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수’의 기둥, 이소라
이소라의 ‘No 1’은 대중들이 단지 가창력 뿐 아니라 편곡에 큰 관심을 갖게 하는 역할을 했다 |
이소라가 ‘나가수’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했기에, 그가 프로그램과 관련한 거의 모든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것은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 이소라는 김건모의 재도전 논란에서 가장 많은 비난을 받은 사람 중 하나였고, 최근에는 옥주현의 ‘나가수’ 참여 논란과 얽힌 근거없는 악성 루머에도 이름이 오르내리기도 했다. 이는 이소라가 그만큼 음악적 자존심을 지키는 뮤지션이기 때문에 그런 충돌도 있을 수 있다는 인식이 바탕이 돼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예민하다는 대중의 인식에도 불구하고 가장 성숙한 자세로 논란을 마무리한 사람 역시 이소라였다. 한달 간의 휴방을 거쳐 방송이 재개되자 이소라는 첫 인터뷰에서 “제가 나온 TV를 다 봤어요. 좀 잘못했던 것 같아요. 노래를 열심히 해서 걱정하시던 분들이 좋아하시게 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하며 부드럽게 자신을 향한 비난을 모두 인정하고 받아들였다. 지난 12일 방송에서도 이소라는 “일곱 명의 가수과 함께 노래를 하는 ‘가수’입니다”라고 옥주현을 소개하며, “싸운 적도 없습니다”라고 여전히 잠재해 있었던 루머의 불씨를 차단했다. 누구보다 긴장하고, 떨었을 옥주현이 처음으로 하위권 순위를 받자 “저는 옥주현씨 1위, 2위 생각했어요”라고 말하며 옥주현을 격려하기도 했다. 무대에서는 품위 있는 유머로 긴장감 가득한 분위기를 이완시켰고, 무대 뒤 대기실에서는 가수들을 격려했다. 임재범이 출연하자 그의 대기실에 찾아가 여러 해 다른 가수들과 왕래가 없었던 임재범이 다른 후배 가수들을 좀 더 편하게 대할 수 있는 연결고리 역할도 했다.이소라는 ‘나가수’가 경쟁만이 가득한 날카로운 무대 일색이 되지 않기 위한 최후의 선이었다.
이소라의 공백, `나가수`의 진화를 요구하다
지금의 ‘나가수’는 임재범의 공백과 여러 논란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상태다. 또한 외부 논란으로 자진 사퇴한 가수가 한명 더 나왔다. 이 시점에서 ‘나가수’는 이소라의 공백이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다른 어느 누가 이소라의 역할을 대체하기도 쉽지 않다. 결국 이소라의 공백은 프로그램 내적인 장치와 연출로 메꿔가는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프로그램의 많은 부분을 가수와 무대에 의지해왔던 ‘나가수’가 어떤 식으로든 크게 변화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그것은 거의 ‘나가수’ 시즌2가 시작된다는 것과 맞먹는 의미일지도 모른다. 지금 ‘나가수’는 완전히 진화하느냐, 아니면 임재범의 하차 때처럼 크게 흔들리고 무너지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과연 ‘나가수’는 이 길목에서 어떤 식의 대처를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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