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삼스러운 깨달음이었다. 영화 를 통해 공유가 로맨틱 코미디의 자상한 남자 주인공에 어울리는 배우라는 것을 확인하는 것은. 모델 출신답게 쭉 뻗은 키와, 장난기 어린 눈매를 가진 이 배우의 외모는 분명 친근하고 듬직한 일면이 있다. 하지만 그가 그동안 필모그래피 안에서 보여준 로맨스는 달콤하고 따뜻하기보다는 엉뚱하고 철없는 경우가 많았다. 패스트푸드점 아르바이트생으로 근무하는 간첩에게 반해 그녀의 얼굴을 얼짱 사이트에 공유하던 의 최고봉은 어리바리한 타입이었고, < S 다이어리 >의 유인은 철없고 이기적인 연하남의 표본 같은 존재였다. 공유라는 배우를 확실한 로맨스 가이로 각인시킨 MBC 의 한결조차도 SBS 같은 작품에서 이어져온 안하무인의 까칠함을 바탕에 깔고 있었다.
그래서 에서 그가 연기하는 기준은 반가운 캐릭터다. 엄청난 보상이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니지만,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직 이름 하나만으로 지우(임수정)의 첫사랑 김종욱을 찾으려 노력하는 기준은, 요컨대 공유의 필모그래피 중 가장 철든 인물이다. 조금은 융통성 없는 태도 때문에 손해도 보지만 그는 약속의 힘과 사랑의 힘, 무엇보다 사람 자체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변화를 통해 배우 본인의 성숙 역시 짐작할 수 있다. “전략적으로 오랜만에 나오니까 이러이러하게 어필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어요. 군대를 다녀왔으니 남자 냄새나는 마초 연기를 해야 한다는 어떤 공식을 따르고 싶지도 않고요. 좋은 시나리오를 만났던 게 중요하죠.”
차분하고 정연하게 작품 선택의 과정을 말하는 이 배우는, 요컨대 더 깊어졌다. 그런 그가 볼 때마다 새로운 느낌이 드는 로맨스 영화로 꼽은 작품들의 목록은 그래서 더 흥미롭다. 아래의 영화들은 두 주인공이 사랑을 이루는 결말을 향해 무조건 달려가기보다는 사랑이라는 경험을 통해 사람이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그 성장의 서사를 함께 경험해보자. 1. (500 Days Of Summer)
2009년 | 마크 웹
“최근에 본 중 최고의 로맨틱 코미디예요. 특히 남자 시선으로 진행되는 로맨틱 코미디가 흔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좋았어요. 보다가 썸머를 보면서 주먹 쥐면서 ‘나쁜 계집애’ 이러기도 하고. 하하하. 영화 전체적으로도 다 마음에 들어요. 중간 중간 나오는 삽화라든지, 영화 처음 나오는 내레이션 등 아주 작은 디테일한 부분들까지요.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어텀” 이럴 땐 정말… 와…”
각종 카드 안에 적는 기발한 문구를 개발하는 카피라이터 톰(조셉 고든 래빗)은 사장의 비서로 들어온 자유분방한 썸머(주이 디샤넬)에게 푹 빠지게 된다. 둘은 결국 친구 이상의 사이가 되지만 좀 더 확실한 관계를 원하는 톰과 구속 받기 싫어하는 썸머는 조금씩 충돌한다. 얼핏 매력적인 나쁜 여자에게 빠져든 순진한 남자의 실연담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결국 이 영화는 수많은 우연 속에서 결국 사랑할 사람은 사랑을 만난다는 희망적인 결론에 이른다. 2. (The Kids Are All Right)
2010년 | 리사 촐로덴코
“레즈비언 부부와 그 둘이 남자에게 정자를 기증 받아 낳은 아이들로 이뤄진 가족 이야기예요. 줄리앤 무어와 아네트 베닝이 부부로 나오는데, 정자를 기증했던 남자가 자신의 아이들을 찾아오자 그와 줄리앤 무어 사이에 교감이 오가요. 말하자면 줄리앤 무어가 바람을 피우는 건데, 결국에는 아들, 딸과 함께 다시금 원래 자리로 돌아가요. 레즈비언이라는 소재를 다루지만 그들의 사랑이 남녀 부부와 다를 바 없다는 걸 라이트하게 다루죠.”
