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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모든 영화가 1800엔이야. 내 영화는 700엔만 받으면 좋을 텐데.” 영화감독이자 배우, 개그맨이기도 한 기타노 다케시는 2009년 도쿄필름엑스영화제 기자회견 자리에서 볼멘소리를 한 바 있다. 시청료가 따로 들지 않는 TV는 “내 마음대로 하면 되는데 돈이 드는 영화는 마음대로 할 수 없다”고 했다. 이 불평은 “영화제에서만 팔리고 극장에선 팔리지 않는 감독”이란 자학으로도 이어졌다. 몸 개그의 TV 오락 프로그램으로 시작해 세계적인 거장이 된 기타노 다케시 감독은 이질적인 두 세계 사이에서 갈등이 컸던 모양이다. 국제 영화제를 제외하고 그의 영화가 관객의 사랑을 받은 건 가 유일하다. 대부분의 영화가 극장에서 5억 안팎의 수익을 내는 데 그쳤다. 대중의 웃음을 쥐락펴락하는 개그맨이기도 하니 초라한 흥행 성적표가 마음에 걸렸을 거다.
, 기타노 다케시의 두 번째 난장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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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노 다케시는 대중의 반응을 먹고 사는 남자다. 의 제작은 의 선전 덕에 가능했다. 는 개봉 첫 주 이틀 동안 10만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4위에 올랐다. 최종 스코어는 60만 명으로 큰 흥행은 아니었지만 근래 10만 넘기기도 힘들었던 기타노 다케시 영화로서는 예상 외 호조였다. 감독의 자평은 60점으로 “배우도 딱 맞아 떨어졌고, 재밌는 영화가 됐지만 구석구석 분석하면 합격점 아슬아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의 난무하는 폭력을 계속 밀어붙일 작정이다. 는 세 편의 영화로 정리된 보고서 대신 다혈질 개그맨의 기상천외 혈투극을 선보인 그가 영화와 개그 사이에서 어떻게 싸워냈는지를 보여 줄 두 번째 난장판이 될 거다. 치열한 예술가이자 개그맨 기타노 다케시. 그의 신작 는 2011년 가을 개봉 예정이다.
글. 도쿄=정재혁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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