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몽: 가난했다. 그래도 랩을 했다. 가난했다. 하지만 방송을 했다. 스타가 됐다. ‘180도’역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다시 ‘180도’ 역전할 상황이 됐다. 이 남자, 이제 대체 어떻게 살까.



서태지: MC몽이 중학교 1학년 때 보고 반한 뮤지션. 그 때부터 MC몽은 가수가 되고 싶어했다. 그러나 초등학교 시절 운전기사가 모는 차를 타고 다닐 만큼 좋았던 가정의 경제 환경은 아버지의 도산과 부모의 이혼으로 순식간에 악화됐다. 고 1때는 전 가족이 작은 반지하 집에서 지냈고, 등록금이 없어서 대학 연극영화과 진학을 포기하기도 했다. 가난과 아버지의 부재로 방황기를 보냈고, 자신이 싸워 경찰서에 들어가자 경찰에게 무릎 꿇고 비는 어머니의 모습에 정신을 차리기도 했다. MC몽은 연예 활동을 하면서 했던 제일 큰 목표가 “가족을 먹여 살리는 것”이었고, 인기를 얻은 뒤에도 “내가 쓰러지면 가족도 끝”이라고 생각했다.

피플크루: MC몽이 스무 살에 들어간 그룹. 래퍼와 비보이로 구성, 힙합적인 색깔을 유지해 화제를 모았지만 당시로서는 낯선 스타일 등으로 인해 실패했다. MC몽에 따르면 첫 열흘 동안은 반응이 좋았지만 그 뒤부터는 점점 방송에 출연할 수 없었다고. 결국 “우리나라에 있는지도 몰랐던” 지역에 가서 행사를 하고, ‘꽃돼지 축제’같은 행사에서 할머니들 앞에서 춤과 노래를 하다 동춘서커스단으로 오해 받는 일도 생겼다. 결국 피플크루는 활동을 중단했고, MC몽은 솔로로 활동한다. 그러나 MC몽은 최근까지 자신의 회사에서 피플크루의 앨범을 내려고 노력했고, 피플크루의 멤버 장인태가 뇌출혈로 쓰러지자 치료비 1000만 원을 모두 냈다. MC몽의 병역비리 의혹이 터지자 피플크루의 옛 멤버는 그를 옹호하는 글을 쓰기도 했다. MC몽에게 피플크루는 가족처럼 끝까지 지켜야할 팀이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하하: Mnet < What`s up yo >의 진행자로 처음 만나 SBS 라디오 <영스트리트>, SBS <하하몽쇼>와 쇼핑몰 사업까지 함께 한 친구. 좀처럼 유명해지지 않는 래퍼에 불쌍한 듯 웃긴 이미지를 가진 두 사람은 케이블 TV와 라디오에서 보다 거침없고 마이너적인 이미지의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며 처음으로 자신들을 알렸다. 라디오 DJ가 학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학교를 잘 안 나가서 모르겠다”고 하고, 때론 전문가를 모셔서 청소년을 위한 성교육 시간을 갖는 건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일. 또한 두 사람은 비슷한 듯하면서도 보다 낙천적이고 개구쟁이 같은 ‘꼬맹이’ 하하와 더 불쌍하고 더 절박해 보이는 MC몽의 조합은 어디서든 주변을 활기차게 할 수 있는 악동들의 조합이기도 했다. 드디어 도약의 시작.

이영은: MC몽이 출연한 MBC <논스톱4>의 상대역. 이영은이 부유한 집의 딸인 반면 MC몽은 밥조차 먹기 어려울 만큼 가난한 남자를 연기했다. 돈이 없어서 몸이 아파도 치료를 받지 못하고, 여기저기 신세를 지는 MC몽의 모습은 마치 그가 실제로 어려웠던 시절을 연상시킨다. <논스톱4>를 비롯, 영화 <뚝방전설>, MBC <슬픈 연가> 등에서 그는 모두 어렵게 살았던 남자를 연기하는데, 자신의 경험담이 녹아들 수 있는 연기를 했기 때문인지 어색하지 않은 연기를 보여줬고, 인생 역전을 노리는 가난한 남자는 그의 이미지가 되기도 했다. <논스톱4>에서 MC몽은 가수로서 성공한다. 그리고 그의 솔로 앨범의 1집 타이틀 곡 ‘180도’로 성공을 거두며 노래 가사 그대로 ‘삼류인생에서 계약금 억대’로 인생이 바뀌었다. 그는 ‘180도’를 발표했을 당시 CF를 14개 찍어서 가족의 빚을 청산했다.

