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10+>, 대자연을 언제까지 볼 수 있을까
, 대자연을 언제까지 볼 수 있을까" /> EBS 월-수 밤 11시 10분
어젯밤은 그야말로 난리였다. 여론조사 결과는 무용지물이었다. 예상외의 투표율부터 시작해 여당의 압승이란 예상과 달리 곳곳에서 접전이 벌어졌다. 은 이 긴박한 상황 속에서 잠시 눈을 돌리고 긴장을 순화할 수 있도록 대자연의 광활함을 선사했다. 캐나다 북부의 야콘 강 3,500km 종주. 오지에 가까운 이 강에서 베링해를 만나기까지 장장 몇 개월에 걸친 모험은 잠시 복잡한 속세를 잊고 마음을 차분히 하는 데 도움이 됐다. 탐험가인 안드레아스는 때로는 가족과 함께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개 한 마리와 이 모험을 누렸다. 모닥불과 조리가 쉬운 식량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며 활로 사냥한다. 그가 홀로 외롭게 탐험하는 과정은 의 베어 그릴스를 보는 것 같다. 다만 베어 그릴스가 짧고 굵게 생존해내는 것이 목표라면 안드레아스는 자연을 즐기며 혹독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희귀 동물들을 카메라에 담아오는 것이 목표다. 빙하를 가로지르고 산을 넘으며 불곰, 사향소, 말코손바닥사슴, 멕시코로부터 수천 킬로미터를 날아온 적갈색 벌새를 만난다. 또 중간에 만난 난파된 외륜선이나 골드러쉬 시대의 향수가 그대로 남아 있는 마을, 집짓기부터 스스로 하는 자급자족 주민들을 만나니 모험과 탐험의 시대로 시간여행을 하는 것 같았다. 선거처럼 드라마틱하진 않지만 자연, 풍광은 숨이 막힐 듯 아름다웠고, 다양한 희귀동물은 조화롭게 살고 있었다. 선거개표 상황이 흘러내려가는 자막과 드넓은 야콘 강 유역의 대자연을 동시에 보니 4대강 개발 사업이 문득 떠오른다. 푸른 들판과 빙하. 사람의 손길이 덜 미친 까닭에 야콘 강의 자연은 살아 있다.

글. 김교석(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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