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환의 주장에 따르면, 그는 지금 필리핀에 누워 있다. MBC 의 ‘라디오 스타’는 오는 15일 신정환 없이 녹화할 예정이다. ‘마오에 아사아사’ 같은 애드리브를 들을 수 없다는 얘기다. 대타도 거론된다. 탁재훈은 신정환처럼 아무 때나 말도 안 되는 애드리브를 한다. 하지만 누구도 MBC 과 KBS 의 빈자리는 언급하지 않는다. 문제는 ‘라디오 스타’뿐이다. 그만큼 ‘라디오 스타’에서 신정환의 역할은 대체 불가능하다.
“뭘 그런 걸 물어봐요?” 김구라는 세속적이다. 그는 사람들이 ‘그냥 그렇게’ 산다는 전제로 토크를 한다. 그가 게스트의 스캔들을 캐물을 수 있는 이유다. 그러나 그는 신정환처럼 애프터스쿨에게 “빨래는 어떻게 하냐”고 물어볼 수 없다. 신정환의 말은 김구라에게 질문의 이유가 감이 잡히지 않을 만큼 어이없을 것이다. 세속적인 사람은 그 정도로 맥락에서 벗어나는 유치한 질문을 던질 수 없다. 신동엽은 신정환이 “생각하는 게 지구인과 다르다”고까지 했다. 그러나 중요한 건 천재성만은 아니다.
계산하지 않는 신정환만의 예능 박명수도 맥락 없는 토크를 한다. 그러나 박명수는 힘들어 하면서도 뛰어야 하는 안쓰러운 가장이다. 그의 개그는 현실의 무게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 같은 미혼남이라도 이휘재는 여자를 능숙하게 리드하는 바람둥이 캐릭터다. 반면 신정환은 생활고도 겪지 않고, 바람둥이도 아니다. 또한 그는 선배들에게도 쉽게 농담을 걸고, 김종국 앞에서는 맞기 싫다며 몸을 움츠린다. 예능 경력 10년이 넘은 30대 남성이지만, 그의 캐릭터는 어떤 성인 남성의 세계에도 속하지 않는다. 그는 단지 상대를 놀리는데만 몰두하고, 상대의 반격에 움츠린다. 심지어 얼마 전 ‘라디오 스타’에서는 스스로 ‘화투’ 이야기를 꺼냈다.
유치하고, 무식하고, 계산하지 않는다. 신정환은 예능계에서 유일하게 아이 같은 어른의 캐릭터다. 다른 예능인들이 차마 못할 멘트도 웃으며 할 수 있고, 누구도 거기에 기분 나빠 하지 않는다. 김구라는 어깨에 살짝 걸친 손담비의 옷을 보고 “나 같으면 옷이 명치에 걸리겠다”고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신정환이 하면 웃는다. 다른 예능이라면 수습 불능의 애드리브일 수도 있다. 그러나, ‘라디오 스타’는 엄청나게 빠른 호흡 속에서 끊임없이 웃겨야 하는 토크쇼다. 마치 과일이 열린 나무를 흔드는 악동처럼, 신정환의 토크는 ‘라디오 스타’를 흔들면서 수많은 토크 소재를 던진다. ‘빨래’ 이야기도 결국 에프터스쿨 멤버들과 손담비가 숙소 생활을 말하도록 물꼬를 텄다.
팀플레이가 중요한 ‘라디오 스타’를 위해 김구라가 민감한 질문을 던져 포문을 열면 신정환이 상황을 키우고, 윤종신이 MC와 게스트의 반응을 받아치며 소소한 웃음을 주며, 김국진이 큰 줄기의 진행을 한다. ‘라디오 스타’는 마치 재즈의 잼연주처럼 지극히 혼란스러우면서도 환상적인 팀워크를 자랑했고, 캐릭터마다 포지션이 뚜렷했다. 신정환은 이 잘 짜인 팀플레이에서 혼란 그 자체가 역할인 리베로고, 그처럼 활약하려면 능력은 물론 캐릭터까지 같아야 한다. 물론 그건 불가능하다. 심지어 신정환이 돌아온다 해도 어렵다. 그의 웃음을 보며 편하게 웃기엔, 그는 너무 많은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최선은 신정환의 모든 주장이 사실로 밝혀져 명예회복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면 남은 건 아예 새로운 길이다. 새로운 캐릭터가 MC들의 관계와 역할을 다시 짤 수밖에 없다. 그게 가능하든 하지 않든 선택의 여지는 없다. 최근 의 이슈는 대부분 ‘라디오 스타’에서 나왔다. 지금 ‘라디오 스타’의 약화는 은 물론 MBC 예능 전체의 이빨을 빠지게 할 만한 일이다. 요즘 인기 예능에서 한 사람이 빠진다는 건 그런 의미다. 별 수 있나. 말 많고 탈 많던 ‘라디오 스타’가 이번에도 또 해결해야할 일이 생겼다고 할 수 밖에. 일이 좀 많이 크긴 하지만 말이다.
