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의 가장 큰 특징은 멘토 시스템이다. 지금까지 이 시스템은 프로그램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제 조금씩 이 시스템의 단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가장 아쉬운 점은 멘티보다 멘토의 경쟁이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때문에 멘토들의 선곡은 무대의 완성도와는 다른 전략적 의도를 담고 있거나, 지금 할 수 있는 선에서 점수를 잃지 않겠다는 느낌이 강하다. 무난하기만 한 무대가 속출하는 것은 멘티들의 역량 문제이기도 하지만 멘토들의 경쟁이 빚어낸 묘한 분위기 때문이기도 하다. 무대 현장과 TV를 통해 지켜본 TOP10 무대의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을 하나하나 짚어본다.

마이클 잭슨의 음악은 록과 소울, 펑키의 조화가 핵심인데 돌파구를 찾으려는 강박이 너무 단순한 해석으로 이어졌다. 그 결과 강렬한 편곡에 묻히지 않으려 무리한 데이비드 오는 지금까지 감추어져 있던 치명적인 약점을 드러낸다. 음역대가 너무 좁고, 목소리가 답답하다는 것이다. 발음도 분명치 않고 음정과 박자는 평가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을 정도였다. 현장에선 방송보다 좀 낫게 들리긴 했지만 가사 전달이 되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변신은 자기 모습이 갖추어진 다음에 하는 것이다. 시청자투표나 경쟁, 생방송 자꾸 이런 것에 휘둘리는 것 같은데 바쁜 일정이겠지만 하루 정도는 초조한 마음을 비우고 자기 자신을 돌이켜 보는 여유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노지훈은 안정감 있는 타자다. 그는 늘 확실한 안타를 쳐낸다. 지난주에도 그는 안정감과 완성도가 있는 무대를 선보였다. 할 수 있는 것을 확실히 해낸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것은 한 명만 살아남는 생존경쟁이고, 매주 누군가는 탈락해야 한다. 시청자는 홈런을 기대한다. 노지훈은 좀 더 과감해질 필요가 있다. ‘Hug’에서 한 단계 올라섰던 노지훈이 다시 한 번 성장할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일 것이다. 글. 김명현 기자 eigh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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