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인 “전과는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다”
한가인 “전과는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다”
젊고 똑똑한 여자는 돈이 없고, 부유하고 아름다운 여자는 사랑을 모른다. SBS 의 재인(한가인)과 태라(오연수)에게는 각각 채워지지 않는 욕망이 있다. 그리고 재인이 재벌 2세로 오인하고 접근했던, 태라가 동생 모네(정소민)로부터 떼어내고 싶어 하는 건욱(김남길)은 이들의 삶을 예상치 못했던 방향으로 비틀어 놓는다. 맑고 사랑스런 이미지에서 신분상승을 꿈꾸는 속물 여주인공으로 변신한 한가인과 우아하지만 유혹에 흔들리는 기혼 여성을 몸에 딱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연기하는 오연수는 어떤 여성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어 할까. 6월 14일,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중계로 한 주 결방을 앞두고 경기도 용인에서 열린 현장공개에서 이들을 만났다.

“남편도 남자배우들 때문에 신경이 쓰일 거다”
한가인 “전과는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다”
한가인 “전과는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다”
지난 주 방송된 4, 5회의 일본 촬영분에서 일본어 대사가 상당히 길었는데 어떻게 소화했나. 혹시 일본어가 유창한 김재욱이 도움을 주기도 했나.
한가인 : 그 때는 재욱 씨랑 친하지 못한 상태여서 도움을 못 받았다. (웃음) 제작사에서 구해 주신 일어 선생님과 일본에 함께 갔다. 녹음해 주신 대사를 매일 자기 전과 아침에 계속 들었다. 3주 내내 들었더니 쿡 찌르면 저절로 대사가 나올 정도였다. 향후 5년 정도는 잊지 않을 것 같다.

재인 옆에 있는 심건욱, 홍태성 두 남자의 매력은 아주 다른데 실제라면 누구를 택하겠나.
한가인 : 내가 재인이 역할을 해서가 아니라, 실제로 고민이 많이 될 것 같다. 건욱이는 재인이와 닮은꼴인 부분이 많아서, “너는 그냥 다른 나다” “너라고 나랑 다를 것 같아?” 하는 얘기를 나눌 만큼 비슷해서 끌리는 면이 있을 것 같고 반대로 태성이는 좀 귀여운 것 같다. 부잣집 아들이란 것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엄마처럼 보듬어주고 싶은 모성애를 자극하는 면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선택을 한다면 둘 중에 누군가가 굉장히 삐질 수 있으니 대답하지 않겠다. (웃음)

두 미남 배우와 호흡을 맞추는 데 대해 남편 연정훈도 신경을 쓰는 편인가.
한가인 : 신경이 쓰일 거다 아무래도. 둘 다 신랑보다 나이도 어리고 멋있다보니 친구들도 전에 드라마 촬영할 때는 그런 말 없다가 이번에는 ‘현장 꼭 가고 싶다, 놀러 가면 안 되냐, 사인 받아 달라’는 얘기를 많이 한다. (웃음) 둘이 서있기만 해도 그림이 된다면서. 그래서 신랑도 조금 신경이 쓰이겠지만 특별히 티는 내지 않는다.

재인은 의외로 털털하고 왈가닥인 모습도 종종 보이는 캐릭터다. 건욱의 집에서 청소하고 빨래해준 뒤 화내는 상상을 하는 신 같은 게 재미있었다.
한가인 : 상상 신 찍으면서 좀 괴로웠다. 사실 그게 실제의 나랑 더 가깝기 때문에. (웃음) 그리고 지금까지는 신 여사님(김혜옥)이나 태성이를 대할 때, 일본어를 할 때 억양이 좀 하이 톤이었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더 낮은 보이스를 쓰게 될 것 같다. 원래 내 목소리는 방송에서 보여줘도 될까 싶을 만큼 낮은 편인데 감독님께서 내가 평소 얘기하는 톤을 살려보면 좋겠다고 하셔서 7, 8부 이후에는 변화가 있을 것 같다. 초반의 재인이는 막연히 재벌가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 정도만 하고 있는데 어떤 사건을 겪으면서 좀 더 그 쪽으로 가려는 방향을 결정한다.

