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기의 잔류 여부로 인해 몸살을 앓았던 KBS ‘1박 2일’은 최근 제 6의 멤버의 합류를 발표했다. 아직 누구인지 밝혀진 바 없는 미지의 멤버 A씨에 대해 제작진이 인정한 유일한 정보는 ‘얼굴이 선량한 사람’이라는 것뿐. 오는 25일 첫 녹화에 참여하게 될 A씨가 누구이건, 그의 합류는 모두에게 축하해 마땅한 일이다. 그러나 ‘1박 2일’ 정도의 역사를 지닌 리얼 버라이어티에 합류하는 신입 멤버는 기존 멤버들과 현장 스태프들, 그리고 충성도 높은 팬들을 고루 만족시켜야 하는 쉽지 않은 자리다. 는 제 6의 멤버 A씨에게 첫 녹화까지 남은 시간 1주일 동안 할 수 있는 기초적인 서바이벌 트레이닝을 제안한다. 당장의 생존을 도모하기 위해 지금부터 몸과 마음의 준비를 하도록 하자.DAY 1. 기상훈련
알람이 울리면 20초 안에 일어나 최대한 빨리 신발을 신고 현관에 놓인 다른 신발들을 숨기고 현관을 나선다. 가능하다면 전 날 밤 취침 전에 당신이 신을 신발이 안 보이게 신발들을 뒤섞어 놓고 자면 훈련의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다.
DAY 2. 기초 체력 훈련
아침 조깅 코스에 집 근처의 강, 실개천, 호수, 분수대 등 몸을 충분히 담글 수 있는 물가라면 어디든 좋으니 입수를 반드시 포함시키자. 코스 곳곳에 깃발을 꽃아 놓고 매일 회수-꽂기를 반복하면 더 좋다. 엘리베이터가 있는 건물도 되도록 계단으로 오르내리자. ‘1박 2일’이 산에 대해서 알려 준 진리가 한 가지 있다면, 산의 능선은 일직선이 아니라서 언제나 ‘오르막길 내리막길’이 있다는 점이다. DAY 3. 평형성 증진 훈련
‘1박 2일’은 차량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도서지역을 가게 될 때면 여객선을 타는 경우도 많다. 평상시에 시간이 있을 때 코끼리 코 훈련으로 평형성을 키우자. 스케줄이 허락한다면 월미도 유원지를 방문해 디스코 팡팡을 타며 거센 풍랑에 미리 대비해 두는 것도 좋다.
DAY 4. 베란다 취침
당신의 집이 정원이 딸려 있는 넓은 집이라면 야외취침을 권장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베란다에서 창문을 열어놓고 침낭취침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첫 녹화 전에 너무 진을 뺄 필요는 없으니 격일간으로 베란다에서 취침할 것을 권한다.
DAY 5. 기초 상식 훈련
만약 당신이 호주의 수도가 캔버라라는 것을 몰라서 김치찌개 재료 중 돼지고기를 포기해야 한다면 강호동은 불 같이 분노할 것이다. 차량으로 이동 중 매니저나 코디네이터와 함께 세계 각국의 수도, 사자성어, 속담, 위인의 이름 등을 외우도록 하자.
DAY 6. 재래시장 방문
‘1박 2일’은 당신에게 전국 각지의 현지인들과 살갑게 지낼 수 있는 친화력을 요구한다. 남은 1주일 동안 국토순례를 할 순 없지만, 전국에서 모인 이들이 부대끼며 살아가는 재래시장은 방문할 수 있다. 물건 흥정으로 협상의 기술도 익히고, 농담도 주고 받으며 사람들과 친해지도록 하자. 목표는 찰떡같은 친화력 증강이지만, 각 지역 출신 상인들의 사투리까지 모두 다 이해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 얼추 흉내까지 낼 수 있다면 화룡점정이다. DAY 7. 처세
이승기의 스포트라이트를 나눠 받으려는 시도는 무의미하니 그를 더 빛나게 하는 데 매진하자. 이수근과는 관심사를 공유하며 그의 개그를 충실히 받아주고, MC몽의 부재로 티격태격할 상대를 잃은 은지원과는 깨알 같은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게 좋다. 그리고 가능한 한 있는 힘껏 김종민을 도와주어라. 물론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강호동에게 더 가까이 가기 위한 노력은 멈추지 말 것.
마지막 팁, 녹화 첫 날의 몰래카메라를 위해서
당신이 합류하는 첫 날, 점심 무렵 멤버들이 당신에게 몰래카메라를 선사할 확률은 100퍼센트에 가깝다. 역으로 5명의 멤버들을 멋지게 속여 넘길 자신이 없다면, 확실하게 속아 넘어가길 권장한다. 리액션이 화려한 것도 좋겠지만, ‘1박 2일’은 당신의 인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예능이다. 당신의 일거수일투족이 고스란히 화면에 담겨질 거라는 걸 언제나 명심해야 한다. 치졸하거나 신경질적인 반응은 자제하고, 최대한 선량하고 겸허한 태도로 다가오는 상황을 맞이하라. 당신을 지켜보는 모두에게 그것만큼 근사한 첫 인사가 없을 것이다. 당신의 건투를 빈다.
사진제공. KBS
글. 이승한 fou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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