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드오션 속 우량주의 가능성이 엿보이다" /> 1회 KBS 9시 55분
의 첫 장면은 어린 노순금(성유리)이 할머니(김지영), 엄마(임예진)와 함께 1988년 서울 올림픽을 보는 것으로 시작했다. 드라마는 “우리나라도 이제 부자나라 되는겨?”라는 할머니의 물음처럼 모든 국민이 살림살이가 나아질 것이라고 믿었던, 그래서 순금의 엄마처럼 “내 자식은 나처럼 고생 안 시킨다”고 다짐했던 시대로부터 출발한다. 하지만 20여 년이 흘러도 돈은 피를 타고 흐른다. 식모 할머니와 엄마를 뒀던 순금은 식모가 되고, 부자 아빠를 둔 강건우(정겨운)는 여전히 부자다. 대부분의 로맨틱 코미디가 첫 회에서 남녀주인공 엮기에 여념이 없다면, 은 둘의 계급을 철저하게 나누고 강남의 부촌 1번가에 사는 부자들과 식모들을 함께 그려야 하는 이유에 집중한다.
드라마는 이를 위해 두 계급 속 여성들의 차이를 확연히 드러낸다. 순금의 엄마는 “니 아버지가 나한테 냉장고 냄새 난다고, 온갖 음식 썩는 냄새 난다고, 니가 여자냐고 하더라”며 울지만, 건우의 젊은 새 엄마 서윤주(양정아)는 발가락에 다이아반지를 낄 정도로 마음껏 치장하고 남편 강태원(이재용)에게도 여자로서 사랑받는다. 그러나 흥미로운 것은, 정다겸(민효린)과 오현주(박지영) 등 1번가의 식모들은 욕망과 여성성까지 잃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다겸은 집주인 김영희(김민준)에게 여자로 보이려 노력하고, 현주는 늘 예쁘게 꾸민 채 일한다. 드라마는 이를 통해 계급상승이라는 식모들의 욕망을 암시한다. 부자들과 식모들 사이의 화학작용을 이끌어낼 밑작업을 무사히 끝낸 셈이다. 로맨스는 없었던 로맨틱 코미디의 첫 회였지만, 은 최근 쏟아진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가운데 손꼽힐 만큼 뚜렷한 첫인상을 남겼다.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
의 첫 장면은 어린 노순금(성유리)이 할머니(김지영), 엄마(임예진)와 함께 1988년 서울 올림픽을 보는 것으로 시작했다. 드라마는 “우리나라도 이제 부자나라 되는겨?”라는 할머니의 물음처럼 모든 국민이 살림살이가 나아질 것이라고 믿었던, 그래서 순금의 엄마처럼 “내 자식은 나처럼 고생 안 시킨다”고 다짐했던 시대로부터 출발한다. 하지만 20여 년이 흘러도 돈은 피를 타고 흐른다. 식모 할머니와 엄마를 뒀던 순금은 식모가 되고, 부자 아빠를 둔 강건우(정겨운)는 여전히 부자다. 대부분의 로맨틱 코미디가 첫 회에서 남녀주인공 엮기에 여념이 없다면, 은 둘의 계급을 철저하게 나누고 강남의 부촌 1번가에 사는 부자들과 식모들을 함께 그려야 하는 이유에 집중한다.
드라마는 이를 위해 두 계급 속 여성들의 차이를 확연히 드러낸다. 순금의 엄마는 “니 아버지가 나한테 냉장고 냄새 난다고, 온갖 음식 썩는 냄새 난다고, 니가 여자냐고 하더라”며 울지만, 건우의 젊은 새 엄마 서윤주(양정아)는 발가락에 다이아반지를 낄 정도로 마음껏 치장하고 남편 강태원(이재용)에게도 여자로서 사랑받는다. 그러나 흥미로운 것은, 정다겸(민효린)과 오현주(박지영) 등 1번가의 식모들은 욕망과 여성성까지 잃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다겸은 집주인 김영희(김민준)에게 여자로 보이려 노력하고, 현주는 늘 예쁘게 꾸민 채 일한다. 드라마는 이를 통해 계급상승이라는 식모들의 욕망을 암시한다. 부자들과 식모들 사이의 화학작용을 이끌어낼 밑작업을 무사히 끝낸 셈이다. 로맨스는 없었던 로맨틱 코미디의 첫 회였지만, 은 최근 쏟아진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가운데 손꼽힐 만큼 뚜렷한 첫인상을 남겼다.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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