후보직을 양보할 생각이 없는 강태산은 자신이 영입한 서혜림의 정적이 되어 대립한다.

29일 제작발표회를 가진 SBS 은 현실 세계의 특정 사건과 인물의 잔영으로 가득하다. 구본근 드라마국 국장은 “현실 정치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한 편의 드라마로만 을 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지만, 첫 화부터 잠수함 침몰과 대통령 탄핵 사태가 등장하는 을 현실과 완벽하게 분리해서 보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가라앉은 잠수함, 굴욕 외교 논란, 탄핵당하는 대통령, 분쟁지역에서 피랍되어 목숨을 잃은 카메라 기자, 그림을 로비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미모의 큐레이터까지. 조금이라도 뉴스를 챙겨 본 사람이라면 인용된 사건들을 바로 알 수 있을 법한 요소들이 가득한 은 판타지인 동시에 한국 정치판에 대한 풍자다.

한국 정치판을 비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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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박인권 화백의 만화 시리즈 중 2부 을 원작으로 삼았다. ‘대한민국 최초 여자 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라는 헤드카피로 간결하게 요약되는 중심 스토리는 원작과 다름이 없지만, 중심인물들의 특성과 그 구성에서는 원작과 차이를 둔다. 서혜림은 여자 인권변호사에서 방송국 아나운서 출신의 환경운동가로 직업이 바뀌었다. 권상우가 맡은 캐릭터 역시 원작의 하도야/하류 형제가 합쳐져 ‘제비 출신 검사’ 하도야가 되었다. 원작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였던 ‘음지에서 힘을 쓰는 제비’ 하류의 캐릭터가 축소된 자리를 어떤 새로운 매력으로 채울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결국 은 ‘국민들이 두루 원하는 좋은 대통령상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다. 서혜림은 이상적인 대통령을 꿈꾸는 시청자들을 위한 판타지에 가깝지만, 현실의 요소를 차용한 사건들은 이 단순한 판타지만으로 끝나지 않을 것을 암시한다. 연출을 맡은 오종록 감독은 “드라마로 이런 이야기까지 할 수 있을 만큼 개방된 사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론 정치만큼 의견이 극과 극으로 갈리는 게 없기 때문에 어떻게 균형을 맞출지 계속 고민 중”이라 말했다. 3년 안에 극과 극의 의견을 지닌 국민들을 사로 잡아야 하는 서혜림의 고충과 닮아 보인다. 은 오는 10월 6일 9시 55분, SBS에서 첫 회가 방영된다.

글. 이승한 fourteen@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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