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만화가 이말년은 슈프림팀을 소재로 한 ‘슈프림팀 특별만화’에서 “쌈디의 로우톤과 이센스의 하이톤이 어우러져 환상의 하모니를 만들어내고 있어”라는 대사를 적었다. 와 네이트가 함께 진행하는 [스타ON]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딱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 중 사이먼D가 재치 있는 유머로 분위기를 뒤흔들어 놓으면, 이센스는 차분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인터뷰의 흐름을 이어갔다. 서로가 어떤 질문에 누가 대답해야할지, 누가 무엇을 더 잘하는지 아는 그들은 말 그대로 듀오다웠다. MBC 의 ‘뜨거운 형제들’에 출연한 사이먼D를 통해 슈프림팀을 알게 된 사람들이라면, [스타ON]을 통해 한 팀으로서의 슈프림팀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요즘 인기가 많아졌다. 가장 달라졌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뭔가. 언더 시절에 좋아했는데 왠지 뺏긴 것 같다는 기분이 든다는 팬도 있더라. (웃음) (남미미 tooni***)
이센스 : 전에는 “어, 형!” 막 이러는 팬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교복 입은 소녀들이 “오빠”이럴 때가 있다. 솔직히 상상도 못해 본 장면이었다. 좋긴 하더라. (웃음)
사이먼D : 누구한테라도 다 물어봐라. 안 좋은가. 사랑 받는다는 건 괜찮더라. (웃음)
이센스 : 원래 음악 하면서 내 인생만 생각한다. 내가 22살이면 22살 때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는 거다. 그런데 22살이 하는 얘기를 15살짜리가 듣고 좋아하는 게 신기했다. 그래서 아, 우리가 영향력이란 걸 가질 수 있구나 싶었다. 우리도 17살 때 다이나믹 듀오 같은 형들의 가사에 큰 영향을 받았는데, 이제는 우리가 그럴 수 있는 것 같아서 그게 되게 기분이 좋다. 여자 팬들이든 남자 팬들이든 나를 기억해준다는 자체가 기분 좋다.
“뒤져보니 우리 팬픽도 있더라” 그러면 이제 허니브레드 가지고 안 싸우겠다. 인터넷에서 보니까 배고픈 시절에 그거 가지고 싸웠다던데 (웃음) 단 음식을 좋아하나. (DANDA)
사이먼D : 아우, 이제 먹지도 않는다. (웃음) 사실 너무 많이 먹어서 질려가지고 안 먹는 거다. (웃음)
이센스 : 그 얘기가 되게 낭만적으로 각색돼서 올라갔더라. (웃음)
사이먼D : 그거 이상하게 각색된 거다. 그런 거 있지 않나. 팬픽 같은 거. 뒤져보면 우리 팬픽도 있더라. (웃음)
맞다. 봤었나.
사이먼D : 봤다. 내용은 차마 말 못하겠고. (웃음)
스스로 가장 사치스럽게 돈을 써봤다고 생각하는 건 뭔가. (blind)
이센스 : 공기청정기? (웃음) 그리고 예전보다 술을 많이 먹는다. 내가 다 쏜다는 얘기다. (웃음) 사실 다른 생활의 변화는 없다. 옷도 전하고 똑같이 입고, 집이 넓어져서 좋긴 하지만. 옛날 살던 옥탑방에선 하수구 냄새 올라오고 그랬는데, 이제는 집 같은 집에서 산다. 술도 이젠 내가 사고.
사이먼D : 동생들이 사달라고 한다.
이센스 : 그래도 애들이 기억도 못해. 왠지 억울하네.
사이먼D : 한 번 쏠 때 쏴야지. 그것도 이제 텀 한번 가지고 쏘면 빵 터지는데, 안 그러면 별 반응도 없어 (웃음) 나는 잘 안 나간다. 그냥 집에 있다.
이센스 : 확실히 형이 쏘는 날은 기억하더라. (웃음)
대중들의 관심이 생기면서 사이먼 D의 여자친구에 대해서까지 관심을 갖는 경우가 생긴다. 인디 뮤지션 레이디제인인데, 사적인 부분까지 건드릴 때는 어떤가. (황희락 gmlfkr***)
사이먼D : 아무래도 여자친구에 대한 얘기는 신경 쓰인다. 여자친구가 불편한 부분이 생길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소소하게 짜증나는 건, 여자친구가 검색어 순위가 더 높더라. (웃음)
사이먼D는 예능인들도 만나는데, 친해진 사람들이 있나. 사고방식이나 대화 내용이 다를 수도 있는데. (들뜬나머지)
사이먼D : 만나면 다 똑같은 사람들이고, 나는 신기할 뿐이다. 와, 연예인들이 옆에 있네 이렇게 된다. 아직도 ‘뜨거운 형제들’ 촬영하면서 그렇다. 내가 박명수, 김구라, 탁재훈 이 세 명 사이에 끼어있는데, 맨날 TV로만 보던 사람들하고 직접 방송을 하는 거니까. 아직까지는 형들하고 아주 친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친해지고 싶기도 하다.
비스트의 용준형이 슈프림팀을 고등학교 때 좋아했는데, 같이 프로그램하고 연락하는 것 자체가 믿을 수 없다고 하더라.
이센스 : 나도 아이돌과 같이 지내는 건 믿을 수 없다. 으하하.
라디오에서 친해진 김신영이 ‘피곤해’에서 피처링을 해주기도 했다. 생각보다 랩을 잘하더라.
사이먼D : 장난 아니었다. 원래 신영이 누나가 예전에 랩하는 걸 듣고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누나도 하고 싶어 하더라.
