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KBS 의 종영 이후 2년 2개월만이다. 그 사이 만화나 인터넷 소설을 각색한 드라마들이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았고, 단막극의 부활은 요원해보였다. 그러나 5월 15일 노희경 작가의 ‘빨강 사탕’으로 돌아온 단막극 은 7월 10일 방송될 제 7화 ‘위대한 계춘빈’(극본 윤지희, 연출 이응복)으로 이어지고 있다. 6개월간 총 24편으로 구성될 에 대한 차별화된 시선과 현장 기사까지 의 스페셜한 기사는 매주 월요일 KBS 홈페이지와 에서 볼 수 있다. /편집자주

KBS <드라마 스페셜> ⑦│내 이름은 계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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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교사 춘빈(정유미)은 미술치료사 기남(정경호)을 좋아한다. 아니, 좋아해 왔다.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기남과 같은 학교에 다니며 먼발치에서 그를 지켜봐 온 춘빈에 비해 기남의 기억 속 그녀는 전혀 남아 있지 않다. 그런 기남은 그녀를 “이상한 여자”라고 치부해버리고 싶지만, 춘빈의 엉뚱한 행동에 자꾸만 눈길이 간다. 이날 촬영분은 춘빈이 유치원생 새롬(안서현)을 데리고 기남의 미술치료실에 찾아 상담을 받는 장면. 경기도 수원 KBS 드라마센터의 세트장은 실제 미술치료실을 재현한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꾸려져 있다. 갖가지 도구로 그림을 그리는 새롬을 지켜보던 기남이 문득 고개를 돌려 책상 한구석에서 빨간색 덩어리를 그리고 있는 춘빈을 쳐다본다. “저도 심심해서요”라는 춘빈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던 그가 어느새 새롬이 그린 병아리를 보고 기겁하듯 말한다. “병아리는 새롬이 자신을 의미하는 겁니다. 근데 여기 보세요. 날개가 축 쳐져 있죠. 이건 자아실현의 좌절을 의미하는 거예요. 자존감이 낮은 어린이들로부터 많이 나타나는 현상이죠. 그리고 여기, 병아리 발이 다리에 비해서 유난히 크죠. 이건 공격성의 정도를 나타내는 겁니다.” 이에 돌아오는 춘빈의 한마디. “제 눈엔… 그냥 평범한 병아리 같은데요.”

스무 살, ‘고전문학의 이해’라는 교양수업에서 를 접한 윤주희 작가가 영감을 얻어 집필한 ‘위대한 계춘빈’. 청춘의 절망과 욕망에 대한 집착으로 뭉친 개츠비처럼 “한 사람을 평생 목숨 바쳐 한 사랑이건, 절대 용서할 수 없는 불륜이건, 스토킹이라 불리는 사랑이건, 어쨌든 그게 사랑이건 아니건, 우리 모두를 칭찬해주는 사랑이야기가 쓰고 싶었다”는 작가는 위대하다고 불릴 수 있는 마음 한 번쯤은 가져볼 만한 것이라고 말한다. 우린 어떤 사랑을 꿈꾸고, 어떤 사랑을 했는지, 그리고 계춘빈과 왕기남은 어떤 위대한 사랑을 했는지 7월 10일 밤 11시 15분, KBS2에서 확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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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원성윤 twelve@
사진. 채기원 ten@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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