글. 강명석 two@
“뭘 그런 걸 물어봐요?” 김구라는 세속적이다. 그는 사람들이 ‘그냥 그렇게’ 산다는 전제로 토크를 한다. 그가 게스트의 스캔들을 캐물을 수 있는 이유다. 그러나 그는 신정환처럼 애프터스쿨에게 “빨래는 어떻게 하냐”고 물어볼 수 없다. 신정환의 말은 김구라에게 질문의 이유가 감이 잡히지 않을 만큼 어이없을 것이다. 세속적인 사람은 그 정도로 맥락에서 벗어나는 유치한 질문을 던질 수 없다. 신동엽은 신정환이 “생각하는 게 지구인과 다르다”고까지 했다. 그러나 중요한 건 천재성만은 아니다.
계산하지 않는 신정환만의 예능 박명수도 맥락 없는 토크를 한다. 그러나 박명수는 힘들어 하면서도 뛰어야 하는 안쓰러운 가장이다. 그의 개그는 현실의 무게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 같은 미혼남이라도 이휘재는 여자를 능숙하게 리드하는 바람둥이 캐릭터다. 반면 신정환은 생활고도 겪지 않고, 바람둥이도 아니다. 또한 그는 선배들에게도 쉽게 농담을 걸고, 김종국 앞에서는 맞기 싫다며 몸을 움츠린다. 예능 경력 10년이 넘은 30대 남성이지만, 그의 캐릭터는 어떤 성인 남성의 세계에도 속하지 않는다. 그는 단지 상대를 놀리는데만 몰두하고, 상대의 반격에 움츠린다. 심지어 얼마 전 ‘라디오 스타’에서는 스스로 ‘화투’ 이야기를 꺼냈다.
유치하고, 무식하고, 계산하지 않는다. 신정환은 예능계에서 유일하게 아이 같은 어른의 캐릭터다. 다른 예능인들이 차마 못할 멘트도 웃으며 할 수 있고, 누구도 거기에 기분 나빠 하지 않는다. 김구라는 어깨에 살짝 걸친 손담비의 옷을 보고 “나 같으면 옷이 명치에 걸리겠다”고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신정환이 하면 웃는다. 다른 예능이라면 수습 불능의 애드리브일 수도 있다. 그러나, ‘라디오 스타’는 엄청나게 빠른 호흡 속에서 끊임없이 웃겨야 하는 토크쇼다. 마치 과일이 열린 나무를 흔드는 악동처럼, 신정환의 토크는 ‘라디오 스타’를 흔들면서 수많은 토크 소재를 던진다. ‘빨래’ 이야기도 결국 에프터스쿨 멤버들과 손담비가 숙소 생활을 말하도록 물꼬를 텄다.
팀플레이가 중요한 ‘라디오 스타’를 위해 김구라가 민감한 질문을 던져 포문을 열면 신정환이 상황을 키우고, 윤종신이 MC와 게스트의 반응을 받아치며 소소한 웃음을 주며, 김국진이 큰 줄기의 진행을 한다. ‘라디오 스타’는 마치 재즈의 잼연주처럼 지극히 혼란스러우면서도 환상적인 팀워크를 자랑했고, 캐릭터마다 포지션이 뚜렷했다. 신정환은 이 잘 짜인 팀플레이에서 혼란 그 자체가 역할인 리베로고, 그처럼 활약하려면 능력은 물론 캐릭터까지 같아야 한다. 물론 그건 불가능하다. 심지어 신정환이 돌아온다 해도 어렵다. 그의 웃음을 보며 편하게 웃기엔, 그는 너무 많은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최선은 신정환의 모든 주장이 사실로 밝혀져 명예회복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면 남은 건 아예 새로운 길이다. 새로운 캐릭터가 MC들의 관계와 역할을 다시 짤 수밖에 없다. 그게 가능하든 하지 않든 선택의 여지는 없다. 최근 의 이슈는 대부분 ‘라디오 스타’에서 나왔다. 지금 ‘라디오 스타’의 약화는 은 물론 MBC 예능 전체의 이빨을 빠지게 할 만한 일이다. 요즘 인기 예능에서 한 사람이 빠진다는 건 그런 의미다. 별 수 있나. 말 많고 탈 많던 ‘라디오 스타’가 이번에도 또 해결해야할 일이 생겼다고 할 수 밖에. 일이 좀 많이 크긴 하지만 말이다.
글. 강명석 tw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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