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위대한 탄생>의 가장 큰 특징은 멘토 시스템이다. 지금까지 이 시스템은 프로그램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제 조금씩 이 시스템의 단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가장 아쉬운 점은 멘티보다 멘토의 경쟁이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때문에 멘토들의 선곡은 무대의 완성도와는 다른 전략적 의도를 담고 있거나, 지금 할 수 있는 선에서 점수를 잃지 않겠다는 느낌이 강하다. 무난하기만 한 무대가 속출하는 것은 멘티들의 역량 문제이기도 하지만 멘토들의 경쟁이 빚어낸 묘한 분위기 때문이기도 하다. 무대 현장과 TV를 통해 지켜본 TOP10 무대의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을 하나하나 짚어본다.
프레디 머큐리는 팝 역사상 전무후무한 보컬이다. 그걸 감안하면 정희주는 좋았다. 별다른 실수도 없었고, 보는 이를 민망케 하지도 않았다. 김윤아의 오늘 선곡은 다른 멘토들에 비해 멘티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다. 정희주에게 퀸의 노래를 선곡해준 것은 모험일 수도 있었지만, 그는 무리 없이 소화해냈다. 다만 마이클 잭슨, 퀸 이런 위대한 가수의 노래를 부르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원곡의 아우라와 비교할 수밖에 없다. 정희주는 이 노래를 너무 정직하게 불렀다. 성실한 성격이 노래에서도 드러나는 것이다. 프레디 머큐리가 한 곡에서 엄청나게 다양한 색깔을 보여주었던 것과 비교는 할 수 없겠지만 좀 더 모험을 걸어보아도 좋았지 않았을까.
백새은에게서 김윤아 모창 느낌이 나는 것은 큰 문제는 아니다. 그녀는 처음으로 제대로 된 스승을 만났고 지금은 스승의 모든 것을 흡수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윤아에게
‘Something Good’의 예쁜 보컬만 있는 것은 아니다. 김윤아는 ‘샤이닝’도 불렀고 ‘#1’도 불렀다. ‘Beautiful’은 무척 복잡한 감정을 담은 곡이다. 김윤아의 선곡 의도는 분명했다. 예선 때마다 좌절했지만, 여기까지 불사조처럼 올라온 백새은이 잠재력을 폭발시켜 전혀 새로운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곡이었다. 그런데 그의 무대는 ‘Something Good’이나 ‘나는 나’와 다를 것이 없었다. 이건 곡 해석을 아예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가장 좋은 무대가 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에 가장 아쉬운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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