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D수첩 >, 그 예산은 다 어디로 갔을까
, 그 예산은 다 어디로 갔을까" />< PD 수첩 > MBC 화 밤 11시 15분
여덟 살짜리 여자아이가 학교 안에서 성범죄자에게 붙들려 1km를 끌려가 성폭행 당했다. 조두순, 김길태에 이은 이른바 ‘김수철 사건’이다. 2009년 12세 이하 대상 성폭행만 1017건, 하루 평균 성폭행 피해 아동은 3명꼴이지만 신고 되지 않은 아동 대상 성범죄자의 수는 가늠하기 어렵다.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키는 사안인 만큼 전자발찌, 화학적 거세, 사형까지 수많은 강경대응책이 논의되고 있지만 법이 강화될 때마다 불소급의 원칙이 적용되면서 정작 명단에서는 범죄자가 점점 사라지는 아이러니한 사태가 발생한다. 그래서 < PD 수첩 > ‘우리 아이, 우리 동네는 안전한가?’ 편이 아동성범죄의 끔찍한 실태에 분노하는 대신 재개발 지역에서 벌어지는 성범죄 사례와 그 대책에 눈을 돌린 것은 의미 있다. 대낮에도 미로 같은 골목과 CCTV는 커녕 가로등도 거의 없는 동네에서 성추행범과 마주치는 게 일상인 아이들은 “그냥 뛰어가요”라고 말한다. 이곳에서는 맞벌이 부모가 나간 틈을 타 집에 들어와 한 시간 동안 여자아이들을 성추행한 사건도 있었다. 결국 가난한 가정의 아이일수록 성폭력에 노출될 위험성이 더 높아지는 것이다. 부모 대신 아이들을 돌봐 줄 학교도, 지역 아동 센터도 손이 모자란다. 문제는 예산이다. 하지만 아동복지예산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OECD 회원국 중 꼴찌이며 평균의 5분의 1에도 못 미치는 나라에서 아이들이 잘 자라기를 바라는 것은 요행을 바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한 전문가는 말한다. 아이를 키우는 데 써야 할 예산은 다 어디로 갔을까. 이런 사회에서도 아이를 많이 낳으라는 국가는 국민에게 대체 어떤 요행을 바라는 것일까.

글. 최지은 f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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