레즈비언 부부가 만든 가족공동체가 있고, 그들 아이들의 친부이자 이성애자인 남성이 그곳에 끼어든다. 하지만 을 이끄는 갈등은 소수자 대 다수자의 싸움이 아니다. 이 가족의 한 축인 줄스(줄리앤 무어)와 아이들의 친부 폴(마크 러팔로)이 사랑을 느끼면서 생기는 갈등은, 이성애자가 옳으냐 동성애자가 옳으냐의 차원이 아닌 가족을 지키느냐 마느냐의 차원이다. 이러한 담백한 시선은 거창한 정치적 구호 없이 레즈비언 부부의 가족애를 다수 이성애자들도 공감갈 수 있게 그려낸다. 3. (Art Museum By The Zoo)
1998년 | 이정향
“한국 로맨틱 코미디의 획을 그은 작품이 아니었나 싶어요. 할리우드에 비해 굉장히 정체성이 불분명한, 억지웃음을 유발하는 로맨틱 코미디가 많은데 이 작품은 그렇지 않아 좋아요. 남녀 주인공이 ‘미술관 옆 동물원’이라는 시나리오를 쓰면서 서로를 변화시키고 사랑에 빠지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그려지죠. 도 이런 영화가 되면 좋겠는데, 정말 지금 봐도 재밌는 영화예요.”
미술관과 동물원, 그리고 관조하는 사랑과 보고 만지고 느끼는 사랑. 은 이처럼 춘희(심은하)와 철수(이성재)로 대표되는 두 가지 사랑의 방식에 대해 말한다. 하지만 그 중 무엇이 옳고 그르다는 식으로 사랑을 정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영화 속의 사랑은 이처럼 서로 다른 두 개의 가치관이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소통의 과정에 방점이 찍힌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건 미술관도 동물원도 아닌 ‘옆’일지 모른다. 4. (Before Sunset)
2004년 | 리처드 링클레이터
“이 영화가 좋았던 게, 배우 입장에서는 롱테이트로 찍는 게 힘들어요. 감독도 힘들고. 하지만 저는 대사만 외울 수 있으면 롱테이크로 가는 게 배우의 연기를 더 정확하게 보여줄 수 있다고 보거든요. 이 영화에서 남녀 주인공이 재회해서 걸어가는 장면은 다 롱테이크이고, 대사도 배우들이 직접 다 썼다는데 정말 대단한 거 같아요. 어떤 사람들은 지루하고 졸린다고도 하는데 저는 배우라 그런지 굉장히 좋아 보였어요.”
혼자 외국 여행을 나가는 청춘남녀치고 를 꿈꾸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은 짧아서 더 빛났던 그 만남으로부터 9년 후의 이야기다. 9년이라는 시간동안 제시(에단 호크)는 소설가가, 셀린느(줄리 델피)는 환경운동가가 되어 과거의 그때처럼 우연히 만난다. 비록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둘 사이에는 여전히 교감이 흐른다. 영화는 그 교감을 나누는 대화를 시간의 흐름 그대로 보여주면서 사랑에 빠지는 과정의 디테일을 드러낸다. 5. (Notting Hill)
1999년 | 로저 미첼
“좋은 로맨틱 코미디는 다시 봤을 때도 역시 재미있구나 싶은데, 이 정말 그런 거 같아요. 사실 똑같은 영화를 두세 번 봐도 재미있다는 말이 나오긴 쉽지 않잖아요. 특히 로맨틱 코미디는 장르 특성상 둘의 사랑이 이뤄지는 결말이 어느 정도 정해진 거고요. 사실 그런 면에서 도 잘나가는 여배우와 평범한 서점 주인이 결국 사랑을 이룬다는 조금은 빤한 이야기인데 그 포장을 굉장히 잘한 거 같아요.”
남녀를 역전시켰다는 것을 제외하면 은 수없이 반복되어온 신데렐라 모티브를 충실히 따른다. 평범한 남자 윌리엄(휴 그랜트)과 인기 여배우 안나(줄리아 로버츠)가 우연히 만나고 사랑에 빠진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수많은 신데렐라 스토리 중에서도 유독 오랜 생명력을 자랑하는 건, 그 모티브의 진정한 힘, 즉 사랑은 계층과 돈에 상관없이 어느 순간 불가항력적으로 온다는 걸 명확하게 이해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로맨틱 코미디도 뻔할 뻔자고 식상한 장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지금 얘기했던 몇몇 작품은 끊임없이 미소를 짓고 보게 되잖아요. 억지로 웃는 게 아니라. 그렇다면 제가 사람들과 힘을 합쳐서 그런 걸 해보자, 작지만 디테일한 걸 놓치지 말고 억지웃음이 아닌 흐뭇한 웃음을 지을 수 있는 작품을 해보자고 생각했죠. 그런 욕심이 생겼어요.” 그의 말처럼 결말이 예정된 로맨스는 뻔할 수 있다. 하지만 예술의 육하원칙 중 가장 중요한 건 ‘어떻게’다. 그리고 공유는 이번 를 통해 평범한 감정의 진폭 안에서 선한 남자의 인간적 매력을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당연한 일이지만 배우의 성장은 좋은 작품으로 이어진다. “300만 명이 보고 나서 ‘별 거 없는데?’라 말하기보다는 100만 명이 봐도 만족할 수 있는 작품”을 바라는 이 배우는 또 어떤 작품을 보여줄 수 있을까. 알 수 없지만 이 기대감은 쉽게 배신당할 것 같지 않다.
