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인 바이러스>, 신상 털기 시대의 미덕
, 신상 털기 시대의 미덕" /> 화 tvN 밤 12시 10분
“‘십덕후’ 이후 거물을 만났다.” MC 김구라는 이번 의뢰인을 의 아이콘 ‘십덕후’ 이진규에 비견했다. 언제나 화성인과 지구인의 연결고리를 찾아 조언을 해주던 이경규도 “두 손 들었다”고 인정했다. 남자와의 스킨십을 극도로 싫어하는 여성 의뢰인의 존재감은 그만큼 대단했다. 하지만 그녀의 철옹성 같은 신념을 변화시키기 어려웠던 건, 결혼할 사람에게만 키스를 허락하고 노출이 싫다며 발목까지 오는 롱스커트를 입는 보수적 정조 관념 때문만은 아니었다. 가 강경한 의뢰인에게 잘 사용하는 수법은 그들이 가진 취향과 논리 안의 자기모순을 공략하는 것이다. 하여 스킨십 없이는 연애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믿는 MC들은, 신념 때문에 40살이 넘어서도 연애를 하지 못하는 미래를 가정했다. 화성인은 그냥 혼자 사는 것도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요컨대 그녀는 자신의 철옹성 안에서 굳이 남을 피곤하게 하지 않으며 자기만족적인 삶을 살 준비가 되어있다. 그렇다면 의 MC들처럼 웃으며 두 손을 들고 그 삶을 인정하는 게 맞다.

어떤 말로 포장을 하더라도, 누군가의 사생활에 카메라를 들이대는 건 오지랖 넓은 짓이다. 그리고 우리는 신변잡기 기사와 ‘신상 털기’가 횡행하는, 아마도 인류 역사상 가장 오지랖 넓을 2011년 한국에서 지쳐가고 있다. 기본적으로 비슷한 방향에 서 있는 가 그럼에도 청량감을 주는 건 관심을 꺼야 할 시점을, 때론 좋은 의도도 폭력적 간섭이 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손도 안 잡으면서 연애를 하려는 여자, 지금 당장 슈퍼스타가 될 수 있다고 믿는 ‘얼짱’ 약사를 보는 건 답답하다. 는 그 감정을 숨기거나 관념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는다. 다만 보면서 불편함을 느끼는 것과 그에 대해 간섭하는 게 다른 차원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사실 이것만큼, 이 시대에 재강조할 덕목이 있을까.

글. 위근우 기자 e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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