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정카드
1. 상대를 함정에 빠트려 게임에 위기를 초래하는 카드
2.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었습니다

1997년부터 일본의 만화 주간지 와 월간지 < V점프 >를 통해 연재된 타카하시 카즈키의 만화 은 이후 TV와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며 큰 인기를 얻었다. 그리고 작품에 등장하는 카드를 이용한 게임은 비디오 게임, 온라인 게임으로 구현되어 애니메이션의 팬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었다. 또한 이 트레이딩 카드 게임은 실물로 제작, 판매되어 세계적으로 많은 플레이어를 양산하고 있기도 하다. 게임에 등장하는 카드는 일반적으로 몬스터 카드, 마법 카드, 함정카드로 나뉘는데, 그 중에서 함정카드는 상대방의 카드로 실행된 마법을 무력화하여 함정에 빠뜨리는 역할을 하며, 카드 사용 시에는 ‘발동하다’는 동사와 함께 호응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게임 의 인기는 일본 뿐 아니라 한국은 물론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 특히 게임의 재미에 빠진 흑인 남성이 함정카드를 들고 농밀한 미소를 짓고 있는 사진은 이러한 게임의 인기를 입증하는 동시에 ‘함정카드’ 열풍의 시초가 되었다. ‘함정’이라는 단어가 연상시키는 장난스러움과 반전의 느낌은 ‘낚시’로 요약될 수 있는 온라인 특유의 헛다리 게시물로 연결되었다. 게시물을 열람하면 제목과 무관하게 해당 사진이 등장하며 ‘함정카드가 발동되었다’는 메시지를 통해 단순한 놀라움과 당혹감을 유도하는 것이 기본적인 함정카드 게시물의 형태다. 그러나 이 현상에서 주목할 점은 점점 게시물의 구성이 상대방을 속이는 것이 아니라, 새롭고 창의적인 함정 사진을 생산하는 방향으로 변모했다는 점이다. 마치 ‘한 뚝배기 하실래예’ 열풍의 그것처럼 네티즌들은 경쟁적으로 함정역, 조선시대, 호롤롤로 할머니 함정다양한 형태의 함정 게시물을 생산했고, 결국 이것은 무의미의 반복을 통해 의미를 생산하는 매커니즘의 일례로 파악된다. 이에 더해, 함정 게시물에 응용된 다수의 레퍼런스는 온라인 문화 고유의 코드들로 점철되어있어 함정카드 게시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문화 전반을 파악할 수 밖에 없게 된다는 점 또한 주목할 부분이다. 함정카드는 온라인 서브컬쳐로 들어가는 입장권인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그러한 세계의 문을 여는 것이야 말로 방학과 휴가를 맞은 당신 인생의 함정이 될 지도 모를 일이다.
탐구생활 : 다음 중 함정카드에 걸려든 상황이 아닌 경우는?
1. 모이다! 먹자, 먹어.
2. 데이트다! 만나자, 만나.
3. 해외팬이다! 신난다, 신나.
4. 인셉션! 스포일러다, 스포일러야.
5. 초대손님이다! 여자다, 여자야.

글. 윤희성 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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