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진의 소타령 VS 조영남의 여친타령
박영진의 소타령 VS 조영남의 여친타령
박영진의 소타령
남하당 대표님이십니다. ‘남자는 하늘이며 모든 여자는 소를 키워야 한다’는 지론으로 한 평생 살아오셨죠. 그 분의 우론(牛論)에 따르면, 소는 중요한 가족 구성원으로서 여자의 모든 일상은 소 중심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고 싶다는 여자들을 향해 “소도 패밀리 레스토랑 갈 때 데리고 가. 소도 가족이야”라고 외치시고, 그 곳에서 생일을 맞아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을 때도 혹여나 인간들에게 둘러싸인 한 마리 소가 소외감을 느낄까봐 “소랑 같이 하트하고 사진 찍어”라고 배려하시는 분입니다. 뿐만 아니라,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는 대신 “소한테 가서 ‘소 귀에 캔디’를 부르는” 게 마땅하며 노래방에서 받은 서비스 10분은 “소 여물 먹이는 데 써야”하는 소중한 시간이라는 가르침도 일찌감치 선사하셨습니다. 만약 명품 소가죽 가방이 갖고 싶은 분들은 “소를 등에 짊어지면 그게 소가죽 가방이야!”라는 말씀을 명심하세요. 우리 박영진 대표님은 소 키우는 데 예쁜 여자, 똑똑한 여자, 명품 좋아하는 여자, 노래 잘 부르는 여자 가리지 않는 여성평등주의자이십니다. 그래서 “여자가 바닷가 가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속을 살살 긁어 놓는 걸 넘어 눈썹을 치켜뜨시고 눈을 지그시 감으신 뒤 얼굴을 들이밀며 “뭐, 썬태-앤? 써-언-태-앤?”이라고 딱 두 번만 반문하시는 것으로 모든 여자들의 기를 확 죽여놓는 마성의 국회의원이십니다. 그런데 이토록 말발 센 대표님이 왜 ‘봉숭아 학당’에서는 허경환한테 구박받으시는지, 정마-알 미스테리합니다.
조영남의 여친타령
데뷔 40년차 가수이자 화가이십니다. 비록 “평생에 가수왕 한 번도 못해보고 가요 Top 10 한 번도 못 꼈지”만 히트곡 ‘화개장터’ 하나로, ‘바람 안 피우는 남자 없으며 친구 사이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지론으로 지금까지 살아오신 훌륭한 분이죠. 그 분의 우론(友論)에 따르면, 20~70대의 여자들과 스스럼없이 친구가 될 수 있는 사람은 “헐리웃 스타”가 아니라 “영국 왕실 스타일”에 가깝습니다. “나로서는 예쁘다고 얘기할 수밖에 없는” 그 분의 여자친구들은 70대에서 시작해 24세까지 다양한 연령대에 포진해 계십니다. 혹시나 의심이라도 할라치면 “내가 지금 전화로 물어볼게”라고 정면으로 맞서며, 여느 연예인이었다면 MC들의 끈질긴 취조에도 철저히 숨겼을 여자친구의 신상에 대해서도 우리의 그분께서는 “24살의 어느 방송국 아나운서”라며 당당히 공개하십니다. 이쯤되면 “22년을 함께한 80세 가까이 되신 가사도우미 할머니”와도 친구되실 기세 아닙니까? 노래와 시, 그림도 모자라 넓디넓은 교우관계까지 다방면에서 재주를 보이시는 그 분은 아마도 “20대부터 빠지기 시작한” 시인 이상의 오감도 시 제1호로부터 지대한 영향을 받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제13인의아해가연예계를질주하오. (길은막다른연예계가적당하오) 제1의아해가화개장터를부르오. 제2의아해가그림을 그리오. 제3의아해가이상은이상이상이었다를쓰오. 제4의아해가24살여자사람과친구를하오…(생략)

글. 이가온 thi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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