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발매된 미미시스터즈의 데뷔 앨범의 타이틀이다. 최근 몇 년간 유례없는 성장을 거듭한 인디 신의 역량을 생각하면, 이 재치 있는 타이틀도 허세는 아닌지 모른다. 장기하와 얼굴들, 국카스텐, 검정치마, 브로콜리 너마저 등의 스타 밴드들이 앞 다투어 등장한 지난 몇 년, 인디 음악은 게토의 음악이 아닌 광장의 음악이 되었다. 신인 밴드가 스스로 “전설이 될 거”라며 출사표를 던지는 2011년 상반기, 인디 신의 주요 신보 라인업은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하다.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과거 큰 인기를 얻은 이들의 귀환이다. 소규모아카시아밴드는 어쿠스틱 사운드 위에 전자음을 섞은 4집 < CIOSMOS >로 4월 12일에, 3년만에 정규앨범을 발매하는 눈뜨고 코베인도 ‘인간의 삶이 살인에 버금가는 죄악을 바탕으로 한 도주의 일종’이라는 테마로 4월 20일에 음반을 발매한다. 페퍼톤스 역시 < SOUNDS GOOD! >의 성공 이후 1년만에 신보로 5~6월 중에 돌아올 예정이다. 특히 인디 뮤지션 중 가장 대중적인 인지도를 지닌 장기하와 얼굴들의 2집은 밴드 전원이 편곡에 참여해 전작보다 ‘밴드적인’ 음악으로 5~6월 중 발매된다.
눈에 띄는 변화를 시도한 팀들도 있다. 그동안 흑인음악을 지향해온 세렝게티는 곧 발매될 3집에 대중적인 요소를 가미한 ‘세렝게티만의 소울 발라드’로의 변신을 시도한다. 라이브에 강점을 보이던 데이브레이크는 4월 중순 즈음 일렉트로닉한 요소를 차용하며 트렌드를 반영한 디지털 싱글로, 일렉트로니카 뮤지션 센티멘털 시너리는 4월 21일 발매될 정규 1집에 중국의 현악기 얼후를 비롯한 다양한 악기를 활용하여 웅장한 사운드를 추구한다. 또한 ‘인디신 유일의 립싱크 댄스그룹’ 술탄 오브 더 디스코 역시 전통적인 디스코 음악의 정규 1집을 통해 올 여름 더욱 강해진 그루브를 선보일 예정이다.
자기만의 색깔을 확립시키거나 전혀 다른 새로움을 추구하거나 슈게이징 록과 포스트-펑크를 결합한 엘루이즈는 자기 색이 더 짙어졌다. 멜로디와 사운드질감을 보완해 한층 깊어진 EP 앨범을 4월 7일 발매할 예정이며, 정규 1집을 준비 중인 칵스 역시 최근 트렌드를 반영하면서도 더 강력한 사운드로 무장해서 돌아온다. 작년 초 1집 로 평단의 주목을 받은 싱어송라이터 박새별도 5월에서 6월 사이 발매를 목표로 앨범 작업 중이며, 아침(Achime)은 5월 중순 발매될 새 EP에 대해 “보다 많은 이를 만족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표현으로 기존의 팬들을 만족시키면서도 대중성을 가미한 앨범임을 암시했다. 아마도이자람밴드 또한 6년 간 클럽에서 공연하며 쌓아온 자작곡을 정리한 정규 1집을 준비 중이다.
신인들의 출사표도 주목할 만하다. 60년대 서핑사운드부터 90년대의 그런지/펑크까지 록의 역사를 아우르는 미미시스터즈의 에 이어, 4월 5일엔 뉴욕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싱어송라이터 HeeYoung의 데뷔 EP < So Sudden > 한국판이 발매된다. 영국 음악지 < The Mag >으로부터 ‘음악이란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아름다운 앨범’이라는 극찬을 받은 < So Sudden >은 청명한 느낌의 팝 발라드 앨범이다. 또한 출신으로 파스텔 뮤직에 합류한 김지수도 4월 28일 미니 앨범을 발매할 예정인데, 선공개되는 디지털 싱글이 에피톤 프로젝트의 곡이라는 점은 앨범의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게 해준다. 이미 음악 시장은 음반 대신 음원 중심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이 봄의 인디 뮤지션들의 앨범에는 당신의 지갑을 열어도 좋지 않을까. 그들의 음악이 당신의 마음에 봄바람을 불어넣을 것이다.
글. 이승한 fourteen@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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