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불후의 명곡2’ 제작발표회에서 MC 김구라가 “‘나가수’가 대하 드라마라면 우리는 청춘 드라마다‘ 라고 얘기했던 것처럼, `불후의 명곡2`는 ‘나는 가수다’와 다른 색깔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잘생긴 외모와 퍼포먼스 위주의 무대로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했던 아이돌 가수들이 밴드 반주에 맞춰 라이브로 선배 가수들의 명곡들을 열창하는 모습은 `나가수`는 물론 다른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색다른 부분이다. 출연 아이돌들의 경쟁 또한 ‘나가수’에 출연하는 선배 가수들 못지 않다는 후문이다. 각 팬덤들의 세력이 만만치 않은 출연진들인 만큼 출연진의 경쟁심이 장외 경쟁과 맞물린다면 풍성한 화제를 낳을 수도 있다.
참가 가수들이 모두 예능에 익숙한 아이돌 가수라는 것도 ‘불후의 명곡2’가 가진 장점이다. 다소 무겁고, 진지한 분위기인데다 ‘무대’에 대한 경외감으로 인해 예능 프로그램으로의 운신의 폭이 그다지 넓지 않은 ‘나가수’에 비해 ‘불후의 명곡2’는 보다 경쾌하게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범람으로 다소 지친 시청자들에게 ‘불후의 명곡2’가 가진 유연성은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물론 아이돌이 ‘나가수’와 같은 노래의 감동을 이끌어낼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에 대해 <뮤직뱅크>의 연출자를 거쳐 ‘불후의 명곡2’의 연출을 맡은 권재영PD는 “아이돌 가수들에 대한 편견이 이 프로그램으로 인해 어느 정도 해소되길 바란다. 정말 노래 잘 하는 아이돌 가수가 많다. 시청자 분들이 깜짝 놀라실 것이다”라고 전했다. 해외에서 한국 가수들이 한류의 선봉장으로서 거두는 성과에 대해서는 주목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는 아이돌 가수에 대한 편견이 이 프로그램으로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어느 정도 시청률이 뒷받침될 때 가능한 것이다. 경쟁 프로그램인 MBC <무한도전>과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의 아성이 만만치 않다. 아이돌이 총출동했던 KBS <백점만점>과 <명받았습니다>의 시청률은 최근 5% 미만을 맴도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유명 아이돌이 출연하기 때문에 고정 시청률이 나올거라는 계산은 성립하지 않는다. 탈락자가 없고, 개인 스케줄이나 사정에 따라 프로그램에서 하차한다는 모호한 방식 또한 프로그램의 긴장감과 화제성에서 한계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일일이 따로 면접을 보고 ‘전설’의 가수와 인연이 있는 이들 중심으로 청중평가단을 선정한다는 방식도 열성적인 아이돌 팬덤의 참여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여서 공정성 논란을 낳을 가능성도 있다. 장외에서의 아이돌 팬덤의 기싸움 역시 화제거리인 동시에 불안 요소다. 오는 6월 4일 시작되는 ‘불후의 명곡2’는 과연 ‘기존 프로그램의 따라하기‘라는 지적에서 벗어나 침체에 빠진 KBS 토요일 예능을 구할 수 있을까.
사진 제공.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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