“예쁘지 않아도, 미움을 받아도 괜찮다”
한가인 “전과는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다”
한가인 “전과는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다”
그러면 앞으로 재인은 어떤 식으로 변하게 될까.
한가인 : 앞으로 생길 사건들을 통해 재인이 욕망을 향해 가는 모습이 지금의 막연한 느낌보다는 좀 더 구체화될 것 같다. 어떻게 보일지 모르지만 나는 기존에 보여드렸던 여주인공처럼 사랑스럽고 예쁜 모습은 아니면 좋겠다. 어떻게 되더라도 조금 분명하게 갔으면 한다. 욕망을 향해 치닫든 아니면 그 안에서 사랑을 느끼면서 갈등을 하든. 재인이는 욕망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사랑이 자꾸 올라와서 그 안에서 싸우게 되는 캐릭터기 때문에 더 많이 아프고 더 많이 치열하게 그려지면 좋겠다. “감독님, 이보다 더 셌으면 좋겠어요” 라고 말하면 감독님께서는 (이형민 감독 성대모사로) “가인 씨는 예쁘고 사랑스런 캐릭터 별로에요? 시청자들이 미워할 수도 있어요” 하시는데 나는 좀 미움 받더라도 분명하고 내가 가야 되는 길에 정확한 동기부여가 있으면 좋겠다. 감독님께서도 재인은 성장하고 이 안에서 변해가는 캐릭터라 뒤쪽으로 갈수록 힘이 실릴 거라고 말씀했고, 나도 그런 부분을 좀 더 잘 표현하기 위해 고민도 많이 하고 더 많이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그 전과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고, 조금 더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캐릭터가 됐으면 하는 게 개인적인 바람이다.
“외모는 내 나이 또래에 맞게 만족하려고 노력한다”
한가인 “전과는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다”
한가인 “전과는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다”
MBC 에 이어 또 젊은 남성과 사랑에 빠지는 기혼 여성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는데 특별히 그런 역할에 끌리는 편인가.
오연수 : 그런 역할에 끌리는 건 아니고 내 나이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나이기 때문에 그런 작품들이 들어오는 것 같다.

1회에서 건욱이 태라의 가슴께에 붙은 머리카락을 떼어주는 신이 화제였다. 하지만 다소 어색한 느낌도 있었다.
오연수 : 우리도 찍으면서 그런 생각을 하긴 했다. (웃음) 낯선 사람이 그렇게 떼어주려고 하면 뿌리치던지 피하던지 해야 되는데 태라는 왜 가만히 있느냐고 얘기를 했었지만 다음 전개를 위해 그렇게 갔다.

다음 주에 방송될 예고를 보니 태라와 건욱의 키스신이 있던데.
오연수 : 원래 대본에는 키스를 하기 전까지였는데 감독님께서 촬영 직전 이쯤에서는 해야 할 것 같다고 말씀하셔서 갑작스럽게 하게 됐다. NG는 특별히 없었는데 여러 각도에서 찍느라 몇 번 다시 찍었다. 김남길은 후배지만 연기를 워낙 잘 해서 배울 점도 많고, 호흡을 잘 맞추면 앞으로도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드라마에서 멜로는 원래 많이 나오는 거니까 나는 그렇게 야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시청자들은 어떨지 모르겠다.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로 활동한다는 면에서 젊은 여배우들이 부러워하는 선배 중 한 사람인 것 같다. 사실 여배우에게 나이 든다는 것은 상당한 부담일 텐데.
오연수 : 시간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세월을 막을 수도 없고 세월을 거꾸로 올라가려고 의학적으로 어떻게 하기도 그렇고. 요즘 화면도 HD 화질로 나오는데다 특히 모네 같은 어린 친구들과 붙는 신에서는 아주 긴장된다. 피부나 얼굴 자체에서 확실히 티가 나니까. (웃음) 사진이나 화면은 거짓말을 할 수 없다. CF 같은 건 후반작업도 해주지만 드라마는 그런 게 전혀 없기도 하고. 근데 그걸 신경 쓰려고 하다 보면 나만 속 끓고 스트레스 받으니까 그냥 내 나이 또래에 맞게 만족하려고 노력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이겨내고 있다.

“박해일과 작품을 해 보고 싶다”
한가인 “전과는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다”
한가인 “전과는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다”
하지만 나이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 외모이기도 하고, 한 TV 프로그램에서 ‘스트레스 지수가 0’이라고 해서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원래 그런 성격인가.
오연수 : 사람이 아예 걱정을 안 하고 살 수는 없으니까 잠깐 생각하고 금방 잊어버리는 편이다. 처음부터 그러지는 않았지만 점점 ‘잊어 먹어야지 걱정한다고 될 일이 되겠어?’ 하고 쉽게 생각하다보니 마인드가 긍정적으로 점점 바뀌면서 이제는 걱정 좀 하다가 완전히 안 하게끔 되고. 나도 좀 놀랄 정도로, 어떻게 보면 아무 생각 없이 사는 것처럼 비춰질 수도 있는데. (웃음) 빨리 떨쳐버릴 수 있는 성격으로 바뀐 것 같다.

요즘 트위터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고 있는데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가.
오연수 : 주위에서 많이 하니까 재미삼아 시작했다. 내가 예능 프로그램 같은 데 많이 나가는 배우가 아니다보니 팬들과의 교류나 소통이 별로 없었는데 MBC 때는 미니홈피로 많이 소통을 했고 이번에는 좋아하시는 분들과 트위터로 얘기하고 있다. 미니홈피보다도 더 빠르게 접할 수 있어서 재미있다.

그동안 많은 남자 배우와 연기해 왔는데 혹시 다음 작품을 함께 해보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
오연수 : 멋있고 훌륭하고 잘생긴 배우가 많은데, 박해일 씨와 한 번 작품을 해 보고 싶다. 영화를 보면 그만의 연기 색깔이 있는 것 같다.

사진제공. 숲

글. 최지은 five@
사진. 채기원 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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