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 곁의 온기" />
아파트로 이사 가면 제일 먼저 제거되는 존재, 싫증나면 버려지는 살아있는 장난감, 한 그릇의 음식으로 취급되는 미천한 생명, 편의와 위생을 위해 살처분 되어야 하는 대상. 생태계의 주인처럼 구는 인간은 동물들에게 항상 미안한 짓만 하고 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늘 고맙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옆에 있어주고, 외로운 세상에 살아갈 힘을 주고,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되어주고, 천 마디 말보다 더 든든하게 온몸의 위로를 준다. 동물들과 함께 살아가는 인간의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의 제목은 그래서, 다. 제 8회 환경영화제 개막작이자 오는 5월 26일 개봉을 앞둔 는 송일곤, 오점균, 박흥식, 임순례 감독이 연출한 총 네 개의 이야기로 묶여져 있다. 서로 다른 색깔을 가진 감독들이 풀어놓는 서로 다른 이야기들은 개와 고양이, 그들로 부터 얻은 용서와 추억, 위로와 공존, 기쁨과 슬픔이 뒤섞이며 결국 가슴 뭉클한 순간을 남긴다.
송일곤 감독은 딸과 아버지 사이에 놓인 두꺼운 철문을 여는 열쇠를 첫 번째 이야기 의 목에다 걸어놓는다. 운영 중인 갤러리가 부도 위기에 놓이자 수영(김지호)은 아버지에게 집을 팔자고 한다. 죽은 엄마의 추억이 어린 이 집에서 갑작스럽게 아버지는 쓰러지고 아버지의 곁을 지키던 개 수철이는 홀로 남는다. 이 녀석을 어떻게 할 것인가. 아니 남은 그녀의 삶은 어떻게 될 것인가. 사람 먹고 살기도 바쁜데 개를 왜 키우냐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오점균 감독의 는 보호의 주체에 대한 전혀 다른 시각을 보여 준다. 젊은 노숙자 영진(김영민)은 협박에 못 이겨 구청에서 ‘노숙인 반려견’을 받아온다. 그를 기다리는 건 오늘 저녁 포식을 하겠다는 동물적 본능만 남은 자들이다. 그러나 맞아죽기 일보직전인 개를 보다 못해 구출을 감행하고, 강아지 쭈쭈는 그렇게 그의 개 같은 인생에 끼어든다. │지금 내 곁의 온기" />
누구나, 가슴에 그리운 동물 하나쯤은 있잖아요 │지금 내 곁의 온기" />
박흥식 감독은 에서 인간과 강아지 사이, 종을 뛰어넘는 사랑스러운 마법을 부린다. 보은이가 유치원이 끝나자마자 집으로 달려가는 것은 언제나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사랑스러운 여동생 보리 때문이다. 둘은 이불 위에서 레슬링도 하고,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고, 과자파티도 열고, 그러다 이내 함께 잠이 들기도 한다. “아이들은 동물을 소유의 개념으로 생각하지 않고 마치 동생과 같은 가족의 개념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착안한 은 소녀와 함께 있으면 사람이 되고, 다른 이들의 눈에는 강아지로 변신하는 귀여운 여동생 보리와 보은이의 낮잠 같은 만남과 이별의 이야기다. 동물보호 시민단체 카라의 대표이자 이 프로젝트의 전체 지휘봉을 든 임순례 감독은 자신의 작품 를 통해 ‘캣맘’이나 ‘TNR’ (Trap-Neuter-Return, 유기고양이들을 포획 한 뒤 중성화 시술을 하고 다시 풀어줌으로서 개체수를 점진적으로 줄여가는 사업)같은 낯선 단어의 의미를 들려준다. 길고양이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왜 한동안 구멍나있던 우리 동네 쓰레기봉투들이 요즘은 멀쩡한지, 왜 밤잠을 설치게 만들던 고양이들의 교성이 사라졌는지 알지 못할 것이다. 세상에는 퇴근 후 TV를 보며 휴식을 취하는 대신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는 귀찮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임순례 감독은 ‘캣맘’ 딸(최보광)과 무뚝뚝한 경상도 아버지(전국환)를 등장시켜 부녀간의 갑작스런 화해나 격한 포옹대신 ‘고양이 키스’ 같이 작지만 다정한 교감의 시간을 선물해준다.
를 보기 전에 준비할 것은, 동물에 대한 해박한 지식도, 비장한 각오도 아니다. 그저 눈물을 닦을 수 있는 손수건 한 장이다. 굿바이 알리, 개든 고양이든 병아리든 이구아나든 오래 함께 했든 잠깐 길에서 만났든, 누구나 인생에서 동물과의 추억 하나 쯤은 있을 것이다. 그래서 는 그들의 영화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영화 일 수밖에 없다. 그들을 보호하는 것 역시 사명감이나 의무가 아니다. 바로 감사함에 대한 보은이자 함께 해준 시간에 대한 예의인 것이다.