강호동: MC몽이 출연했던 KBS ‘1박 2일’의 MC. 강호동은 그에게 “어느 순간 니가 내 뱉는 한마디가 내 가슴을 흔들어 놓는 게 있다. 나랑 한 번 수많은 국민들에게 웃음 한 번 줄까?”라고 말한바 있다. ‘1박 2일’ 제작진 역시 지상렬, 노홍철, 김종민 등이 프로그램을 떠날 때마다 그에게 출연제의를 했다고. 젊은 나이에 산전수전 다 겪었고, 얼굴에서 이미 ‘야생’에 어울리는 캐릭터가 나오는 그가 ‘1박 2일’에 적격이었다고 생각했던 듯. MC몽은 출연하자마자 머리가 어지러워질 때까지 까나리를 먹으며 ‘1박 2일’의 거칠고 리얼한 느낌을 살렸고, 급기야 혼자 낙오 돼 숭어를 잡는 장면은 순간 시청률 40%대를 기록했다. ‘1박 2일’에서 MC몽은 어떤 상황에서든 능동적으로 움직여 새로운 사건을 만들어내는 야생 원숭이였고, ‘1박 2일’이 다큐와 예능이 공존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김태우: MC몽과 ‘I LOVE U OH THANK YOU’를 함께 부른 가수. 이 노래는 음원차트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MC몽은 김태우, 박정현, 빅마마등 파워풀한 가창력이 있는 가수의 호소력 강한 멜로디에 자신의 랩을 더해 대중적인 히트를 끌어내곤 했다. 또한 편곡은 매끈한 힙합이나 R&B 사운드를 사용하는 반면 멜로디는 기존 가요의 멜로디를 많이 사용했고, 가사는 자신의 힘들고 괴로운 삶, 또는 아픈 사랑이야기를 풀어나가곤 했다. 음악계의 트렌드에 음악에 큰 관심없는 대중들도 흥미를 가질 만한 취향을 더해 폭 넓은 인기를 얻었던 셈. 그만큼 그는 평범한 사람들의 정서를 잘 알았다. 의도적인 촌스러움을 보여주면서 자신을 광대로 묘사한 ‘서커스’는 그 대표적인 예. 하지만 MC몽은 거듭된 성공으로 부유해졌고, 더 이상 과거의 이야기를 되살려 음악을 할 수만은 없었다. 그리고 MC몽은 ‘인디언 보이’에서 자신의 개인사가 아닌 가상의 콘셉트를 내세운 음악을 선보인다.

최진실: 세상을 떠난 톱스타. MC몽은 앨범 < Humanimal >의 ‘진실은 천국에서라도’에서 그를 추모했다. MC몽은 그렇게 < Humanimal >에서 더 직접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했다. 리패키지 앨범에 실린 ‘호러쇼’에는 강호동의 목소리가 실렸다. 자신이 “자격지심은 있지만, 자신감도 있다”는 것을 깨달은 그는 < Humanimal >에서 자신감 있게 자신의 현재를 선보였다. 종종 오케스트라까지 사용하며 더욱 복잡해진 편곡과 공감이 좋은 사운드는 전작보다 한층 발전했고, 자신의 코믹한 이미지를 트렌디한 리듬에 결합한 ‘호러쇼’는 그가 당시 할 수 있는 최선에 가까워 보였다. 그러나 뭘 해도 절박해 보이는 MC몽이 아닌 자신만만한 ‘인디언 보이’ MC몽은 어색해 보였고, ‘인디언 보이’는 인종차별 논란에 시달렸다. ‘180도’ 인생 역전이 일어난 뒤, MC몽은 그 다음을 위한 준비가 필요했던 건지도 모른다.

주아민: MC몽의 과거 여자친구. MC몽은 주아민을 비롯, 이전의 여자친구도 모두 공개했다. 이 때문에 MBC <황금어장>의 ‘라디오 스타’에서 놀림을 받기도 했다. MC몽은 여자친구를 솔직히 밝히는 것이 어울리는 일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이든 방송에서 ‘리얼’에 가깝게 보여주는 그의 모습은 호불호가 분명히 갈렸다. 또한 방송 중 욕설과 흡연 등을 한 것은 그가 경솔하다는 느낌을 줬다. 다듬어지지 않은 그의 솔직함은 다른 연예인들이 쉽게 할 수 없는 부분이었고, 대중은 그에게 환호를 보냈다. 하지만 그가 성공하면서 시선이 쏠릴수록 그의 행동은 진솔한 솔직함과 배려 없는 솔직함의 사이에 걸쳐 있는 것처럼 보였다. 어떤 상황에서든 살아남으려는 자세가 그를 이끌었다. 하지만 성공한 뒤, 그 태도는 지나친 것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호감과 비호감의 아슬아슬한 경계선. 그리고 그의 이빨 하나가 사라졌다.

김형규: 가수 겸 치과 의사. 법정에서 MC몽이 고의발치를 통해 병역면제를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 증인으로 나와 입장을 밝혔다. 김형규는 증언을 마친 뒤 언론사에 “자신의 신변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국민들의 노여움을 사는 것은 물론, 저를 비롯한 무관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밝혔다. 김형규의 입장은 현재 MC몽에 대한 대중의 시선과 비슷할 것이다. 그의 병역기피 여부는 35번 치아의 고의발치 여부로 결정 난다. 그 이전의 발치에 대한 병역기피 여부는 모두 공소시효가 지났다. 또한 지금까지 그가 병역기피를 시도했다는 확증은 없다. 그러나 그가 병역면제를 받은 뒤 1년 후에 임플란트 시술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MC몽은 치아 상태가 악화 돼 치과 공포증을 감수하며 시술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중의 입장에서 치아공포증 때문에 오랫동안 임플란트를 받지 않다 면제 후 1년 뒤에 치아상태가 악화 돼 임플란트를 받았다는 주장을 납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진실이 정확하게 밝혀지기 전까지는 그의 주장을 거짓말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지금 대중이 그에게 부정적인 것 역시 사실이다. MC몽은 때론 위험해보이더라도 거침없이 솔직하고, 언제든 열심히 살려는 모습으로 대중에게 다가섰다. 진실과 별개로, 그는 지금 자신을 끌고 온 원동력을 잃었다. ‘180도’ 역전을 두 번 하면 원점으로 돌아간다. MC몽은 지금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해야하는 위치에 섰다.

Who is next
MC몽과 <논스톱4>에 나온 이영은이 출연한 KBS<풀하우스>의 비의 할리우드 진출작 <스피드레이서>의 연출자 워쇼스키 형제가 제작을 맡은 영화 <브이 포 벤데타>의 주연 나탈리 포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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