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곧내
1. 제목이 곧 내용
2. 클릭 할 필요까진 없었는데…
유의어) 냉무
[부제 : 이 글의 마지막 문장에는 주어가 없음. (제곧내)]
‘제목이 곧 내용’이라는 안내를 축약한 ‘제곧내’는 주로 게시물의 제목 옆에 괄호 안의 단어로 등장한다. 종종 ‘제가 곧 내릴 게시물이니 내용에 문제 삼지 말아 주십시오’, 혹은 ‘제수씨는 곧 내꺼!’, `제가 곧 내과를 갈까 합니다…`라고 오인되기도 하지만, 정확하게는 `제목이 내용의 전부나 마찬가지이니 바쁘신 분은 일부러 시간을 내어 게시물을 열람하는 수고를 하지 마세요’라는 공지를 의미한다. 수년 전 ‘특별한 내용 없음’을 ‘내용 무(無)’로 표기하던 것을 ‘냉무’로 단축했던 표현과 흡사한 것으로, 다만 열람하더라도 내용이 전혀 없었던 ‘냉무’와 달리 ‘제곧내’는 열람할 경우 제목을 보다 구체화 하는 내용들이 포함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는 점이 사소한 차이로 감지된다.

그런 까닭에 ‘제곧내’는 주로 간단한 질문을 위한 게시물에 사용된다. ‘김연아 무르팍 2탄 언제 했어요? (제곧내)’, ‘어제 개표방송 보느라 밤 샜는데 아침에 머리 감을까요? 말까요? 11111 22222 (제곧내)’와 같이 한 문장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모두 노출할 수 있는 경우, ‘제곧내’는 질문자와 답변자 모두에게 신속한 피드백을 가능케 하는 유용한 표지로 기능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제곧내’의 표식을 단 글은 곧 저조한 조회수를 야기하므로 게시물의 인기에 연연하는 사람이라면 사소한 배려는 잠시 잊고 내용과 배치되는 제목을 사용하더라도 게시물 열람을 유도하는 것을 권한다. 또한 열람자 역시 제목과 내용의 괴리를 발견하는 재미를 즐긴다면 ‘제곧내’의 경고에 연연하지 말고 과감히 게시물의 실체와 마주하는 경험을 시도하는 것을 권한다. 세상일이란 모름지기 상식과 통념만으로도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생각보다 힘들고, 생각보다 기특하고, 그래서 각오했던 것보다 안타까운 일들이 많다. 그러니, 다음을 기약하자.


용례[用例]
* 제곧내/ 나 투표장에서 이효리 봤음!
* 이번 선거 왜이럼? 투표용지 다비치네…… (제곧내)
* 이 나라는 망해야 해! 무슨말인지 알겠냐? 엉? (제곧내)
* 프랑스의 필수 관광지는 맥도날드입니다. (제곧내)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