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무적 토요일>, 프로야구와 ‘천무야’의 차이
, 프로야구와 ‘천무야’의 차이" /> 토 KBS2 저녁 6시 30분
의 최대 강점은 야구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다양한 각도에서 잡아내는 편집에 있다. 대기타선의 선수들이 경기를 지켜보며 나누는 대화, 경기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팀의 반응과 같이, 일반 관람으로는 미처 알 수 없는 덕아웃의 공기까지 담아내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미덕이었다. 그러나 24일 방송에서는 그런 미덕이 모두 사라졌다. 김동희의 2연속 완투승이자 팀의 2연속 콜드 승이었다. 김준은 6연타석 안타를 쳐냈고 이하늘은 생애 첫 포수 플라이를 잡았다. 찍기만 해도 드라마가 나올 수 있는 경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날 방송은 한 회분에 경기 내용을 쑤셔 넣기 바빴다. 승패와 상관없이 야구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던 편집은 간 데 없고 경기 결과만 남았다. 콜드 패를 당한 상대팀의 소감도 없었고, 2연속 승리를 거둔 천하무적 야구단의 기쁨도 30초 가량으로 끝이 났다. 아무 흥분도 클라이맥스도 없이 1회분으로 끝난 이 방송을 본 후 남는 것은 허탈함이다. 촬영해 온 소스 자체가 빈약했던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KBS 새노조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담당PD 대신 외주 제작팀의 손을 거친 편집은 누가 보더라도 이 팀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아무리 실력 있는 사람이 최선을 다 한다 하더라도 프로그램을 함께 해 온 사람들만이 알 수 있는 고유의 색깔은 흐려질 수밖에 없었다. 이쯤 되면 원본 테이프를 외주 PD들에게 넘긴 ‘책임 프로듀서’들은 도대체 무엇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건지 궁금해진다. 만의 색깔이 자꾸 흐려지고 있는데, 어찌 되었든 방송만 제때 나오면 된다는 건가. 실력이 부쩍 는 천하무적 야구단의 경기 흐름을 충실히 담지 않았느냐고? 멋진 경기만을 볼 생각이면 프로야구를 보면 된다.

글. 이승한(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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