글. 위근우 eight@
사진. 이진혁 eleven@
그래서 에서 그가 연기하는 기준은 반가운 캐릭터다. 엄청난 보상이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니지만,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직 이름 하나만으로 지우(임수정)의 첫사랑 김종욱을 찾으려 노력하는 기준은, 요컨대 공유의 필모그래피 중 가장 철든 인물이다. 조금은 융통성 없는 태도 때문에 손해도 보지만 그는 약속의 힘과 사랑의 힘, 무엇보다 사람 자체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변화를 통해 배우 본인의 성숙 역시 짐작할 수 있다. “전략적으로 오랜만에 나오니까 이러이러하게 어필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어요. 군대를 다녀왔으니 남자 냄새나는 마초 연기를 해야 한다는 어떤 공식을 따르고 싶지도 않고요. 좋은 시나리오를 만났던 게 중요하죠.”
차분하고 정연하게 작품 선택의 과정을 말하는 이 배우는, 요컨대 더 깊어졌다. 그런 그가 볼 때마다 새로운 느낌이 드는 로맨스 영화로 꼽은 작품들의 목록은 그래서 더 흥미롭다. 아래의 영화들은 두 주인공이 사랑을 이루는 결말을 향해 무조건 달려가기보다는 사랑이라는 경험을 통해 사람이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그 성장의 서사를 함께 경험해보자. 1. (500 Days Of Summer)
2009년 | 마크 웹
“최근에 본 중 최고의 로맨틱 코미디예요. 특히 남자 시선으로 진행되는 로맨틱 코미디가 흔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좋았어요. 보다가 썸머를 보면서 주먹 쥐면서 ‘나쁜 계집애’ 이러기도 하고. 하하하. 영화 전체적으로도 다 마음에 들어요. 중간 중간 나오는 삽화라든지, 영화 처음 나오는 내레이션 등 아주 작은 디테일한 부분들까지요.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어텀” 이럴 땐 정말… 와…”
각종 카드 안에 적는 기발한 문구를 개발하는 카피라이터 톰(조셉 고든 래빗)은 사장의 비서로 들어온 자유분방한 썸머(주이 디샤넬)에게 푹 빠지게 된다. 둘은 결국 친구 이상의 사이가 되지만 좀 더 확실한 관계를 원하는 톰과 구속 받기 싫어하는 썸머는 조금씩 충돌한다. 얼핏 매력적인 나쁜 여자에게 빠져든 순진한 남자의 실연담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결국 이 영화는 수많은 우연 속에서 결국 사랑할 사람은 사랑을 만난다는 희망적인 결론에 이른다. 2. (The Kids Are All Right)
2010년 | 리사 촐로덴코
“레즈비언 부부와 그 둘이 남자에게 정자를 기증 받아 낳은 아이들로 이뤄진 가족 이야기예요. 줄리앤 무어와 아네트 베닝이 부부로 나오는데, 정자를 기증했던 남자가 자신의 아이들을 찾아오자 그와 줄리앤 무어 사이에 교감이 오가요. 말하자면 줄리앤 무어가 바람을 피우는 건데, 결국에는 아들, 딸과 함께 다시금 원래 자리로 돌아가요. 레즈비언이라는 소재를 다루지만 그들의 사랑이 남녀 부부와 다를 바 없다는 걸 라이트하게 다루죠.”
레즈비언 부부가 만든 가족공동체가 있고, 그들 아이들의 친부이자 이성애자인 남성이 그곳에 끼어든다. 하지만 을 이끄는 갈등은 소수자 대 다수자의 싸움이 아니다. 이 가족의 한 축인 줄스(줄리앤 무어)와 아이들의 친부 폴(마크 러팔로)이 사랑을 느끼면서 생기는 갈등은, 이성애자가 옳으냐 동성애자가 옳으냐의 차원이 아닌 가족을 지키느냐 마느냐의 차원이다. 이러한 담백한 시선은 거창한 정치적 구호 없이 레즈비언 부부의 가족애를 다수 이성애자들도 공감갈 수 있게 그려낸다. 3. (Art Museum By The Zoo)
1998년 | 이정향
“한국 로맨틱 코미디의 획을 그은 작품이 아니었나 싶어요. 할리우드에 비해 굉장히 정체성이 불분명한, 억지웃음을 유발하는 로맨틱 코미디가 많은데 이 작품은 그렇지 않아 좋아요. 남녀 주인공이 ‘미술관 옆 동물원’이라는 시나리오를 쓰면서 서로를 변화시키고 사랑에 빠지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그려지죠. 도 이런 영화가 되면 좋겠는데, 정말 지금 봐도 재밌는 영화예요.”