글. 백은하 기자 one@
편집. 이지혜 seven@
아파트로 이사 가면 제일 먼저 제거되는 존재, 싫증나면 버려지는 살아있는 장난감, 한 그릇의 음식으로 취급되는 미천한 생명, 편의와 위생을 위해 살처분 되어야 하는 대상. 생태계의 주인처럼 구는 인간은 동물들에게 항상 미안한 짓만 하고 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늘 고맙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옆에 있어주고, 외로운 세상에 살아갈 힘을 주고,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되어주고, 천 마디 말보다 더 든든하게 온몸의 위로를 준다. 동물들과 함께 살아가는 인간의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의 제목은 그래서, 다. 제 8회 환경영화제 개막작이자 오는 5월 26일 개봉을 앞둔 는 송일곤, 오점균, 박흥식, 임순례 감독이 연출한 총 네 개의 이야기로 묶여져 있다. 서로 다른 색깔을 가진 감독들이 풀어놓는 서로 다른 이야기들은 개와 고양이, 그들로 부터 얻은 용서와 추억, 위로와 공존, 기쁨과 슬픔이 뒤섞이며 결국 가슴 뭉클한 순간을 남긴다.
송일곤 감독은 딸과 아버지 사이에 놓인 두꺼운 철문을 여는 열쇠를 첫 번째 이야기 의 목에다 걸어놓는다. 운영 중인 갤러리가 부도 위기에 놓이자 수영(김지호)은 아버지에게 집을 팔자고 한다. 죽은 엄마의 추억이 어린 이 집에서 갑작스럽게 아버지는 쓰러지고 아버지의 곁을 지키던 개 수철이는 홀로 남는다. 이 녀석을 어떻게 할 것인가. 아니 남은 그녀의 삶은 어떻게 될 것인가. 사람 먹고 살기도 바쁜데 개를 왜 키우냐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오점균 감독의 는 보호의 주체에 대한 전혀 다른 시각을 보여 준다. 젊은 노숙자 영진(김영민)은 협박에 못 이겨 구청에서 ‘노숙인 반려견’을 받아온다. 그를 기다리는 건 오늘 저녁 포식을 하겠다는 동물적 본능만 남은 자들이다. 그러나 맞아죽기 일보직전인 개를 보다 못해 구출을 감행하고, 강아지 쭈쭈는 그렇게 그의 개 같은 인생에 끼어든다. │지금 내 곁의 온기" />
누구나, 가슴에 그리운 동물 하나쯤은 있잖아요 │지금 내 곁의 온기" />
박흥식 감독은 에서 인간과 강아지 사이, 종을 뛰어넘는 사랑스러운 마법을 부린다. 보은이가 유치원이 끝나자마자 집으로 달려가는 것은 언제나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사랑스러운 여동생 보리 때문이다. 둘은 이불 위에서 레슬링도 하고,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고, 과자파티도 열고, 그러다 이내 함께 잠이 들기도 한다. “아이들은 동물을 소유의 개념으로 생각하지 않고 마치 동생과 같은 가족의 개념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착안한 은 소녀와 함께 있으면 사람이 되고, 다른 이들의 눈에는 강아지로 변신하는 귀여운 여동생 보리와 보은이의 낮잠 같은 만남과 이별의 이야기다. 동물보호 시민단체 카라의 대표이자 이 프로젝트의 전체 지휘봉을 든 임순례 감독은 자신의 작품 를 통해 ‘캣맘’이나 ‘TNR’ (Trap-Neuter-Return, 유기고양이들을 포획 한 뒤 중성화 시술을 하고 다시 풀어줌으로서 개체수를 점진적으로 줄여가는 사업)같은 낯선 단어의 의미를 들려준다. 길고양이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왜 한동안 구멍나있던 우리 동네 쓰레기봉투들이 요즘은 멀쩡한지, 왜 밤잠을 설치게 만들던 고양이들의 교성이 사라졌는지 알지 못할 것이다. 세상에는 퇴근 후 TV를 보며 휴식을 취하는 대신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는 귀찮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임순례 감독은 ‘캣맘’ 딸(최보광)과 무뚝뚝한 경상도 아버지(전국환)를 등장시켜 부녀간의 갑작스런 화해나 격한 포옹대신 ‘고양이 키스’ 같이 작지만 다정한 교감의 시간을 선물해준다.
를 보기 전에 준비할 것은, 동물에 대한 해박한 지식도, 비장한 각오도 아니다. 그저 눈물을 닦을 수 있는 손수건 한 장이다. 굿바이 알리, 개든 고양이든 병아리든 이구아나든 오래 함께 했든 잠깐 길에서 만났든, 누구나 인생에서 동물과의 추억 하나 쯤은 있을 것이다. 그래서 는 그들의 영화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영화 일 수밖에 없다. 그들을 보호하는 것 역시 사명감이나 의무가 아니다. 바로 감사함에 대한 보은이자 함께 해준 시간에 대한 예의인 것이다.
글. 백은하 기자 one@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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