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드스탁 로고보다 중요한 것

하지만 저항 정신이 중요하지, 우드스탁이라는 이름이 중요한 게 아니라는 그의 지적은 어떤 면에선 고스란히 그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이기도 하다. 즉 알맹이 없는 행사 이름이 껍데기에 불과하듯, 대중들의 시대적 욕구에서 출발하지 않은 반전 구호 역시 텅 빈 기호에 불과하다. 물론 평화의 가치는 언제 어디서나 소중하지만 그것이 3일짜리 록페스티벌의 형태로 가시화되기 위해서는 실제 그 캠페인에 동참하는 관객과 그들을 불러 모으고 자극시킬 수 있는 뮤지션이 필요하다. 원년 우드스탁 이후의 우드스탁, 그리고 한국의 펜타포트 록페스티벌과 지산 밸리 록페스티벌 같은 행사와 ‘The peace at DMZ’의 가장 큰 차이는 “아티 콘펠드가 참여하고 참여하지 않고의 차이”라는 그의 말은 그래서 공허하다.
아직은 짐작 불가능한 ‘The peace at DMZ’의 힘
기자간담회 당일 공개된 1차 라인업 역시 그 공허함을 채우기엔 아직 모자라다. 짐 모리슨 없는 도어즈와 세바스찬 바흐 없는 스키드 로우, 그 외 아직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노바디 리브즈 포에버, 영 블러즈 같은 밴드들이 1차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물론 전설의 키보디스트인 도어즈의 레이 만자렉을 볼 수 있다는 건 행운이지만 지난 해 딥퍼플의 존 로드가 단독 공연을 했던 걸 떠올리면 과연 아티 콘펠드가 있어 가능한 ‘The peace at DMZ’의 힘이 무엇인지 쉽게 짐작할 수 없다. 물론 아직 2차 라인업이 남아있고, 하 수상한 시절에 반전의 메시지가 관객을 집결시킬 가능성도 있다. 다만 무엇을 하든 좀 더 서둘러야 할 것이다. 한국 관객들의 주머니는 여름의 모든 록페스티벌을 즐기기엔 너무 얇고, 7월의 지산 밸리에는 펫샵보이즈가 온다.
글. 위근우 e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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