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것도 궁금해지지 않는 이상한 드라마" /> 월-금 KBS1 밤 8시 25분
일일드라마를 하나의 장르로 인정한다면, 는 장르적 트루기에 더할 나위 없이 충실한 드라마다. 한 여자를 사이에 두고 불쾌하게 얽힌 두 남자 사이에는 출생의 비밀이 있으며, 이 비밀의 폭로를 지연시키는 방법은 당연하게도 돌발적인 사고, 그리고 혼수상태다. 축복받는 결혼은 없으며, 응원 받는 사랑도 없다. 그러나 이러한 식상한 설정이 드라마가 보여주는 문제의 근본은 아니다. ‘홈드라마’를 표방하면서 가정 파괴적인 내용으로 점철된 것 역시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무엇보다 이 드라마를 보기가 난처한 점은 쌓지 않은 벽을 허물듯 진행되는 이야기 때문이다. 모든 비밀을 알게 된 김준(강석우)이 깨어났을 때, 드라마는 그로인해 발생할 새와(박정아)의 위기에 집중한다. 그러나 상류층과의 결혼이라는 일차 목표를 달성한 후, 새와는 더 이상 무엇도 성취하지 못했다. 김준이 사고를 당한 후 일시적인 안전이 찾아 왔을 때도 그녀가 얻은 것은 겨우 남편의 작은 동정일 뿐이었다. 게다가 동해(지창욱) 모자를 제거하기 위한 그녀의 행동 역시 지지부진 하기는 마찬가지다. 발버둥치기만 할 뿐 그럴듯한 악역을 해내지도 못하는 것이다. 협잡도 복수도 잃을 것이 클수록 간절해지는 법인데 도무지 의 인물들에게는 그러한 동기가 부여되질 않는다. 그래서 결국 이 드라마가 가장 우선시 여기는 가치는 혼인의 서약이라는 법적 관계 증명이다. 사랑이 존재하지 않는 결혼을 유지하려고 애쓰는 며느리가 사랑이 없는 결혼을 파기하려는 시아버지와 지루한 심리적 대결을 벌이고 있는 것이 작금의 상황이다. 그리고 그들 각자의 결혼과 사랑에 어떤 설득력도 없다는 점이 이 드라마의 가장 슬픈 지점이다. 누구의 승리도 기대되지 않는다니, 정말 슬픈 드라마다.
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와 사진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글. 윤희성 nine@
일일드라마를 하나의 장르로 인정한다면, 는 장르적 트루기에 더할 나위 없이 충실한 드라마다. 한 여자를 사이에 두고 불쾌하게 얽힌 두 남자 사이에는 출생의 비밀이 있으며, 이 비밀의 폭로를 지연시키는 방법은 당연하게도 돌발적인 사고, 그리고 혼수상태다. 축복받는 결혼은 없으며, 응원 받는 사랑도 없다. 그러나 이러한 식상한 설정이 드라마가 보여주는 문제의 근본은 아니다. ‘홈드라마’를 표방하면서 가정 파괴적인 내용으로 점철된 것 역시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무엇보다 이 드라마를 보기가 난처한 점은 쌓지 않은 벽을 허물듯 진행되는 이야기 때문이다. 모든 비밀을 알게 된 김준(강석우)이 깨어났을 때, 드라마는 그로인해 발생할 새와(박정아)의 위기에 집중한다. 그러나 상류층과의 결혼이라는 일차 목표를 달성한 후, 새와는 더 이상 무엇도 성취하지 못했다. 김준이 사고를 당한 후 일시적인 안전이 찾아 왔을 때도 그녀가 얻은 것은 겨우 남편의 작은 동정일 뿐이었다. 게다가 동해(지창욱) 모자를 제거하기 위한 그녀의 행동 역시 지지부진 하기는 마찬가지다. 발버둥치기만 할 뿐 그럴듯한 악역을 해내지도 못하는 것이다. 협잡도 복수도 잃을 것이 클수록 간절해지는 법인데 도무지 의 인물들에게는 그러한 동기가 부여되질 않는다. 그래서 결국 이 드라마가 가장 우선시 여기는 가치는 혼인의 서약이라는 법적 관계 증명이다. 사랑이 존재하지 않는 결혼을 유지하려고 애쓰는 며느리가 사랑이 없는 결혼을 파기하려는 시아버지와 지루한 심리적 대결을 벌이고 있는 것이 작금의 상황이다. 그리고 그들 각자의 결혼과 사랑에 어떤 설득력도 없다는 점이 이 드라마의 가장 슬픈 지점이다. 누구의 승리도 기대되지 않는다니, 정말 슬픈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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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윤희성 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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