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사랑>, 좀처럼 눈을 뗄 수 없는 이유
, 좀처럼 눈을 뗄 수 없는 이유" /> 13회 MBC 수-목 밤 9시 55분
은 명백한 로맨스 드라마다. ‘급’이 다른 구애정(공효진)과 독고진(차승원)은 죽을힘을 다해 용기를 내 사랑을 시작했지만 그 사랑이 깊어질수록 장애물도 커져 간다. 전 국민이 파파라치인 나라에서 두 사람이 맘 편하게 사랑의 밀어를 속삭일 수 있는 곳은 각자의 집 아니면, 방해할 것이라곤 말 못하는 소밖에 시골 논두렁뿐이다. 그리고 그 나마의 달콤한 시간을 채 즐기기도 전에 둘은 다시 현실의 벽 앞에 무릎 꿇어야 할 처지다. 늘 구애정을 화살받이로 삼아 그 뒤에 숨었던 가족, 동료, 친구는 또 그녀에게 자신들을 위해 희생해달라고 요구한다. 심장이 고장 난 슈퍼 히어로는 가장 지키고 싶은 소중한 이를 지켜줄 시간이 많지 않고 오히려 더 큰 상처를 줄지도 모른다. 이 험난한 로맨스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서로 마주보고 마냥 행복하게 웃기엔 지켜야 할 것이 너무 많거나 지켜보는 이가 너무 많다.

동시에 은 연예계 생태 보고서다. 이 별세계 주위를 하이에나처럼 맴도는 기자들과 이를 구경하며 웃고 울고 조롱하고 비난하는 대중들은 합심하여 가십과 루머를 만든다. 이것들은 이 지독한 생태계 먹이사슬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구애정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간다. 그녀는 “그냥 내 일 열심히 하고 속상해도 웃고 우스우면 더 웃고” 살았을 뿐이지만, 그 진실은 소중한 가족과 동료를 팔지 않으면 세상에 알려질 기회조차 없다. 윤필주(윤계상)의 말대로 ‘이상한 나라’인 이 세계에서 그녀가 살아남는 방법은 폴의 손을 잡고 탈출하거나 “어마어마하게 비싼” 대마왕을 팔아넘기는 거래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로맨스의 판타지와 비정한 연예계의 현실이 공존하는 에서 자신은 너덜너덜 상처 입으면서도 묵묵히 모두를 지켜온 구애정은 다시 스스로 방패가 되는 길을 택한다. 그리고 그녀를 몰아세운 장본인, 대중인 우리들은 이를 보며 악어의 눈물을 흘린다. 우리가 에서 좀처럼 눈을 뗄 수 없는 건, 구애정과 독고진의 험난해서 매혹적인 로맨스에 취해 그 끝을 보고 싶어서만은 아니다. 이 비범하게 현실적인 드라마가 우리 역시 책임 없는 구경꾼이 아니라 ‘이상한 세계’를 만드는 또 다른 주인공임을 끊임없이 상기시키기 때문이다.

글. 김희주 기자 fif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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