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이 모든 문제에도 불구하고 관객 호응도는 미친 듯이 좋았다. 공연 후반에는 대부분의 관객들이 알아서 일어났고, 저마다의 방법으로 몸을 흔들었다. 좌석 중 상당수를 채운 흑인 관객 때문만은 아니었다. 흑인이든 동양인이든, 메리 제이 블라이즈의 노래는 사람을 미치게 할 만큼 에너지가 있었다. 그래미 수상이나 수천만장의 판매고나 ‘Queen of hiphop soul’이라는 영예로운 별명 때문이 아니다. 그의 별명처럼 메리 제이 블라이즈는 데뷔 후 18년 동안 힙합 안에 R&B/Soul의 끈적임을 녹여내고, R&B/Soul 안에 퍼프대디부터 T.I까지 그 시대 가장 트렌디한 감각을 수용했다. 그러나 이번 공연에서 각각의 곡들이 어떤 성향인지 따지는 것은 무의미했다. 메리 제이 블라이즈는 모든 곡을 자신의 가장 폭발적인 가창력을 들려줄 수 있는 방식으로 소화했다. ‘Family affair’나 ‘MJB da MVP’처럼 리드미컬한 곡도 마치 대곡 성향의 소울처럼 편곡 됐고, 메리 제이 블라이즈는 마치 모든 곡을 엔딩 곡처럼 힘차게 불렀다. 국내에서 히트했던 ‘Family affair’의 하이라이트도 국내에서 잘 알려진 리드미컬한 앞 부분이 아니라 원곡과 달리 메리 제이 브라이즈의 목소리가 하늘을 뚫었던 후반부였다.
좋은 보컬리스트가 선보인 공연의 진리


부실한 공연 준비에 대한 아쉬움을 제외하고서라도 메리 제이 블라이즈의 공연이 최고였다고 할 수는 없다. 모든 곡의 후반부에서 폭발적인 가창력을 선보이도록 편곡된 레퍼토리는 관객을 열광시켰지만, 대신 공연을 다채롭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기승전결의 흐름은 사라졌다. 마치 메리 제이 블라이즈의 베스트 라이브를 모아놓은 것 같은 레퍼토리였고, 이번 공연이 그의 베스트는 결코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모든 문제에도 불구하고 메리 제이 블라이즈는 공연에 있어 절대적인 진리를 재확인시켜줬다. 좋은 보컬리스트란, 언제 어디서나 최선의 무대를 보여주는 사람이다.
사진제공. y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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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명석 tw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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