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위대한 탄생>의 가장 큰 특징은 멘토 시스템이다. 지금까지 이 시스템은 프로그램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제 조금씩 이 시스템의 단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가장 아쉬운 점은 멘티보다 멘토의 경쟁이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때문에 멘토들의 선곡은 무대의 완성도와는 다른 전략적 의도를 담고 있거나, 지금 할 수 있는 선에서 점수를 잃지 않겠다는 느낌이 강하다. 무난하기만 한 무대가 속출하는 것은 멘티들의 역량 문제이기도 하지만 멘토들의 경쟁이 빚어낸 묘한 분위기 때문이기도 하다. 무대 현장과 TV를 통해 지켜본 TOP10 무대의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을 하나하나 짚어본다.


손진영: Steelheart – ‘She`s gone’
김태원은 손진영을 정말 미라클맨으로 만들 의도인걸까. 손진영에게 ‘She`s gone’은 너무 힘든 곡이었다. 하지만 김태원은 키를 낮춰서라도 이 곡을 강행시켰다. 비장미에 대한 방시혁의 지적은 프로를 목표로 하는 연습생에겐 당연한 지적이지만 그를 일단 살아남게 만들어야 하는 김태원에겐 문제가 아니었다. ‘She`s gone’은 그가 평소 보여준 캐릭터나 노래 스타일과 절묘하게 어울리는 노래다. 결국 손진영은 살아남았다. 그러나 본질적인 ‘노래’라는 부분에서 결국 또 한 번의 실패를 보였다. 그에 대한 반발이 언제 비등점을 넘게 될까? 손진영의 무대는 다음 주가 고비일 것이다.




이태권: Robert Palmer – ‘Bad Case Of Loving You’
이태권은 오늘 무대로 도저히 예측할 수 없는 참가자가 되었다. 무대 자체의 완성도가 월등했다고 하긴 힘들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관객을 환호하게 만드는 무대는 아무나 만들 수는 없다는 것이다. 방송을 보고 난 시청자들의 반응도 좋았지만 현장 분위기는 더욱 뜨거웠다. 김태원은 다른 멘토들보다 시청자의 마음을 직접 움직이는 전략적 의도를 담고 멘티들을 지도하는데, 오늘 무대로 외인구단에서 다른 두 참가자에게 약간은 가려져 있었던 이태권에 대한 호감도가 상승했을 것이다. 여전히 노래는 기승전결이 없어 단조롭지만, 그만큼 움직이면서 노래가 거의 흔들리지 않았다는 것도 높게 평가할 부분.




백청강: Badfinger – ‘Without you’
백청강은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이 한정되어 있다. 예선 때부터 ‘Without you’에 이르기까지 한결 같은 노래를 불렀다. 그것이 한계라면 백청강은 아예 한 차원 다른 무대를 선보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번 그의 무대는 오히려 지난주보다 못한 것이었다. 음정은 들떠 있었고, 조금 더 힘을 주어야 할 후렴구에서 예쁜 소리를 내는 것에 그쳤다. 무대에서 너무 뻣뻣한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무엇보다 몸이 늦게 풀리는 것이 백청강의 문제인데 방시혁이 말하는 중압감보다는 숫기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 더 정확해 보인다. 시청자투표에선 그 점이 어필하는 매력일 수도 있겠지만 개인의 발전을 위해선 반드시 극복해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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