미술관과 동물원, 그리고 관조하는 사랑과 보고 만지고 느끼는 사랑. 은 이처럼 춘희(심은하)와 철수(이성재)로 대표되는 두 가지 사랑의 방식에 대해 말한다. 하지만 그 중 무엇이 옳고 그르다는 식으로 사랑을 정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영화 속의 사랑은 이처럼 서로 다른 두 개의 가치관이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소통의 과정에 방점이 찍힌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건 미술관도 동물원도 아닌 ‘옆’일지 모른다. 4. (Before Sunset)
2004년 | 리처드 링클레이터
“이 영화가 좋았던 게, 배우 입장에서는 롱테이트로 찍는 게 힘들어요. 감독도 힘들고. 하지만 저는 대사만 외울 수 있으면 롱테이크로 가는 게 배우의 연기를 더 정확하게 보여줄 수 있다고 보거든요. 이 영화에서 남녀 주인공이 재회해서 걸어가는 장면은 다 롱테이크이고, 대사도 배우들이 직접 다 썼다는데 정말 대단한 거 같아요. 어떤 사람들은 지루하고 졸린다고도 하는데 저는 배우라 그런지 굉장히 좋아 보였어요.”
혼자 외국 여행을 나가는 청춘남녀치고 를 꿈꾸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은 짧아서 더 빛났던 그 만남으로부터 9년 후의 이야기다. 9년이라는 시간동안 제시(에단 호크)는 소설가가, 셀린느(줄리 델피)는 환경운동가가 되어 과거의 그때처럼 우연히 만난다. 비록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둘 사이에는 여전히 교감이 흐른다. 영화는 그 교감을 나누는 대화를 시간의 흐름 그대로 보여주면서 사랑에 빠지는 과정의 디테일을 드러낸다. 5. (Notting Hill)
1999년 | 로저 미첼
“좋은 로맨틱 코미디는 다시 봤을 때도 역시 재미있구나 싶은데, 이 정말 그런 거 같아요. 사실 똑같은 영화를 두세 번 봐도 재미있다는 말이 나오긴 쉽지 않잖아요. 특히 로맨틱 코미디는 장르 특성상 둘의 사랑이 이뤄지는 결말이 어느 정도 정해진 거고요. 사실 그런 면에서 도 잘나가는 여배우와 평범한 서점 주인이 결국 사랑을 이룬다는 조금은 빤한 이야기인데 그 포장을 굉장히 잘한 거 같아요.”
남녀를 역전시켰다는 것을 제외하면 은 수없이 반복되어온 신데렐라 모티브를 충실히 따른다. 평범한 남자 윌리엄(휴 그랜트)과 인기 여배우 안나(줄리아 로버츠)가 우연히 만나고 사랑에 빠진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수많은 신데렐라 스토리 중에서도 유독 오랜 생명력을 자랑하는 건, 그 모티브의 진정한 힘, 즉 사랑은 계층과 돈에 상관없이 어느 순간 불가항력적으로 온다는 걸 명확하게 이해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로맨틱 코미디도 뻔할 뻔자고 식상한 장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지금 얘기했던 몇몇 작품은 끊임없이 미소를 짓고 보게 되잖아요. 억지로 웃는 게 아니라. 그렇다면 제가 사람들과 힘을 합쳐서 그런 걸 해보자, 작지만 디테일한 걸 놓치지 말고 억지웃음이 아닌 흐뭇한 웃음을 지을 수 있는 작품을 해보자고 생각했죠. 그런 욕심이 생겼어요.” 그의 말처럼 결말이 예정된 로맨스는 뻔할 수 있다. 하지만 예술의 육하원칙 중 가장 중요한 건 ‘어떻게’다. 그리고 공유는 이번 를 통해 평범한 감정의 진폭 안에서 선한 남자의 인간적 매력을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당연한 일이지만 배우의 성장은 좋은 작품으로 이어진다. “300만 명이 보고 나서 ‘별 거 없는데?’라 말하기보다는 100만 명이 봐도 만족할 수 있는 작품”을 바라는 이 배우는 또 어떤 작품을 보여줄 수 있을까. 알 수 없지만 이 기대감은 쉽게 배신당할 것 같지 않다.
글. 위근우 eight@
사진. 이진혁 el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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