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이하 JIMFF)를 찾은 변영주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제천에 와서 영화를 왜 봐? 계곡 가서 놀아야지.” 물론 그의 말처럼 제천은 호반의 고장만이 가진 타고난 매력으로 넘쳐나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영화제에 오는 관객이라면 누구나 마음에 오래도록 남을 영화 한 편을 만나기를 바란다. 지금 제천 어딘가에서 그 만남을 위해 고심하고 있을 당신을 위해 준비했다. 전진수, 홍영주 프로그래머가 올해 JIMFF에서 놓쳐서는 안 될 세 편의 단편과 세 편의 장편을 소개한다.단편영화 추천작 3
: 2분 30초짜리 초단편영화로, 한 꼬마의 설레는 마음을 굉장히 임팩트 있게 담아냈죠. 아버지가 듣던 음악을 모아서 좋아하는 옆집 친구에게 선물하러가는 모습을 표현했는데 그 짧은 시간 안에 꼬마의 설렘과 향수 등 다양한 감정들이 묻어납니다.
: 아난다라는 프랑스 가수가 가나에서 펼친 공연 기록, 가나의 풍경과 사람들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예요. 흔히 다큐멘터리 영화하면 지루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고 경쾌하고 가벼워요. 내공 있는 가벼움이랄까요?
: 한국의 단편영화들은 장편을 만들기 전 습작 같은 경향이 강하죠. 그러다보니 단편만의 매력을 살린 국내 영화들을 찾기가 힘들어요. 그런 면에서 는 한국에서 만들기 쉽지 않은 뮤지컬 영화인데도 신선하게 잘 나왔어요. 장편영화 추천작 3
: 영화를 보는 내내 ‘그래, 영화는 저래야지’하는 생각이 계속 들더라구요. 실제작비가 천만 원이 채 되지 않았다는데, 결국 좋은 영화를 만들 때 중요한 건 돈이 아니라 아이디어 열정이라는 걸 보여줍니다.
: 제목만 들어도 탄성이 절로 나오는 를 만든 울리 에델 감독의 최근작이에요. 독일 최고의 인기 래퍼인 부시도의 실화로, 감독의 전작들처럼 힘이 있는 영화입니다.
: 프로그래머로서 가장 기쁠 때가 나도 잘 몰랐던 그러나 좋아했던 것들의 뒷이야기를 영화를 통해 알게 될 때거든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뮤지션 비틀즈의 몰랐던 모습을 엿볼 수 있어서 이 영화를 만난 게 기뻤습니다.
글. 제천=이지혜 기자
사진. 채기원 ten@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