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오디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5,60대가 활발하게 출연 중이다. 지난 10일 시작한 MBC 에는 예순을 바라보는 배우 김영철이 출연했고, 피겨 스케이팅에 도전하는 프로그램 SBS ‘김연아의 키스 앤 크라이’(이하 ‘키스 앤 크라이’)에는 SBS 의 배우 박준금이 등장해 매회 놀라운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연예인 뿐 아니라 일반인 중장년층도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아마추어 밴드의 경합을 보여주는 KBS 의 지난 11일 방송에서는 60대로 구성된 밴드 이판사판이 소개됐고, tvN 에는 50대 요리사 성규징 씨가 출연해 ‘울게 하소서’를 불렀다. Mnet < 슈퍼스타 K >와 MBC 으로 이어지는 오디션 버라이어티에 대부분 1,20대 도전자들이 중심이었다면 이제 5,60대 도전자들이 그 대열에 뛰어든 셈이다.

5,60대 연예인들의 오디션 버라이어티 출연은 그 자체로 화제가 된다. KBS 이나 영화 에서처럼 상대적으로 무겁고 진지한 역할을 맡았던 배우 김영철이 댄스스포츠를 다루는 에 등장한다는 소식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궁금증을 일으켰다. 화려하고 역동적인 춤의 세계에 5,60대 한국 남자가 오른다는 것은 그것이 김영철이 아니였다고 해도 색다른 일이다. ‘키스 앤 크라이’에 출연하는 박준금 또한 몸을 많이 사용하고 그만큼 잦은 부상도 감내해야하는 피겨 스케이팅이라는 스포츠에 도전한다는 사실이 관심을 모았다.
5,60대 연예인이 오디션 프로그램에 뛰어든 이유는
5,60대 연예인이 오디션 프로그램에 뛰어든 이유는
하지만 5,60대 출연자들이 시선을 끄는 것은 단지 나이 때문이 아니다. 이들은 순위를 다투는 치열한 오디션에서 경쟁자를 의식하는 대신 도전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박준금이 두 달 동안 열심히 연습한 후 첫 무대를 보여준 후 “출연을 결심하고 피겨 스케이팅에 도전한 후 행복했다”며 “50대의 희망이 되고 싶다. 도전하고 싶다”고 말할 때 객관적인 도전 성과는 미미할지라도 그 이상의 울림이 있다. 김영철 또한 “앞으로도 끊임없는 도전을 하겠지만 댄스스포츠는 마지막이 될 것 같다”고 의미를 부여한다. 게다가 그들은 나이로 대접받기 보다는 공정한 심사를 받고 싶어한다. 박준금은 ‘키스 앤 크라이’에서 첫 번째 경연을 보여주고 “나이 때문에 좋은 점수를 받으면 자존심 상할 것 같다. 최선을 다해서 아이돌과 당당하게 붙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의 출연이 오디션에 필연적으로 따르는 경쟁에 대한 부담감은 덜고, 공정성은 높이는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5,60대 연예인이 오디션 프로그램에 뛰어든 이유는
5,60대 연예인이 오디션 프로그램에 뛰어든 이유는
또한 오디션 프로그램은 5,60대 출연진을 재조명하는 기회를 갖는다. 참가하는 이유를 인터뷰를 통해 물어보고, 경연을 준비하는 일상적인 과정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며 그들의 도전 이유를 보여준다. “춤도 춤이지만 이미지 변신을 해보고 싶다”는 김영철과 “악역을 많이 보여드려서 경직된 모습, 화내는 것만 보여드려서 이 걸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박준금의 도전 결심은 오디션 프로그램에 주목할만한 드라마를 만들어낸다. 현재 방송되는 프로그램과 7,8월 시작할 프로그램까지 합쳐 7개가 넘는 오디션 버라이어티의 홍수 속에서 와 ‘키스 앤 크라이’는 가수를 꿈꾸는 일반인들처럼 절박하지 않은 연예인들이 출연한다. 이런 상황에서 김영철이나 박준금은 출연자들의 도전 이유를 충족시켜 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이만이 이끌어낼 수 있는 개인사와 삶의 연륜은 이들만이 보여줄 수 있는 영역이다. 비슷한 포맷이라도 MBC ‘나는 가수다’에 출연하는 오랜 경력의 가수들이 아이돌 위주인 KBS ‘불후의 명곡 2’보다 깊은 개인사를 끌어내듯, 김영철이나 박준금은 그들이 살아온 이야기만으로도 감동을 줄 수 있다. 특히 의 김영철은 결혼을 앞둔 딸이 아버지와 마지막으로 추는 춤이라는 이야기를 가진 왈츠를 훌륭하게 소화하면서 그 나이대의 출연진들만이 보여줄 수 있는 감동을 안겨줬다. 이 장면에서 김영철과 비슷한 나이대의 시청자들은 큰 동질감과 감동을 느꼈을 것이다. 주로 개그맨과 아이돌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과거와 달리 과거 오디션 버라이어티 쇼가 유행하면서 쉽게 볼 수 없었던 5,60대 연예인을 TV로 이끌었고, 새로운 분위기를 불어넣고 있다. 그들의 출연은 과 < 슈퍼스타 K >와 다르게 오디션 프로그램이 전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글. 한여울 기자 six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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