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속 PPL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상승하는 제작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외주제작사들은 협찬광고를 받아 극 중에 해당 제품을 노출시키는 형태로 음성적인 PPL을 진행했다. 한 외주제작사 제작 프로듀서는 “2004년 때가 최고 호황이었다. 당시 박신양이 ‘GD자동차’ 사장으로 출연하면서 GM대우가 상당한 이득을 봤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프로듀서는 “ 시절에는 드라마 말미에 나오는 협찬광고 배너광고가 5-6개 수준이었는데, 에 와서는 12개로 늘었다”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드라마가 협찬광고에 뛰어들면서 협찬 광고 유치도 경쟁이 치열해졌고, 협찬 광고의 단가도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작가나 연출자의 컨펌을 받고 PPL을 결정한다”

그러나 제작자들은 간접광고보다 작품이 우선이라는 점에는 공통된 인식을 갖는다. 한 제작프로듀서는 “제작비 충당을 위해 드라마 중반 이후 영업을 통해 광고를 수주해 오는 경우 작품과 잘 융화가 안 되는 경우도 있지만, 결국 작가나 연출자의 컨펌을 받고 광고를 넣을지 말지의 여부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 PPL을 가장 잘 활용하는 작가로 손꼽히는 김은숙 작가는 SBS 에서 폐소공포증이 있는 김주원(현빈)이라면 차도 뚜껑이 열린 것을 타야할 것이라는 점에 착안, 컨버터블 차량의 협찬을 자연스럽게 극 중에 녹여낼 수 있었다. 카페베네 온라인마케팅실의 김미나씨는 “의 거품키스의 경우 매장 내에서 자연스레 생길 수 있는 에피소드에 대해 제작진에 의견을 제시하다가 극에 반영된 경우”라고 밝혔다. 한국 드라마의 제작 현실을 생각한다면 PPL 자체를 비난하거나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PPL이 드라마의 제작을 지원하는 것을 넘어 드라마를 지배해버리면 드라마는 재미는 물론 광고되는 제품마저 ‘비호감’으로 만든다. 광고 효과와 드라마의 완성도를 양립시키기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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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승한 fourteen@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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