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있는 놀이 공간. 음악 전문 채널 Mnet에서 지난 2월 26일 새롭게 런칭한 라이브 음악쇼 는 장르를 불문하고 음악이란 즐기는 것이라 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모토는 이적과 10㎝, 출신 가수들이 함께 했던 첫 회부터 현재 방영을 앞둔 김태우와 이현의 무대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는 연출자 이상윤 PD의 입을 통해 새로운 놀이 공간과 놀이 문화를 만들어가는 과정, TV에서 볼 수 없는 무대 뒷이야기를 공개한다.녹화 며칠 전, 한 연습실에서 김태우와 에이트를 만났다. 가수들의 콜라보레이션을 주요 테마로 잡는 사운드플렉스를 위한 연습 자리였다. 이번 주는 퀸시 존스의 음악이 주인공이다. 세계적인 음반 제작 프로듀서 퀸시 존스는 팝 음악의 대부로 불리며 마이클 잭슨, 프랭크 시나트라, 도나 서머, 조지 벤슨 등 유명 아티스트와 함께 작업을 해온 전설적인 인물이다. 그리고 그를 매우 존경해왔던 김태우와 에이트는 이 콜라보레이션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제임스 잉그램의 ‘Baby, Come to Me’이 단골 오디션 곡이었던 김태우는 그 노래를 다시 한번 불러보고 싶어 했다. 이현은 무대의 흥을 돋울 마이클 잭슨의 ‘Billie Jean’을 선택했다. 그리고 역시 이번 공연의 마지막은 ‘We are the world’. 퀸시 존스의 대표곡이기도 하지만, ‘우리는 세계라는 이름의 한 가족’이라는 가사는 가수와 관객, 스태프 모두가 하나 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줄 것이다. 녹화 당일, 리허설은 5시에 시작됐다. 김태우는 많은 관객 앞에서 라이브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긴장하던 이현을 다독이고, 이현은 그런 김태우 못지않은 재치로 현장을 훈훈하게 만든다. 기다렸던 콜라보레이션 무대. 두 가수는 오히려 자신들의 노래가 아닌, 콜라보레이션 무대에 더 신경을 쓰는 것처럼 보일 정도의 무대를 만들어냈다. 그들의 하모니는 마치 군무를 추는 듯 합과 합을 이루었고, 무대는 화이부동(和而不同)과도 같았다. 화합을 이루되 자신만의 색은 지우지 않았던 김태우와 이현의 무대는 그렇게 퀸시 존스의 노래로 뜨거워졌다. 하지만, 내일 방송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즉흥적으로 열린 잼(jam) 공연이다. 정원영 교수와 박경림, 김태우, 에이트의 토크가 퀸시 존스에 대한 기억과 회상으로 흐르는 순간, 잼은 시작되었다. 간단한 기타 리프 위에 ‘사랑’을 주제로 한 즉흥 노래가 이어졌고, 두 가수 외에도 박경림과 녹화에 참여한 세션들까지 모두 자신의 차례를 빛내고 있었다. 이것이 내가 방송을 하는 이유다. 그 순간만큼은 녹화를 진행하는 연출자의 입장이 아닌, 진정으로 함께 어울리는 놀이의 순간이 되었으니까.
사진제공. Mnet
글. 이상윤(Mnet PD)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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