이센스 : 원래는 누나가 어느 정도 가사를 써 오면 우리가 랩 메이킹을 하면서 랩을 다듬어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누나한테 주제를 말해주니까 오케이 하더니 정말 가사를 써왔더라. 녹음부스에 들어가서 일곱 번 만에 끝냈다. 전부 녹음을 다 잘라가는 거 없이 한 번에 다 가고.
사이먼D : 진짜 래퍼다.
김신영과 반대로 당신은 ‘뜨거운 형제들’에서 예능을 한다. 상황극을 할 때는 어떤 생각을 하나. 실제 성격하고 비슷한가. (ksel1004y)
사이먼 D : 아무래도 상황은 설정이라도 거기에 대응하는 건 나니까 그런 모습이 많이 드러나게 된다. 일단 상황이 시작되면 처음에는 머릿속에서 어떻게 해야하나하고 계속 생각하게 되는데, 결국엔 내가 원래 하는 대로 나오게 되는 것 같다. 가능하면 평범하게 가지 말자는 생각도 들고.
이센스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할 생각은 없나. (정수혜 soohy***)
사이먼D : 그렇게 되면 더 재밌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얘가 얘기를 띄워주니까. 지금은 나 혼자 얘기하고 내가 내걸 받아 치려니까 힘든 부분이 있다. 몸도 지치고.
이센스 : 대신 나는 형 녹화 날마다 잔다. (웃음)
“우리는 사투리를 고쳐야겠다는 생각이 절대 없다” 두 사람은 다이나믹 듀오를 통해 메이저씬에서 데뷔할 수 있었다. 그들은 당신들에게 어떤 존재인가. (손은호 eun***)
이센스 : 원래 다이나믹 듀오 형들은 우리가 각자 솔로 활동을 하다 한번 마주쳤었다. 나중에 얘기 들어보니까 일부러 우리를 보러 온 거였다고 하더라. 정말 우리에게 많은 걸 알려준다. 음악에 대해서는 간섭하지 않지만, 더 많은 사람들 앞에서 활동할 때 필요한 것들에 대해 계속 조언해주신다.
사이먼D : 나는 옛날에 부산에서 술자리를 가졌는데, 그때는 내가 자신감이 엄청 넘칠 때였다. 정말 근자감이었다. 어우, 회사 차렸다면서요? 나 거기 들어가고 싶어요. 그런데 안 된데요. (웃음) 아직 자기들은 신인들을 양성할 자격이 못 된다고. 그래서, 그 때는 물러났는데 그 후에 만났다.
다이나믹 듀오는 두 사람의 어떤 부분을 보고 제작에 나서겠다고 한 건가.
사이먼D : 다른 것보다는 역시 랩이겠지.
이센스 : 우리는 언더그라운드에서 뭔가 계속 해왔다. 유명하든 유명하지 않든 7, 8년 해온 게 사람들 눈에 띄었으니까 그런 걸 잘 봐준 것 같다. 우리가 음악을 시작한 게 2002년부터였고, 힙합팬들이 우리 이름을 알고 종종 어, 그 노래 좋아요, 라고 해주던 게 2006년쯤이었으니까 그런 모습을 좋아해준 것 같다. 얘들은 1위할 거야, 대박날거야 이런 게 아니라 계속 음악을 해온 애들이니까.
‘바보들’에서 힙합에 대해 얘기하는 부분이 있는데, 힙합 하면서 본인들에게 영향을 준 뮤지션들이 있나. 사이먼D는 TV 프로그램에서 하림의 노래를 부르기도 하던데.
사이먼D : 나는 다 듣는다. 요즘 나오는 신보들도 챙겨듣고. 세르지오 멘데스도 듣고. 좋은 음악은 다 듣는다. 힙합이야 당연히 듣고. 요즘에는 특히 옛날 것들을 많이 듣는다. ‘뜨거운 형제들’에서 트로트를 부른 건 그 때 무슨 행사 하러 가면서 노래 듣다가 트로트를 듣게 됐는데, 정말 장난 아니었다. 완전 한국형 소울이었다.
이센스 : 트로트가 그냥 가벼운 음악처럼 이미지가 생긴 게 있는데, 사실 굉장히 깊은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이 아니면 전 세계 어디에도 그런 게 없을 것 같다. 진심으로 감동했었다.
혹시 다음 앨범에서 힙합외의 음악을 할 가능성도 있는 건가? (jessie01)
이센스 : 에이, 사람은 자기 그릇이 있는 것 같다.
사이먼D : 트로트는 40대쯤 되면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웃음)
마지막 질문. 둘 다 경상도 출신인데 사투리를 고쳐야겠다는 생각 해 본적 있나? (김영중 kkyj9***)
사이먼D : 없다. 우리는 절대 없다.
이센스 : 나는 지금 말투가 대구 말도 아니고 서울말도 아니고 이상하다. 고쳐야겠다고 서울말 쓴 적은 한 번도 없고, 말투를 억지로 고치면 성격도 안 나오고 감정도 전달 못한다. 대구 말을 쓰는 게 더 멋있다고 생각한다. 내 고향이니까.
사이먼D : 내 친구들이 방송보고 전화해서 “야 니가 제일 멋있는 건 뭔 줄 아나? 니가 사투리를 쓰고 있다는 거다”라고 말하더라.
이센스 : 미국에는 래퍼들이 자기 지역 말투로 랩을 하지 않나.
억양이 살아나야 랩 듣는 맛도 사는 거니까.
이센스 : 그런데 나는 카메라 들이대면 리얼 대구 말이 안 나온다. 긴장하나 보다.
사이먼D : 서울사람 되어 가고 있는 거야. 너 서울말 쓰잖아! (웃음)
[스타ON]은 (www.10asia.co.kr)와 네이트(www.nate.com)가 함께 합니다.
인터뷰. 강명석 two@
정리. 이가온 thirteen@
사진. 이진혁 eleven@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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